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 키운 아트부산, 판 뒤집은 하이브아트페어 '동시 개막'
△'15년 연륜' 아트부산
18개국 110여 갤러리 참여
도쿄·대만·홍콩 亞파트너 손잡고
콘텐츠 공동 기획·생산·해외유통
△'신생' 하이브아트페어
부스비 없애고 기획력 극대화
육각형 부스로 독립성·몰입감↑
158명 참여작가 한 명도 안 겹쳐


#2. “수십 년간 당연하게 여겨왔던 방식에서 벗어나려 한다. 전시 형태를 잃어버리고 판매 위주로 나아가는 아트페어에 대한 회의에서 출발한 만큼 갤러리의 핵심적인 기술이라 할 큐레이션과 기획력을 전면에 내세운다. 한국 미술시장의 생태계를 바꾸고 파이를 키우는 일이다”(하이브아트페어).
가장 대중적인 미술시장인 ‘아트페어’. 갤러리 문턱이 여전히 높고 미술품 경매장이 아직도 낯선 대다수 일반인에게 그나마 부담이 덜한 미술장터다. 입장료만 내고 들어서면 여느 축제 공간처럼 보고 즐길 수 있다. 굳이 미술작품을 사야 한다는 부담 없이 말이다.
그런 아트페어가 이토록 비장해졌다. 하나는 ‘전환’을 내세우고, 다른 하나는 ‘전복’을 꿈꾼다. 하나는 ‘미술시장 내 역할을 다시 설정하겠다’고 하고, 다른 하나는 ‘미술시장의 판을 아예 뒤집겠다’고 한다. 하나는 ‘밖으로 뻗어내는 외연의 확장’으로 우물 안 개구리에서 벗어나겠다고 하고, 다른 하나는 ‘안에서 끌어올린 본연의 힘’으로 결국 뿌리를 바꾸겠다고 한다. 그 하나는 5월 21∼24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제1전시장에서 열리는 ‘아트부산 2026’이고, 다른 하나는 역시 5월 21∼24일 서울 강서구 코엑스마곡에서 열리는 ‘하이브아트페어’다.

아트부산은 15주년인 올해를 원년으로 되돌려 큰 그림을 다시 짰다. 2012년 첫발을 뗀 아트부산은 ‘부산’이란 약점을 강점으로 바꿔내는 노력을 이어왔다. 그 끝에 매년 봄에 열리는 화랑미술제, 가을에 열리는 키아프(KIAF·한국국제아트페어)와 함께 한국 아트페어 트라이앵글의 주요한 한 점을 차지할 만큼 경쟁력을 다져왔더랬다. 하지만 경영진의 잦은 교체, 운영과정에서 새는 잡음 등으로 미술시장 침체와는 별개로 자체의 한계를 노출해왔던 터다.
하이브아트페어는 올해 처음 띄운다. 시작부터 도전적이다. 수많은 아트페어에 하나를 더 추가하는 형식과 내용을 거부하는 게 골격이어서다. 가장 큰 파격은 ‘부스비 전면 폐지’. 보통 아트페어를 주최하는 측의 주 수입원은 참여 갤러리가 지불하는 부스비다. 혹여 그해 장사가 잘되지 않았다고 할지라도 갤러리 유치에 성공했다면 주최측이 손해볼 일은 없는 구조인 거다. 그런데 그 부스비를 받지 않겠다고 선언한 거다. “더 이상 자리만 빌려주는 임대업은 하지 않고 서비스로 승부하는 플랫폼을 만들겠다”고.

아트부산, ‘라이트하우스’ 등 페어 속 전시 세분화
올해 아트부산은 18개국에서 찾아든 110여 개 갤러리로 꾸린다. 해외갤러리는 이 중 26곳. 가나아트, 국제갤러리, 갤러리바톤, 아트사이드갤러리, 갤러리조은, 조현화랑, 리안갤러리 등 국내 중대형 갤러리를 앞세워 글래드스톤, 탕컨템포러리아트, 화이트스톤 등 글로벌 갤러리가 참여한다. 홍콩의 3812갤러리, 미국 LA의 제이콥아서갤러리, 일본 도쿄의 다쿠소메타니갤러리 등 31개 갤러리가 새로 이름을 올렸다. 전체 구성 중 한국을 포함해 아시아 비율이 88%다.


“아시아 아트페어의 새로운 모델로 나서겠다”는 아트부산의 올해 전략은 도쿄·대만·홍콩 등 ‘아시아 아트페어 파트너’와 손을 잡는 일부터였다. 그 파트너와 콘텐츠를 공동 기획·생산하고 그 콘텐츠를 글로벌시장에서 직접 유통하며 종국엔 글로벌 플랫폼을 구축하겠다는 복안이다.

하이브아트페어에는 국내외 48개 갤러리가 나선다. 갤러리현대, 이화익갤러리, 아라리오갤러리, 아트스페이스3, 본갤러리, 초이&초이갤러리, 드로잉룸, 지갤러리, 중정갤러리, 옵스큐라, 갤러리웅, 갤러리SP 등이다. 이 중 해외갤러리는 12개가 출사표를 냈다. 에스더쉬퍼, 빈갤러리, 미사신갤러리 등이다.
가장 눈에 띄는 건 48개 갤러리가 내세운 작가 158명. 각 갤러리가 ‘픽’한 작가들의 작품으로 독립된 전시 형식을 갖추게 한 건데. 단 한 작가도 겹치지 않는다. 흔히 아트페어에서 한두 부스 건너면 또 보이는 ‘그 작가의 그 작품’은 없다는 얘기다.


제 살 깎아먹기 식으로 ‘연명’하는 한국 미술시장에 대놓고 들이댄 메스다. “필터링은 자본력이 아니라 기획력이어야 한다”는 확고한 믿음으로 다시 짜는 새판을 기대케 한다.

오현주 (euanoh@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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