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두로 다음 카스트로? 미, ‘30년 전 항공기 격추 응징’ 기소···트럼프 “우리가 쿠바 해방”

미국 정부가 쿠바 정치의 상징이자 쿠바 혁명 주역인 라울 카스트로 전 국가평의회 의장(95)을 결국 기소했다.
미국 법무부는 20일(현지시간) 1996년 마이애미 기반의 쿠바 망명 단체 ‘구출의 형제들’이 운용하던 항공기 2대가 쿠바군에 의해 격추돼 탑승자 4명이 사망한 사건에 관여한 혐의 등으로 카스트로 전 의장을 기소했다. 그는 당시 국방부 장관으로 발포 명령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사망자 4명 중 3명은 미국인이었다. 토드 블랜치 법무부 장관 대행은 이날 마이애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미국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자국민을 결코 잊지 않는다”며 “카스트로가 자발적으로 오든, 아니면 다른 방식을 통해서든 미국 법정에 나타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코네티컷주 해안경비대사관학교 졸업식 축사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카스트로 전 의장 기소가 “많은 쿠바인들에게 가장 중요한 일 중 하나가 될 것”이라며 “우리는 쿠바를 해방하고 있다”고 말했다.
쿠바는 강력히 반발했다. 미겔 디아즈카넬 쿠바 대통령은 이번 기소가 “법적 근거가 전혀 없는 정치적 술수”라고 비판했다.
이번 기소는 트럼프 대통령이 쿠바의 정권 교체를 목표로 쿠바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는 과정에서 이뤄졌다. 미국은 쿠바에 들어가는 각종 연료를 차단했고, 쿠바 전역에서는 심각한 전력난과 경제 위기를 겪고 있다.
카스트로 전 의장은 형인 피델 카스트로와 함께 쿠바 혁명을 상징하는 인물이다. 공식 직책에서는 물러났지만 2008~2018년 국가평의회 의장을 지냈고 여전히 막강한 정치적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다만 고령인 카스트로 전 의장이 미국 법정에 설지는 불확실하다고 영국 가디언은 분석했다. 그러면서 블랜치 대행의 발언이 “지난 1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체포 및 미국 송환 사건을 암시하는 듯하다”고 해석했다. 다만 블랜치 대행은 이번 사건을 마두로 대통령 사례와 비교해 달라는 질문에는 “비교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최민지 기자 mi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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