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유도로켓 ‘비궁’…美 무기체계 첫 편입되나[이현호의 방산!톡]

지난 2024년 7월 미국 하와이 해역에서 진행된 해외비교시험(FCT) 최종시험발사에서 LIG D&A의 2.75인치(약 70㎜)유도로켓 ‘비궁’ 6발 모두 표적에 명중돼 미 해군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FCT는 미 국방부가 전 세계 동맹국의 방산기업이 가진 우수 기술을 평가해 미국이 추진하는 개발·획득사업과 연계하는 프로그램이다.
시험발사는 미 해군 3함대사령부 주관으로 실시하는 다국적 해상 합동훈련 ‘환태평양훈련’(RIMPAC) 기간 중에 한미 해군이 수립한 무인화 기반 미래 작전개념의 시나리오에 기반해 진행됐다. 한국과 미국을 통틀어 무인 표적-공중 무인기 탐지-위성통신-무인수상정 탑재 유도로켓 발사 등 전 과정에 무인화 개념을 적용한 최초 사례로 꼽힌다.
국산 유도로켓이 미 국방부 주관 FCT 시험평가를 최종 통과하면서 수출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에 힘입어 LIG D&A는 지난 4월 8일 미국 시장 진출 교두보를 마련하기 위해 미 현지법인 ‘LIG Defense U.S. Inc’를 설립했다. 향후 판매 거점과 생산시설 확보를 통해 미국 내 공급망 체계를 견고히 할 베이스캠프가 될 전망이다.
특히 미국과 이란 전쟁에서 중거리 지대공 요격 체계인 ‘천궁-Ⅱ’으로 입지를 굳힌 LIG D&A가 최근 미 해군과의 수출 협상이 가격과 수량에 대해 막바지 조율하고 있다는 소식까지 전해졌다. 8년째 미국 시장을 두드리는 중으로 올해 미 해군 예산안에는 비궁(영문명 Poniard) 구매 비용이 빠졌지만 내년에는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미 해군 전문매체 네이벌 뉴스(Naval news)는 최근 “LIG D&A는 미 해군의 대잠전·수상전, 감시·정찰 등에 주로 투입되는 ‘MH-60R’과 비궁을 통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며 “미 해군 항공시스템사령부(NAVAIR) 산하 PMA-299와 계약 체결을 논의하고 있는데 해당 기관은 포니아드 활용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PMA-299는 미국 시코르스키가 개발한 ‘H-60’ 계열 헬기의 생애주기를 총괄하는 조직이다. 한국은 2020년 12월 미국 정부와 MH-60R 총 12대를 대외군사판매(FMS) 방식으로 도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 중 2대가 지난 4월 1일 처음으로 작전 배치됐다. MH-60R은 보조 연료탱크를 장착하면 4시간 이상 비행이 가능하다.


LIG D&A는 2019년부터 2024년까지 5년간 진행된 해외비교시험에서 100% 명중하는 성적표를 작성했다. 2024년 7월엔 6발 모두 표적을 명중하며 성능을 입증한 바 있다. 당시 리사 프란체티 미국 해군참모총장은 “한국과 미국이 공동으로 차세대 무기체계를 준비하고 훈련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했다.
이 때문에 미 해군에겐 비궁은 드론(UAS)과 소형 선박 타격에 적합한 저비용 고효율 유도로켓으로 꼽힌다. 특히 트럼프 정부가 카리브해에서 펼치는 마약과의 전쟁’에서 무인항공시스템(UAS)과 마약 밀수선에 대해 효과적 타격이 기대되는 무기체계다. LIG D&A는 미군 요구를 충족하고자 유도로켓 제품군에 대한 현지 생산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
2016년 대한민국 해병대에 전력화 된 비궁은 북한의 공기부양정 등을 타격하기 위해 차량 탑재 무기체계로 개발됐다. 길이는 1.9m, 무게는 15㎏, 사거리는 5~8㎞에 달한다. 적외선 영상 탐색기를 장착하고 있어 주야간 작전이 가능하다. 표적탐지부터 전개, 발사까지 걸리는 시간은 10~20초 남짓 걸린다.
발사 후 스스로 표적을 추적하는 ‘발사 후 망각’(fire-and-forget) 방식으로 다수 표적에 동시에 대응할 수 있다. 가장 큰 장점은 가격이다. 대량 양산 때 한 발당 가격은 약 4000만 원이다. 이는 현재 미군의 주력 미사일인 록히드마틴의 ‘헬파이어’ 대비 3분의 1 수준이다.
기존 수출계약 실적도 미 해군과의 계약 성사에 큰 밑거름이다. 중동의 사우디아라비아는 2022년 10월 도입한 신형 ‘고속초계정(FPB) 2200’ 함정에 소형 공격정 대응용으로 도입했다. 아랍에미리트도 해군 함정에 탑재한 것과 동일한 발사관 12개짜리 비궁 발사대를 탑재했다. 홍해에서 후티반군과 이란의 무인수상정과 고속정 위협에 대응하려는 미군이 비궁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비궁은 지대함 미사일로 개발됐지만 최대 강점은 지대지, 함대함, 공대함, 공대지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LIG D&A와 미 해군과의 계약 예상은 내년을 전후로 점쳐지는데 미 현지에 비궁을 생산할 수 있는 공장 착공도 검토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미 현지 공장 부지 후보로는 미국 미사일 산업 생태계가 조성된 앨라배마주나 해군 주요 시설이 있는 플로리다주 등이 거론되고 있다. 현지 공장이 건립되면 LIG D&A는 연간 수만 발의 비궁을 양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현호 기자 hh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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