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S는 6억원 받는데 DX는 600만원"… 삼성전자 내부 갈등 수면 위

김명득 선임기자 2026. 5. 21.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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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파업 1시간여 앞두고 성과급 협상 잠정 타결
DS 특별경영성과급 도입… 상한 없는 주식 보상 합의
DS 억대 성과급 전망… DX는 “성과 공유 외면” 반발
최승호 “DX 못 해먹겠다” 발언 파장… 노노갈등 확산
DX 반대표 변수 되나… 잠정합의안 투표 주목
20일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경기고용노동청에서 열린 삼성전자 임금협상을 마친 후 여명구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반도체 사업 담당) 피플팀장과 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이 잠정 합의안에 서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전자 노사가 총파업을 불과 1시간여 앞두고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을 마련했지만, 교섭 과정에서 수면 위로 떠오른 반도체(DS) 부문과 디바이스경험(DX) 부문 간 갈등은 적잖은 후유증을 남길 전망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사는 전날 경기 수원 고용노동청에서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중재로 추가 교섭을 진행한 끝에 성과급 제도 개편 등을 담은 잠정합의안에 합의했다. 이에 따라 노조가 예고했던 총파업은 일단 유보됐다.

잠정합의안은 기존 초과이익성과급(OPI) 제도를 유지하되 DS 부문에 한해 특별경영성과급을 도입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특별경영성과급은 노사가 합의해 선정한 사업성과의 10.5%를 재원으로 하며, 기존 OPI와 달리 지급률 상한을 두지 않는다. 지급 방식은 현금이 아닌 주식이며 일부 매각 제한 조건도 붙는다.

성과급 재원은 DS 부문 전체에 40%를 우선 배분하고, 나머지 60%는 사업부별로 나누는 방식으로 정리됐다. 적자 사업부에 대한 감액 적용은 1년 유예한 뒤 2027년부터 반영하기로 했다.

이번 합의로 삼성전자는 반도체 생산 차질과 공급망 불안 등 대규모 파업 리스크는 피하게 됐다. 사측은 OPI 상한을 유지하며 기존 성과급 체계의 기본 틀을 지켰고, 노조는 상한 없는 특별경영성과급을 제도화했다는 명분을 얻게 됐다.

그러나 갈등이 완전히 봉합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협상 과정에서 DS 부문 성과급 문제가 집중적으로 다뤄진 반면, 스마트폰·가전 등을 담당하는 DX 부문은 사실상 논의에서 소외됐다는 불만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DX 부문 직원들은 반도체 업황이 부진할 때 모바일과 가전 부문이 회사 실적을 떠받쳤고, 여기서 나온 수익이 반도체 투자에도 활용됐던 만큼 성과를 일정 부분 공유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올해 삼성전자 영업이익 전망치를 약 300조원으로 가정할 경우 특별경영성과급 재원이 약 31조5000억원 수준에 이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 가운데 40%를 DS 부문 임직원 약 7만8000명에게 우선 배분하면 1인당 약 1억6000만원 수준이 된다. 

여기에 사업부별 추가 배분까지 더할 경우 메모리사업부 직원은 약 3억8000만원, 공통 조직은 약 2억7000만원가량을 추가로 받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메모리사업부 직원은 기존 OPI 성과급 약 5000만원까지 더해질 경우 총 수령액이 최대 6억원 수준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반면 DX 부문에는 600만원 상당 자사주 지급안이 제시됐다. DS 부문 메모리사업부의 최대 예상 성과급과 비교하면 보상 격차가 크게 벌어지는 셈으로, 내부 박탈감도 커지고 있다.

협상 과정에서 노조 지도부의 발언 논란까지 불거지며 갈등은 더욱 커졌다. 최승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은 교섭 과정에서 텔레그램 소통방에 "DX 솔직히 못 해 먹겠다", "노조 분리를 고민해보자"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삭제했고, 해당 내용이 사내 커뮤니티 등을 통해 확산되면서 DX 부문 직원들의 반발이 이어졌다.

DX 부문 직원들로 구성된 단체는 기자회견을 열고 "전체 조합원의 동의 없이 소수 지도부가 13만 직원의 처우를 결정하고 있다"며 교섭 요구안 재검토를 촉구하기도 했다.

이들은 DS 부문 조합원이 다수를 차지하는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가 사실상 반도체 중심 협상을 진행하면서 DX 부문 목소리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 협상 과정에서 DX 부문 조합원 수천명이 노조를 탈퇴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일부 조합원은 단체교섭 중지 가처분 신청까지 제기했다.

사내에서도 초기업노조가 DS 부문 이해관계에 치우친 것 아니냐는 대표성 논란이 확산하는 분위기다.

노조는 오는 22일부터 5일간 잠정합의안에 대한 전사 조합원 찬반 투표를 진행한다. 업계에서는 DX 부문 조합원들의 반대표가 적지 않을 것으로 보면서도, 조합원 다수를 차지하는 DS 부문 찬성표 영향으로 최종 가결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번 협상을 계기로 수면 위로 떠오른 DS·DX 갈등이 향후 노사 관계의 새로운 변수로 남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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