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복상장 때 주주동의 '딜레마'…"소수주주 다수결 vs "이사회 자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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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05월 20일 14:14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자본시장 전문가들이 중복상장을 예외적으로 허용할 때 핵심 요건으로 떠오른 주주 동의 절차를 놓고 구체적인 강제성과 의결 방식을 두고 팽팽한 평행선을 달렸다.
20일 한국거래소가 주최한 '중복상장 제도 개선 세미나'에서는 모회사 일반 주주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주주동의 의무화 여부와 그 구체적인 방안을 둘러싸고 시장 참여자 간의 치열한 공방이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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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학계 "이중 규제·법적 정합성 고려해야"

자본시장 전문가들이 중복상장을 예외적으로 허용할 때 핵심 요건으로 떠오른 주주 동의 절차를 놓고 구체적인 강제성과 의결 방식을 두고 팽팽한 평행선을 달렸다.
20일 한국거래소가 주최한 ‘중복상장 제도 개선 세미나’에서는 모회사 일반 주주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주주동의 의무화 여부와 그 구체적인 방안을 둘러싸고 시장 참여자 간의 치열한 공방이 벌어졌다.
이날 발제를 맡은 남길남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중복상장 심사 시 모회사 주주의 권익 침해를 방지하기 위한 선택지로 주주 동의 필요성에 대한 3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이사회의 주주 소통 및 보호 방안에 자율적으로 맡기는 ‘자율화 방안(1안)’ ▲거래소가 사전 심사해 모회사 주주 권익 침해 가능성이 큰 경우에만 선별적으로 요구하는 ‘부분적 의무화 방안(2안)’ ▲모회사 대비 자산·매출·이익이 모두 10% 미만인 극단적 예외를 제외하고는 원칙적으로 모두 의무화하는 ‘전면 의무화 방안(3안)’ 등이다.
주주동의를 받는다면 구체적인 방법론으로는 3가지가 현실적 방안으로 꼽혔다. ▲합병이나 분할처럼 출석 주주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의 찬성을 얻는 ‘주주총회 특별결의(1안)’ ▲감사위원 선출 시 적용되는 상법상 룰을 인용해 대주주 및 지배주주의 의결권을 최대 3%로 제한하는 ‘3% 룰 적용 결의(2안)’ ▲지배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의결권을 완전히 배제한 채 오직 비지배 일반 소수주주들만의 다수결로 결정하는 ‘소수주주 다수결(MoM·3안)’ 등이다.
이어진 패널 토론에서는 소수주주 보호를 위해 강력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의견과 기업 경영의 자율성 및 모험자본 위축을 우려하는 의견이 극명하게 갈렸다.
김형균 차파트너스 상무는 “이사회가 지배주주로부터 독립되지 못한 국내 현실에서 자율화(1안)는 실효성이 없다”며 “필요성 측면에서는 '전면 의무화(3안)'를, 방법론에서는 지배주주의 영향을 차단하는 '소수주주 다수결(MoM·3안)'을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왕수봉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도 “중복상장 자체가 문제라기 보다는 계열사 간 계층상장을 통해 지배권이 확대되면서 소유와 지배의 괴리가 커지는 점이 핵심”이라며 “방법론 적으로는 소수주주 다수결이 적합해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기업 실무와 투자 활성화를 고려해야 한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았다. 김경순 대신증권 본부장은 “임시 주총을 통해 주주 동의를 구하려 해도 단기 매매 주주들은 이미 회사와 관계없는 경우가 대다수라 아예 참여하지 않는 것이 현실”이라며 “의사결정 의지가 없는 이들의 판단에 회사의 중장기 방향성을 맡겨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임신권 IMM PE 최고법률책임자와 고강영 키움인베스트먼트 본부장 등도 경영상 판단의 문제는 이사회의 몫으로 남겨두고,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있을 때만 거래소의 결정에 따라 예외적으로 주주 동의 절차를 거치는 '부분적 의무화 방안(2안)'을 지지했다.
법조계와 학계에서는 법적 정합성을 문제 삼는 목소리도 나왔다. 황현일 법무법인 세종 파트너변호사는 “현행 상법상 자회사 상장은 모회사 주총 결의 사항이 아님에도 거래소 규정으로 소수주주에게 거부권을 주는 것은 법 체계와 맞지 않는다”고 짚었다.
남궁주현 성균관대 교수는 “최근 상법 개정으로 이사의 주주 충실의무가 논의되는 상황에서 주주동의까지 강제하는 것은 이중 규제 부담이 있다”며 사안의 중대성에 따라 거래소가 판단해 차등화하는 '부분적 의무화(2안)'와 기존 선례가 풍부한 '특별결의(1안)' 조합이 현실적인 균형점이라고 제안했다.
제도 개편을 추진 중인 금융당국과 거래소는 중복상장에 대해 ‘원칙적 금지, 예외적 허용’이라는 정책 기조를 재확인했다.
고영호 금융위원회 자본시장과장은 “중복상장 규제는 특정 거래 규제가 아니라 우리 자본시장의 신뢰를 회복하는 문제”라며 “투자 위축이나 산업 경쟁력 약화 등의 주장은 결국 무엇을 먼저 고려해야 하는가의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주주 보호의 충분성을 어떻게 보여주고 입증할 것인지가 함께 고려되어야만 자본시장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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