“담보 대신 기술력·미래가치 투자…  농협만 가능한 생산적 금융”

정호원 2026. 5. 21.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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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우 NH농협은행 부행장
대손보전기금이 ‘포용금융’ 최전선
농·축·수협 등에 총 8180억 이행
바이오·영농로봇 투자·대출 강화
전남광주통합시 시금고 수성 자신
이영우 NH농협은행 농업·공공금융부문 부행장이 지난 14일 오후 서울 중구 NH농협은행에서 헤럴드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윤창빈 기자

시중은행에는 없고 농협은행에만 존재하는 특별한 조직이 있다. 바로 농협만의 독자적인 정체성과 역할을 상징하는 ‘농업·공공금융 부문’이다. 이 부문은 농업 정책자금을 지급·관리하는 ‘농업금융부’를 시작으로, 농업 벤처 기업에 투자하는 ‘농식품성장투자단’, 지역 시·도 금고를 관리하는 ‘공공금융부’, 그리고 정책자금 활성화로 농민들의 금융재기를 지원하는 ‘대손보전기금부’ 등으로 구성돼 있다.

최근 서울 중구 농협은행 본사에서 만난 이영우(사진) 농협은행 부행장은 지난해부터 이 유일무이한 부문을 이끌고 있다. 이 부행장은 자신이 총괄하는 부서 중 가장 중요하지만 잘 드러나지 않는 곳으로 ‘대손보전기금부’를 첫 손에 꼽았다. 그는 “이들이야말로 현재 금융권의 가장 중요한 화두인 ‘포용금융’을 최전선에서 실천하는 사람들”이라고 치켜세웠다.

1995년 설립된 대손보전기금은 농림수산 정책자금 대출 과정에서 발생한 부실 손실을 보전해 주는 역할을 한다. 신용이나 담보력이 부족한 농민들이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돕는 일종의 금융 안전판이다.

올해 3월 말 기준 전국 농·축·수협 및 산림조합 사무소에 총 8180억원의 대손보전을 이행했다.

이 부행장은 “수익을 내거나 당장 성과가 드러나는 부서가 아니라 내부에서 주목받지 못할 때도 있지만, 농협만이 할 수 있는 사업이라는 점에서 가장 차별화된 강점”이라며 “정부가 요구하는 농협은행의 핵심 역할인 농업금융 강화의 중심에 바로 농업금융부와 대손보전기금부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부행장은 담보에 의존하던 기존 여신 관행에서 벗어나 기업의 미래 가치에 투자하는 ‘생산적 금융’ 역시 농업금융부문의 핵심 역할이라고 피력했다. 그는 “과거 금융기관의 대출은 지나치게 담보에 치중해 있었지만, 이제는 국민참여성장펀드 등 다양한 제도를 활용해 기술력을 바탕으로 자금을 저리에 공급하는 생산적·포용적 금융을 확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부행장은 장기적으로 ‘스마트팜 시공 표준계약서’ 도입을 구체화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최근 농가에 스마트팜이 급격히 보급되고 있지만, 시공사와의 계약 과정에서 통상 5억원 안팎의 거액이 소요됨에도 불공정 계약이나 사기 피해에 노출되는 경우가 많아서다.

농협은행이 신뢰할 수 있는 중개자가 되어 시공사를 추천·관리하고 표준계약서 작성을 돕겠다는 구상이다. 이 부행장은 “정책자금을 받아 간 농업인이 부실 시공사를 만나 도산하면 은행 입장에서도 리스크가 커진다”며 “아직은 구상 단계로, 향후 농식품부와의 긴밀한 조율을 거쳐 구체화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공공금융부의 당면 과제는 행정안전부 지방자치단체 금고 입찰에서의 ‘시·도금고 수성’이다. 지자체 자금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촘촘한 지점망과 안정적인 전산 인프라가 필수적이다. 시중은행이 전산망을 새로 구축하려면 1년 이상의 시간과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지만, 농협은행은 이미 지역 곳곳에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이 부행장은 “시골의 한 어르신이 지방세를 내려 할 때, 농협은행은 지역 농·축협 창구 어디서나 납부가 가능하다”며 “시중은행과 지방은행이 철수하는 소외 지역에서 농협은행이 수행하는 금융 거점 역할은 대체 불가능하다”고 역설했다.

현재 농협은행은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전남광주통합시 첫 시금고 선점을 놓고 지방은행인 광주은행과 치열한 수성전을 벌이고 있다. 현재 전남은 농협은행이 1금고를, 광주는 광주은행이 1금고를 맡고 있는데, 이번 통합시금고 입찰 결과에 따라 지역 금융 지형도가 바뀔 전망이다. 결과는 오는 22일 최종 결정된다.

이 부행장은 이번 시금고 수성에 대해 “100% 자신한다”며 강한 확신을 내비쳤다. 지방 지점 운영이 수익성 면에서는 적자일지라도, 오랜 기간 유지해 온 전산망과 끈끈한 지역 사회공헌도가 강력한 무기라는 청사진이다. 그는 “농협은행은 지난 2014년 통합청주시 출범 당시에도 통합 지자체의 시금고를 성공적으로 수성했던 경험이 있다”며 이번 전남광주통합 시금고 수성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정호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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