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의사도 "좋겠다"…삼성전자 6억 성과급에 '부러움' 폭발
직장인 커뮤니티 '술렁'
적자 사업부 최소 1.6억
합의안 두고 내부 찬반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을 맡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직원들이 1인당 최대 6억원 안팎의 성과급이 나올 수 있다는 계산이 퍼지자 직장인들이 술렁이고 있다. 삼성전자 직원이 쾌재를 부르는 장면이 포착됐고 다른 대기업 직원·전문직 종사자들 사이에서도 부럽다는 반응이 터져나오는 중이다.
치과의사도 "좋겠다"…직장인들 "이과 갈 걸"

21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선 삼성전자 노사가 이날 도출한 '2026년 성과급 노사 잠정 합의서' 공개 이후 관련 글이 잇달아 올라오고 있다.
자신을 '고졸 사원'이라고 소개한 삼성전자 소속의 한 직원은 글을 올려 "공부하기 싫어서 공고로 회피한 건데 어찌저찌 20대 초반에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룰 수 있게 돼서 운이 정말 좋은 것 같다"며 "중학교 때 공부는 좀 했다고 하지만 바로 자기 객관화로 마이스터고 간 게 신의 한 수였던 것 같다. 기분 좋은 밤"이라고 썼다.
특히 눈길을 끈 건 굴지의 대기업 직원들이나 전문직 종사자들 사이에서도 '부럽다'는 목소리가 나온 대목이다. 직업이 '치과의사'로 표시된 한 이용자는 "삼성전자 성과급 6억 생산직도 다 주는 거냐"며 "좋겠다"고 적었다. 블라인드는 직장 인증을 거쳐 가입한 다음 이용할 수 있다.
다른 직장인들도 "우리 회사는 희망퇴직을 받고 있는데 부럽다", "진짜 일할 맛 나겠다", "문과 온 게 후회된다, 이과에 갔어야 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메모리 '6억 성과급'…적자 사업부도 최소 1.6억

삼성전자 노사 잠정 합의서에 따르면 양측은 기존 초과이익성과급(OPI·옛 PS)을 유지하고, DS부문에 '특별경영성과급'을 신설하기로 했다.
특별경영성과급 재원은 노사가 정한 사업성과의 10.5%다. OPI 1.5%와 합하면 총 12%가 성과급 재원으로 쓰인다. 특별경영성과급의 경우 지급률 상한을 따로 두지 않는다. 재원은 DS부문 공통 40%, 각 사업부 60%로 나눈다. 지원·공통 조직 지급률은 메모리사업부의 70% 수준이다.
노사가 정한 사업성과 지표를 영업이익으로 볼 경우 올해 삼성전자 영업이익 전망치(300조원 안팎) 기준 DS부문 특별경영성과급 재원은 약 31조5000억원으로 계산된다.
이 가운데 약 12조6000억원은 DS부문 전체 인력 7만8000명에게 공통 배분된다. 메모리사업부와 비메모리 사업부, 공통 조직 모두 1인당 약 1억6000만원을 받는 셈이다.
사업부 몫인 약 18조9000억원은 메모리사업부와 공통 조직에 추가로 배분된다. 대상은 메모리사업부 약 2만8000명, 공통 조직 3만명이다. 배분 비율은 1대 0.7이다. 이 기준을 적용하면 메모리사업부는 1인당 약 3억8000만원, 공통 조직은 약 2억7000만원을 더 받는다.
메모리사업부 임직원은 기존 OPI도 받는다. 연봉 1억원 기준 약 5000만원이다. 공통 배분액과 사업부 추가분, OPI를 합치면 최대 6억원 안팎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적자가 유력한 시스템LSI·파운드리 등 비메모리 사업부도 최소 1억6000만원 수준의 성과급을 받을 수 있다. OPI를 받지 못하더라도 부문 공통 재원이 배분되기 때문이다.
특별경영성과급은 세후 전액 자사주로 지급된다. 3분의 1은 즉시 매각할 수 있다. 나머지 3분의 2는 각각 1년, 2년간 매각이 제한된다.
적자 사업부에는 공통 지급률의 60%가 적용된다. 시행 시점은 2027년분부터다. 이 제도는 향후 10년간 적용된다. 2026~2028년은 매년 DS 부문 영업이익 200조원, 2029~2035년은 매년 100조원 달성이 조건이다.
올해 평균 임금 인상률은 6.2%로 정해졌다. 기본인상률 4.1%, 성과인상률 2.1%다. 사내 주택 대부 제도도 신설된다. 자녀 출산 경조금은 첫째 100만원, 둘째 200만원, 셋째 이상 500만원으로 오른다.
완제품(DX) 부문과 CSS 사업팀에는 600만원 상당의 자사주가 지급된다. 협력 업체 동반성장 등을 위한 재원 조성 및 운영 계획도 별도로 발표될 예정이다.
노조 내부선 노사 간 '잠정 합의안' 찬반 엇갈려

다만 사업부별 성과급 규모 격차가 커지면서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잠정 합의안을 두고 찬반이 갈렸다. 먼저 이번 잠정 합의를 지지하는 초기업노조 조합원들은 총파업 직전까지 이어진 교섭 끝에 노조가 일정한 성과를 끌어냈다는 데 주목했다.
이날 노조 홈페이지 댓글 창에는 "첫술에 배부를 수 없다", "앞으로 하나하나 바꿔 나가면 된다"는 응원이 적지 않았다. 일부 조합원은 정부·언론의 압박 속에서 이 정도 합의를 끌어낸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봤다. 합의안에 아쉬움이 남더라도 총파업이란 극단적 충돌을 피하고, 향후 성과급 제도 개선 발판을 마련한 만큼 찬성표를 던지겠다는 목소리도 포착됐다.
다른 한편에선 이번 합의안이 기존 요구보다 후퇴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소위 '반대파' 조합원들은 "많이 실망스럽다", "기존 협상 과정에서 주장해왔던 내용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독소 조항이 많다"는 등의 비판을 쏟아냈다.
특히 성과급 산정 방식, 자사주 지급, 매도 제한 조건 등을 문제 삼는 목소리가 컸다. 메모리 부문에는 유리하지만 다른 사업부의 경우 상대적으로 불리한 합의안이란 지적도 나왔다. 조합원 투표에선 가결되겠지만 "노조가 와해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됐다.
홍민성/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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