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삼성전자 하만 CEO "車산업, 공급서 공동 창조로"...전략적 도약 재정의

정예린 기자 2026. 5. 21.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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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차·부품사 경계 허문다…차량 소프트웨어 경험 설계 주도권 강화
中 전기차 업체 협업 확대·'차이나 스피드' 접목…글로벌 운영 체계 재편
크리스천 소봇카 하만 최고경영자(CEO) 겸 오토모티브 사장. (사진=하만)

[더구루=정예린 기자] 삼성전자 전장 자회사 '하만'이 전통적인 자동차 부품 납품 생태계를 벗어나 미래 모빌리티 시장의 파트너로 기업 정체성을 전면 재편한다. 수직적인 하청 구조를 깨고 완성차 업체와 차세대 차량의 소프트웨어 기반 경험 설계를 주도하며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된다.

21일 중국 경제매체 '이차이 글로벌(Yicai Global)'에 따르면 크리스천 소봇카 하만 최고경영자(CEO) 겸 오토모티브 사장은 최근 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저는 고전적인 티어(Tier·계층) 정의에 대해 생각하는 것을 멈췄으며, 대신 각 기업은 네트워크의 한 지점인 네트워크 노드(Node)"라며 "기업의 존재 가치는 할 말이 있는지, 그리고 테이블 위에 무언가를 가져올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고 밝혔다.

이어 "오늘날 우리는 스스로를 산업의 파트너로 여기며, 산업이 변화하도록 돕는 기술 조각들과 시스템을 제공한다"며 "우리는 분명히 한계치에서의 실험적 주행, 탐험, 그리고 공동 창조와 같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소봇카 CEO의 발언은 하만이 완성차 업체의 주문에 맞춰 부품을 생산하는 수동적인 역할에 머물지 않겠다는 전략적 선언으로 풀이된다. 단순한 음향 기기나 인포테인먼트 화면 공급을 넘어 자율주행과 디지털 콕핏 등 모빌리티 두뇌 생태계를 직접 구축하는 기술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핵심 무기는 소비자 가전의 빠른 혁신 주기와 자동차 등급 시스템의 엄격한 신뢰성을 결합한 '소비자 경험, 자동차 품질(Consumer Experiences. Automotive Grade)' 가치다. 하만은 이를 앞세워 스마트 주행과 디지털 콕핏을 하나로 묶는 융합 기술 시장 선점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실제 하만은 지난달 열린 '2026 베이징 모터쇼'에서 기술적 성과를 대거 공개했다. 베이징자동차(BAIC) 산하 전기차 브랜드 ‘아크폭스'의 양산차 ‘웬다오(Wendao) V9'에 소비자 가전 수준의 화질을 구현한 15.6인치 '레디 디스플레이(Ready Display)'를 최초로 탑재했다. 퀄컴 스냅드래곤 플랫폼 기반의 양산형 중앙 컴퓨팅 유닛(CCU)을 선보이며 디지털 콕핏과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을 단일 칩으로 구동하는 기술력도 입증했다.

올해 하반기 완료를 목표로 추진 중인 약 15억 유로(약 2조6000억원) 규모의 독일 자동차 부품사 'ZF'의 ADAS(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 사업부 인수 같은 맥락이다. 스마트 카메라와 레이더, 도메인 컨트롤러 등 콕핏과 주행 통합 분야의 풀스택 역량을 내재화하기 위한 승부수인 셈이다. 

소봇카 CEO는 "미래의 차량 내 경험은 차량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과도 연결되기 때문에 훌륭한 오디오 시스템 그 이상의 훨씬 많은 것이 필요하다"며 "회사의 미래를 결정짓는 여러 요소를 전략적으로 추가하고 있으며 ZF의 자율주행 및 ADAS 인수가 그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하만은 내재화한 통합 기술력을 바탕으로 해외 확장을 노리는 중국 파트너사들의 핵심 조력자로 나서고 있다. 특히 현지 전기차 시장의 압도적인 제품 개발 속도인 이른바 '중국 속도(China Speed)'를 하만의 글로벌 운영 벤치마크로 삼았다. 연구개발(R&D)부터 제조에 이르는 산업 체인 전반을 개편해 현지 업체들이 규제 장벽을 넘고 최적화된 솔루션을 도입하도록 지원 중이다.

현지 밀착 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중국 정부 관계자와의 만남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소봇카 CEO는 지난달 27일 베이징 모터쇼 참석차 방중한 기간에 리신쳉(李兴乾) 중국국제무역촉진위원회(CCPIT) 부회장과 직접 회동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양측은 외국인 투자 기업에 대한 현지 지원책을 검토하고 글로벌 공급망 협력을 확대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했다. <본보 2026년 4월 28일 참고 삼성전자 하만 CEO, 中 정부와 물밑 교류 활발…투자 지원·공급망 협력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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