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비용 현실화···‘탄소자산 관리’ 체계 전환 시급"
[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탄소 배출에 따른 사회적 비용이 기업의 실질적 재무 부담으로 전환되는 ‘탄소 청구서(Carbon Bill)’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국내 기업이 수동적 감축 대응을 넘어 능동적인 ‘탄소자산 관리(Carbon Asset Management)’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구체적으로 △탄소비용 증가 및 배출권 가격 변동에 따른 재무 리스크 △MRV(측정·보고·검증) 역량 부족에 따른 운영 리스크 △고탄소 전력 의존으로 인한 에너지 조달·원가 리스크 △밸류체인 이탈 가능성을 포함한 공급망 리스크 등이다. 유럽연합(EU)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미국 청정경쟁법(CCA) 논의, 국내 배출권거래제(K-ETS) 4기 시행 등 글로벌 규제가 확대되면서 이들 리스크는 더욱 현실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글로벌 선도 기업들은 이미 탄소 리스크를 새로운 수익·경쟁력 요인으로 전환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됐다. 테슬라·옥시덴탈은 배출권을 자산화해 신규 수익원을 마련했고, 마이크로소프트는 AI 기반 디지털 MRV 인프라를 구축해 탄소 데이터 신뢰성을 확보했다. 구글은 24/7 무탄소에너지(CFE) 전략으로 에너지 주권을 강화하고, 바스프는 제품별 탄소발자국 관리와 인세팅(Insetting) 전략으로 공급망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삼정KPMG는 국내 기업에 대해 △배출권 업스트림(Upstream) 전략 및 내부 탄소가격제 도입 △전사적자원관리(ERP) 연동형 디지털 MRV 인프라 구축 △재생에너지 직접 전력구매계약(PPA) 및 CFE 믹스 전략 수립 △협력사 탄소발자국 측정·저탄소 인증 공동 대응 등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특히 2027년 글로벌 공시 의무화를 앞두고 탄소 데이터의 신뢰성과 검증 가능성을 확보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동석 삼정KPMG ESG비즈니스그룹 부대표는 “글로벌 공시 의무가 빠르게 확대되는 가운데 2026년은 기업들이 탄소 대응 체계를 본격적으로 정비할 수 있는 ‘골든타임’이 될 것”이라며 “규제 준수를 넘어 사업 경쟁력과 투자자 소통을 강화하는 전략적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기업은 탄소를 전략적 자산으로 인식하고, 능동적인 ‘탄소자산 관리자’로 거듭나야 한다”고 덧붙였다.
권오석 (kwon0328@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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