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까지 상폐 예고…27일부터 7영업일간 정리매매 몽골 광산 실적 뻥튀기 논란·무리한 투자 등 신뢰 '뚝' 소액주주 피해…금양, 상장폐지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예고
부산 금양 본사./사진=금양
한때 시가총액 10조원을 넘보며 '2차전지 대장주'로 불린 금양이 결국 상장폐지 수순을 밟게 됐다. 약 24만명에 달하는 소액주주의 피해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20일 유가증권시장 상장공시위원회를 열고 외부감사인의 감사의견 거절로 주식 거래가 정지된 금양의 주권을 상장폐지하기로 결정했다. 거래소는 이달 26일까지 상폐를 예고하고 27일부터 7영업일 동안 금양에 대한 정리매매를 허용한뒤 상장폐지할 계획이다.
금양은 지난해 3월에 이어 올해까지 2년 연속으로 외부 감사인의 거절의견을 받았다. 외부 감사인은 2025년 기준 418억원의 영업손실과 535억원의 당기순손실 발생, 유동부채가 유동자산을 6112억원 초과하는 점 등을 이유로 감사의견을 재차 거절했다.
1978년 설립돼 신발 깔창과 장판 등에 쓰이는 발포제와 정밀화학 사업을 기반으로 성장한 금양은 2020년대 들어와 이차전지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넓혔다. 2023년에는 이차전지 훈풍 흐름을 타고 이른바 '투자 광풍'을 이끌었다. 주가는 3년간(2020년~2023년) 4000원대에서 19만원대까지 50배 가까이 치솟았고 장중 한때 시가총액이 10조원에 육박하기도 했다.
'배터리 아저씨'로 불린 당시 금양 이사였던 박순혁씨의 적극적인 홍보 효과도 이를 거들었다. 그는 차세대 배터리인 '46(높이 46㎜) 원통형 배터리' 기술을 내세우며 개미 투자자들에게 장밋빛 청사진을 제시했다.
류광지 금양 회장.
하지만 사업 확장 과정에서 밀어붙인 무리한 자금 조달이 난관에 부딪히며 재무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금양은 몽골과 콩고 광산에 투자하고 부산에 배터리 공장 건설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지난 2024년 9월 약 4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했지만 이차전지 업황이 급격하게 악화되고 금융당국의 정정 요구가 이어지며 지난해 2월 유증을 철회하기도 했다.
이에 앞서서는 몽골 광산의 실적 추정치를 지나치게 부풀렸다는 논란으로도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되고 신뢰도가 무너지기도 했다. 거래소는 유증 철회 과정에서 공시번복을 사유로 금양을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했고 벌점 누적으로 관리종목으로 지정했다. 주식 매매거래도 정지됐다. 거래 정지 직전 주가는 최고가 대비 약 94.9% 하락한 9900원으로, 시가총액은 6300억원대까지 감소했다.
이번 상장폐지로 투자자들의 피해도 클 전망이다. 금양의 소액주주는 약 24만명 정도로, 이들이 보유한 주식 규모는 전체 물량의 약 72%에 달한다.
한편 금양은 거래소의 결정에 반발하며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예고했다. 가처분 신청이 접수되면 법원의 결정이 나올 때까지 정리매매가 일시적으로 보류된다. 다만 신청이 인용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게 업계 예상이다.
앞서 류광지 금양 회장은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거래소가 금양의 상장폐지를 결정할 경우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