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에너지 초격차] ② 유니테스트, ‘슬롯다이 코팅’으로 대면적화 난제 풀다

김종효 기자 2026. 5. 21.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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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막 균일층 형성 기술로 차세대 태양광 양산화 견인
건물 외벽이 발전소로... BIPV 특화 시장 저변 확대
대형화 한계 극복한 K-강소기업의 압도적 공정 경쟁력
중동 전쟁의 포화 속에서 확인된 호르무즈 해협의 위기는 대한민국에 '에너지 자립'이라는 준엄한 생존 명령을 내렸다. 특정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국가 경제의 명운을 결정짓는 시대는 기술 주권 확보를 통해 마침표를 찍어야 한다. 본지는 에너지 안보의 핵심 보루로 거듭나고 있는 K-에너지 초격차 기업들을 찾아 그들이 보유한 원천 기술의 본질과 미래 가치를 심층 진단한다. [편집자주]
유니테스트는 '슬롯다이 코팅(Slot-die Coating)' 공법을 통해 차세대 태양전지의 상업적 대량생산을 진행한다./유니테스트

| 서울=한스경제 김종효 기자 | 글로벌 지정학적 위기로 에너지 주권 확보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 가운데 태양광 초격차 기술의 또 다른 축인 대면적 양산화 공정에서 대한민국 강소기업의 저력이 빛을 발하고 있다. 

한화솔루션이 탠덤 셀의 효율 한계를 깨뜨리며 전면에 섰다면, 반도체·디스플레이 검사장비 명가에서 에너지 혁신 기업으로 도약한 유니테스트는 '슬롯다이 코팅(Slot-die Coating)' 공법을 통해 차세대 태양전지의 상업적 대량생산 문을 열어젖히고 있다.

차세대 태양광의 핵심 소재인 페로브스카이트는 뛰어난 광전 효율에도 불구하고 실험실 수준의 소면적 셀을 넘어 실제 산업에 쓰일 대면적 패널로 확장할 때 효율이 급감하는 치명적인 난제를 안고 있었다. 

유니테스트는 정밀 전자 장비 분야에서 축적한 나노 단위 제어 기술을 이 공정에 이식해 글로벌 태양광 판도를 바꾸는 주역으로 급부상했다.
대면적 패널의 품질을 검사하는 엔지니어./AI 생성 이미지

▲ 실험실 기술을 산업으로... '균일 박막'의 한계를 넘다

차세대 태양전지 양산화 핵심은 수 마이크로미터(㎛) 혹은 나노미터(㎚) 두께의 페로브스카이트 용액을 넓은 기판 위에 한 치의 오차도 없이 고르게 펴 바르는 기술이다. 

기존 실험실에서 주로 사용하던 '스핀 코팅(Spin Coating)' 방식은 기판을 고속으로 회전시켜 원심력으로 용액을 퍼뜨리기 때문에 원형의 작은 면적에만 적용할 수 있고 재료의 90% 이상이 버려지는 치명적인 한계가 있었다. 대형 사각형 패널 양산에는 원천적으로 부적합한 방식인 셈이다.

유니테스트가 도입해 고도화한 슬롯다이 코팅 기술은 정밀 노즐(슬롯다이)을 통해 용액을 미세하고 균일하게 분사하며 기판 위를 정속 주행하는 롤투롤(Roll-to-Roll) 기반 공법이다. 이 기술은 재료 손실률을 10% 미만으로 대폭 줄이면서도 대면적 기판 위에 균일한 두께의 박막을 연속적으로 형성할 수 있게 해준다.

문제는 페로브스카이트 용액이 기판에 닿는 순간 매우 빠른 속도로 결정화가 진행된다는 점이다. 코팅 과정에서 미세한 속도 변화나 노즐의 흔들림, 온도 불균형이 발생하면 즉시 결정 결함(Defect)이 생겨 발전 효율이 곤두박질치게 된다. 

