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의 주인공은 눈”…가장 아름다운 코는 ‘존재감 없는 코’
매력 있는 코일수록 시선 덜 끌어
눈에 시선 집중시키는 게 코 역할

코는 얼굴의 정중앙에서 입체감을 완성해준다. 코 성형수술의 핵심이 콧대를 높이고 코끝을 오뚝하게 하는 것이라는 점은 이를 잘 말해준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가장 아름다운 코는 ‘존재감이 없는 코’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반짝이는 눈’ ‘초롱초롱한 눈’ 등 독자적인 매력을 표현하는 다양한 수식어가 따라붙는 눈과 달리, 코는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얼굴 전체에 자연스럽게 녹아들 때 비로소 그 미적 가치가 완성된다는 것이다.
미국 노스웨스턴대 파인버그의대 연구진은 시선 추적 장치를 이용해 실험한 결과, 사람들이 매력적이라고 느끼는 코일수록 타인의 시선을 덜 받는다는 사실을 밝혀내 미국성형외과학회(ASPS)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성형 및 재건 수술’(Plastic and Reconstructive Surgery)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적을수록 좋다’(Less is More)는 미니멀리즘의 상징적 문구를 이번 연구의 제목으로 삼았다.
연구진은 34명의 실험참가자를 모집해 얼굴 사진을 여러 각도에서 찍은 뒤 다른 31명의 관찰자에게 사진을 보여주면서 얼굴 각 부위에 시선이 머무는 시간, 보는 횟수, 최초 시선 도달 시간 등을 기록했다. 사진은 정면, 사선(45도 각도), 측면(90도 각도), 밑에서 위로 올려다본 사진 등 각기 다른 각도에 본 것들을 하나당 5초씩 차례로 보여줬다.
그런 다음 관찰자들이 매긴 코의 매력 점수와 시선측정 데이터를 비교 분석했다. 사진 관찰자들에게는 단순히 얼굴을 감상하라고 했을 뿐, 코에 대한 언급은 전혀 하지 않았다.
실험 결과 관찰자들은 매력적이지 않다고 생각한 코에는 평균 0.81초 동안 시선을 고정한 반면 매력적인 코는 이보다 짧은 0.72초만 응시했다. 연구진은 “불과 0.09초의 차이는 아주 작아 보일 수 있지만, 지각적인 과점에서는 유의미한 수치”라고 밝혔다. 이는 매력적이지 않은 코가 시선을 붙들어 매는 역할을 한다는 걸 뜻한다.
이런 결과는 코 성형수술을 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수술 후 얼굴에서 코가 시선을 받는 시간이 감소했다는 이전 연구와도 궤를 같이한다.

코가 시선 붙잡자 눈 대신 입으로
그러나 입을 보는 시간은 코가 매력적이지 않을 때 더 길었다(0.65초 대 0.54초). 매력적이지 않은 코는 왜 시선을 입으로 유도할까? 연구진은 이를 보상 행동으로 설명했다. 매력적이지 않은 코가 표현력이 가장 풍부한 눈에 시선이 머무는 것을 방해하자, 그다음으로 표현력이 풍부한 입으로 무의식적으로 시선이 돌아간다는 것이다.
연구를 이끈 로버트 갤리아노 교수(성형외과)는 “매력적이지 않은 코는 얼굴에서 돌출되어 아름다운 눈이나 입술로부터 시선을 빼앗는다”며 “코의 진정한 미적 역할은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지 않고, 눈이 주인공이 될 수 있도록 무대 뒤로 빠져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매력’ 기준은 다르지만 ‘어색한 코’ 기준은 같아
코의 매력도에 대한 평가 기준도 사람마다 일치하지 않았다. 그러나 시선이 머무는 시간은 일관성을 보여줬다. 즉 어떤 코가 매력적인지에 대한 의견은 서로 달랐지만 매력적이지 않은 코, 부자연스러운 코에 대한 의견은 같은 경향을 보였다. 무엇이 예쁜지에 대한 생각은 달라도, 무엇이 어색한지에 대한 뇌의 반응은 같았다는 얘기다.
연구진은 “코 성형 수술의 목표는 코를 돋보이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코가 얼굴에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얼굴 전체와 조화를 이루도록 하는 것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논문 정보
Less Is More: Eye-Tracking Reveals How Nose Noticeability Influences Facial Attractiveness.
DOI: 10.1097/PRS.0000000000012531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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