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도 놀랐다" 예고 없이 갑자기 다년 계약 제시 → 당일 계약 끝, 왜?

[고척=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사실 좀 놀랐어요. 전혀 생각지도 못한 일이었거든요."
키움 히어로즈 서건창은 지난 19일 구단으로부터 비FA 다년 계약을 제시받고, 깜짝 놀랐다고 밝혔다.
키움은 19일 고척스카이돔에서 SSG 랜더스와의 홈 경기를 치른 후, 베테랑 내야수 서건창에게 다년 계약을 제시했다. 그리고 발표는 바로 다음날 오전인 20일 이뤄졌다.
키움 구단은 "계약 기간 2년(2027~2028년), 총액 최대 6억원(연봉 5억원, 인센티브 1억원) 규모의 비FA 다년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식적으로 알렸다. 또 "올 시즌을 앞두고 서건창과 1억2000만원에 입단 계약을 맺은 데 이어, 이번에 비FA 다년계약을 체결하며 2028년까지 동행을 이어가게 됐다. 구단은 팀 합류 후 서건창이 보여준 베테랑으로서의 헌신과 성실하고 책임감 있는 태도를 높이 평가해 이번 계약을 제안했다"고 기본적인 배경을 설명했다.
서건창 역시 생각지도 못한 제안이었다는 후문이다. 그는 "감사했고, 그 다음으로는 좀 놀랐다. 전혀 생각지도 못한 일이었다"면서 "어제 저녁(19일) 이야기를 조금 나눈 후 갑자기 진행이 됐다. 갑작스럽게 들은 이야기였고, 그 전에 이야기가 됐다거나 그런 건 아니었다. 어제 처음 들었다"고 설명했다.
사실 키움이 서건창에게 이 정도 규모의 비FA 다년 계약을 제시한 것이 아주 놀라운 일은 아니다. 1989년생으로 이제 30대 후반에 접어드는 나이지만, 서건창이라는 이름이 가지고 있는 상징성이 있기 때문이다. 한차례 팀을 떠났었지만, 키움은 서건창이 선수로서 꽃을 피운 곳이고 최전성기를 함께 보냈던 곳이기도 하다. LG, KIA를 거쳐 다시 돌아올 곳이 있다는 확신도 가지고 있었다. 어쩌면 선수 인생 최후반부를 준비하는 서건창에게 키움도 먼저 예우를 보인 것이라고 보는 게 조금 더 맞을 수 있다. 2년간 보장 연봉 5억원이면 결코 적은 돈은 아니어도, 최근 시장 몸값과 비교하면 또 부풀려진 값도 아니다.

일단 어린 선수들 혹은 타팀에서 이적해온 베테랑들이 다수를 이루고 있는 키움의 팀 구성을 봤을때, 적어도 팀의 상징성을 가지고있는 리더격 베테랑 선수가 필요하다고 봤고 그게 서건창이었을 확률이 크다.
사실 시즌 중에, 그것도 휴식일도 아닌 주중 시리즈 도중 이런 연장 계약을 발표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구단 내부적으로는 서건창과의 다년 계약에 대한 이야기가 일찍 나왔었고, 선수에게 처음 이야기를 꺼냈는데 이게 속전속결로 진행됐다는 후문이다. 서건창은 계약을 제안받은 후 조건에 대한 이야기는 전혀 꺼내지 않고 바로 사인을 끝냈다. 구단도 스피드로 모든 게 마무리가 된 만큼 굳이 며칠 더 미룰 이유 없이 바로 발표하는 게 낫다는 판단을 내렸고 실행했다.
서건창 개인적으로도 지난 수년간 반복된 FA 계약이나 거취, 새팀 이적 등 불안정한 생활에 비로소 마침표를 찍을 수 있게 됐다. 서건창은 "항상 1년, 1년 생각할 수밖에 없는 시간들이었다. 그런데 이제 좀 더 야구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 것 같다"고 덤덤하게 이야기했다.
지난 9일 부상에서 회복해 1군에 복귀한 후 10경기에서 타율 3할1푼7리(41타수 13안타)로 맹타를 휘두르고 있는 서건창이다. 그는 다년 계약 발표일이었던 20일 SSG전에서도 '리드오프'로 출격해 2안타 멀티 히트를 터뜨렸다.
이제 서건창은 후배들과의 히어로즈 전성기를 다시 여는 시대를 꿈꾼다. 2022년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끝으로, 3년 연속 꼴찌를 했고 올해도 현재까지는 최하위에 처져있는 상황. 물론 그나마 중위권 팀들과의 격차가 크게 벌어지지 않은 시점이라 반등의 여지는 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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