유니테스트는 반도체 핵심 장비 개발로 다져온 미세 구동 제어 기술과 유체역학적 설계를 바탕으로 대면적 코팅 시 발생하는 물리적 불균일성을 완벽에 가깝게 통제하는 데 성공했다. 대면적화 시 발생하는 효율 저하(Efficiency Drop) 현상을 극복한 이 공정 기술은 글로벌 시장에서 유니테스트만의 독보적인 진입장벽으로 평가받는다.
페로브스카이트 박막 코정 공정 비교

▲ '도심 속 발전소' BIPV 시장을 겨냥한 특화 솔루션

유니테스트의 대면적 슬롯다이 코팅 기술은 대형 패널 제조에 머무르지 않고 '건물 일체형 태양광(BIPV, Building Integrated Photovoltaic)'이라는 거대한 특화 시장의 개막을 이끌고 있다. 

페로브스카이트는 투명도 조절이 가능하고 유연하며 다양한 색상을 구현할 수 있어 건축 외장재나 유리창으로 활용하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이런 가교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도심 빌딩 전면에 설치할 수 있을 만큼 크고 안전한 유리 기판 위에 결함 없는 페로브스카이트 막을 입혀야 한다. 유니테스트는 대면적 글라스 코팅 공정 기술을 바탕으로 투명도와 발전 효율의 최적 균형점을 찾아냈다. 창문형 태양광 시제품에서 유리 본연의 심미성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고효율의 전력을 생산하는 고난도 최적화 세팅을 완료한 것이다.

이를 통해 도심의 빌딩 숲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분산형 발전소로 거듭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부지 확보가 최대 난제인 한국형 태양광 시장에서 빌딩 외벽을 활용한 에너지 수확은 송배전망 손실을 제로(0)에 가깝게 줄이면서 도심의 에너지 자립률을 극적으로 끌어올리는 혁신적 대안이다. 

유니테스트는 모듈 제조사에 부품을 납품하는 구조를 넘어서서 지자체 및 대형 건설사들과 스마트 시티 구현을 위한 건축 자재 일체형 에너지 솔루션 협업을 전개하며 비즈니스 영토를 확장하고 있다.
유니테스트 슬롯다이 코팅 기술의 안보·경제적 가치

▲ 장비 주권이 곧 공급망 안보... K-강소기업의 기술 집념

유니테스트의 또 다른 숨은 경쟁력은 슬롯다이 코팅에 소요되는 핵심 노즐과 정밀 이송 장비의 기술 고도화에 있다.

글로벌 장비 시장에서 특정 국가의 원천 기술에 의존할 경우 예기치 못한 지정학적 리스크로 공급망이 마비될 위험이 상존한다. 유니테스트는 공정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모두 내재화함으로써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는 동시에 독자적인 기술 보호 장벽을 높였다.

중국의 저가 실리콘 패널이 물량 공세를 펼치더라도 도심형 고부가가치 BIPV 시장과 고밀도 대면적 차세대 모듈 시장에서는 공정 장비의 정밀도가 성패를 가른다. 유니테스트가 다져놓은 대면적 양산 기술력은 글로벌 기업들이 차세대 태양광 시장에 진입할 때 반드시 거쳐 가야 할 '공정 표준'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도심 빌딩 파사드에 적용된 스마트 BIPV 시스템./AI 생성 이미지

에너지업계 전문가는 "한화솔루션이 소재와 셀 단위에서 글로벌 초격차를 리드한다면 유니테스트는 이를 거대한 상업용 패널로 찍어내는 양산 공정 기술의 핵심 열쇠를 쥐고 있다"며 "장비와 공정 주권을 동시에 확보한 유니테스트의 슬롯다이 코팅 기술은 K-태양광이 글로벌 공급망 재편 속에서 흔들리지 않고 시장을 지배할 수 있도록 돕는 강력한 산업적 버팀목"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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