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내 청소년 인구가 해마다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음에도 우울감을 겪는 청소년의 비율은 오히려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경기도는 유관기관 간의 장벽을 허무는 긴급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21일 통계청 주민등록인구통계와 질병관리청의 청소년건강행태조사 등에 따르면 도내 0~19세 인구는 2023년 231만181명에서 2024년 225만 8천295명, 지난해 221만6천466명으로 최근 3년간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경기도 10대(10~19세) 자살률은 2020년 인구 10만명당 6.5명에서 2021년 8.2명, 2022년 7.6명, 2023년 8.1명에 이어 2024년 8.3명으로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청소년들의 우울감 경험률(27.2%)과 자살 생각률(12.8%) 역시 전국 평균(25.7%, 11.6%)을 웃돌고 있다.
이처럼 전체 청소년 수는 줄어드는 반면, 정신적 위기에 직면한 이들의 밀도는 갈수록 높아지는 역설적인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학업 스트레스, 가정 불화, 사회적 고립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청소년 자살률이 통계 작성 이래 가장 위험한 수준에 도달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경기도, 교육청·경찰·의료계 장벽 허문다… ‘생명 연계 프로토콜’ 가동
경기도 자살예방대책 추진 전담조직(TF)이 지난 3월19일 1차 회의를 개최한 가운데 김성중 경기도 행정1부지사와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경기도 제공
이처럼 사태가 심각해지자 경기도는 이날 오후 도청에서 김성중 도 행정1부지사 주재로 ‘자살예방대책 추진 특별전담조직(TF) 2차 본회의’를 긴급 개최하고 기관 간 단절 없는 통합 대응체계를 다지기로 했다. 기존에는 학교나 경찰, 병원이 위기 청소년을 발견하더라도 개인정보 보호나 행정 절차의 한계로 인해 적기 치료를 놓치는 사각지대가 존재했기 때문이다.
도는 이번 회의를 통해 교육청, 경기남부경찰청 청소년보호과, 의료계 및 청소년 상담·복지 전문가들과 머리를 맞대고 ‘조기 발견-신속 개입-사후 관리’를 원스톱으로 묶는 ‘경기도 청소년 생명(지킴) 연계 프로토콜(가칭)’을 주요 안건으로 다룬다.
새로운 체계에 따라 학교 밖 청소년 지원센터와 경찰 등이 온·오프라인에서 위험 징후를 보이는 청소년을 선제 포착하면, 핫라인을 통해 전문 의료기관 및 자살예방센터로 즉각 연계된다. 이후 일상 복귀까지 모니터링하는 밀착 관리가 이어진다.
엄원자 도 정신건강과장은 “현 상황은 어느 한 기관의 힘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국가적 재난 수준의 위기”라며 “모든 유관기관이 하나의 유기체처럼 원활하게 작동하도록 생명 안전망의 실효성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한편 TF팀은 지난 3월19일 도청에서 김성중 부지사 주재로 경제-금융부채 중심의 1차 회의를 개최하고, 금융 취약계층 고위험군을 위한 구체적인 집중 지원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회의에서는 서민금융지원제도를 통한 경기도 취약계층 지원, 경기극저신용대출과 자살예방, 경제위기와 금융복지의 중요성 등에 대한 발표와 토론이 이뤄졌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청소년·도민이 있을 경우, 경기도 자살예방상담전화(1577-0199)나 24시간 운영되는 SNS 상담 채널 ‘마들랜’을 통해 언제든 전문적인 도움과 긴급 지원을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