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이 온다’ 친누나 “스벅 ‘탱크’ 경악…정용진 역사인식 저급해”

한강 작가의 소설 ‘소년이 온다’의 실제 주인공 문재학 열사의 누나가 스타벅스의 ‘5·18 탱크데이’ 마케팅에 대해 “경악을 금치 못했다”며 울분을 토했다. 과거 인스타그램에 “멸공” 게시물을 여러 차례 올리며 논란을 일으켜 온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을 향해 “도의적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한다”고도 했다.
문 열사 누나 문미영씨는 21일 와이티엔(YTN) 라디오 ‘장성철의 뉴스명당’과의 인터뷰에서 “먼저 (스타벅스의) ‘탱크’라는 용어를 듣는 순간 정말 소름이 돋았다”고 말했다.
문씨는 “(5·18 민주화운동 당시) 고등학교 1학년이었던 제 동생도 마지막까지, 최후까지 항쟁하다 5월27일 새벽 계엄군의 총탄에 사망했다. 12월3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때도 5·18이 떠올라서 정말 잠을 이룰 수가 없더라”라며 “그런데 대한민국 유수의 대기업이 국가적 비극인 5·18을 희화화하고, 자신들의 경제적 이익을 위해서 피맺힌 역사를 조롱하고, 광주 시민과 국민을 조롱한 것에 대해서 유가족의 한 사람으로서 화가 난다는 것을 넘어서 경악을 금치 못했다”고 했다. “어떻게, 누가, 이 시기에 이런 저급한 발상을 했는지 정말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고도 했다.
문씨는 “정 회장은 과거에도 적절치 못한 말로 언론의 도마에 오르내리지 않았느냐”라며 “이번 사태가 실무 직원의 단순한 일탈이라고 보지 않는다. 조직 내부의 의사 결정과 정책 집행에 최고경영자인 정 회장의 저급한 역사 인식이 바탕에 깔려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직원 몇 명 꼬리 자르기로 이 문제를 덮을 수는 없다”며 “민주주의의 피맺힌 역사를 조롱한 것에 대해서 기업의 최고경영자인 정 회장이 법적, 도의적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씨는 “올바른 역사 인식과 경영 마인드를 가진 전문 경영인을 영입해서 환골탈태하는 심정으로 새롭게 출발해야 된다”고 덧붙였다.

스타벅스는 지난 18일 오전 10시 ‘탱크 시리즈’ 텀블러 판매를 알리며 누리집에 ‘탱크데이’라는 홍보물을 올렸다. 홍보물엔 ‘탱크데이’ 문구 위아래로 ‘5/18’이라고 적혀 있었고 ‘책상에 탁!’이라는 문구도 담겼다. 이를 두고 5·18 민주화운동과 고 박종철 열사를 모욕했다는 비판이 쏟아지자 신세계그룹은 당일 손정현 스타벅스 대표를 경질하고 이튿날 정 회장 명의의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그러나 광주 시민사회 등에선 과거 정 회장의 ‘멸공’ 행보를 들며 정 회장의 책임론을 제기하고 있다.
송경화 기자 freehw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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