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석의 그라운드] 우승 후 묵직해진 존재감…버지니아 왕조 중심에 선 김장준 향한 미국의 시선
우승 결정은 디트리히, 흐름을 되살린 건 김장준
버지니아대, 최근 13년간 7차례 정상 오른 미국 대학테니스 왕조

우승의 순간은 지나갔지만, 평가는 오히려 더 커지고 있습니다. 미국 대학테니스 강호 버지니아대의 NCAA 정상 등극 뒤 현지에서 다시 주목한 이름은 한국의 19세 유망주 김장준이었습니다.
지난해 1월 버지니아대에 합류한 김장준의 유니폼 상의 뒷면에는 별 6개가 새겨져 있었습니다. 이제 7번째 별이 추가됩니다. 버지니아대가 최근 NCAA 디비전1 남자 테니스 챔피언결정전에서 텍사스대를 4-3으로 꺾고 통산 7번째 우승을 차지했기 때문입니다. 2013년 첫 우승 이후 2015, 2016, 2017년 3연패, 2022, 2023년 우승에 이어 다시 정상에 오른 버지니아대는 최근 13년 동안 7차례 NCAA 챔피언에 오른 미국 대학테니스의 대표 왕조입니다.


미국 대학 스포츠 전문 매체 'Streaking The Lawn'은 이번 우승을 "또 하나의 전설적인 질주"라고 표현했습니다. 버지니아는 8강에서 미시시피스테이트, 준결승에서 1번 시드이자 디펜딩 챔피언 웨이크포리스트, 결승에서 2번 시드 텍사스를 차례로 넘었습니다. 우승으로 가는 길 자체가 미국 대학테니스 최강자들과의 정면 승부였습니다.
그 과정에서 김장준의 존재감은 뚜렷했습니다. 숫자로만 보면 그는 우승 후보의 중심에 있는 선수는 아니었습니다. 올해 전미대학테니스협회(ITA) 단식 랭킹은 114위였습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무대에서 김장준은 순위를 뒤집었습니다.
준결승에서는 웨이크포리스트의 루카 파우(28위)를 7-5, 5-7, 6-2로 꺾었습니다. 결승에서는 텍사스의 세바스티안 에릭슨(35위)을 6-1, 7-6으로 제압했습니다. 두 경기 모두 버지니아가 벼랑 끝에 몰린 상황에서 나온 업셋이었습니다.

결승전에서 버지니아는 텍사스에 2-3으로 밀려 패배 직전까지 몰렸습니다. 이때 3번 단식에 나선 김장준이 에릭슨을 꺾고 팀 스코어를 3-3으로 만들었습니다. 현지 매체는 "챔피언십이 김장준과 딜런 디트리히에게 넘어갔다"고 전했습니다. 이후 1번 단식의 디트리히가 마지막 경기에서 승리하며 버지니아의 우승이 확정됐습니다.
최종 스포트라이트는 팀 에이스 디트리히에게 돌아갔습니다. 우승을 결정한 마지막 포인트의 주인공이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현지 매체들이 김장준의 이름을 반복해서 꺼낸 이유는 분명합니다. 김장준이 4강과 결승의 흐름을 되돌려놓지 않았다면, 디트리히의 마지막 클린치도 버지니아의 일곱 번째 우승도 존재하기 어려웠습니다.

2006년 12월 18일 서울에서 태어난 그는 오른손잡이 선수이며, 현재 버지니아대 문리대학(College of Arts and Sciences) 2학년에 재학하고 있습니다.
이번 NCAA 토너먼트를 통해 김장준은 버지니아의 다음 시대를 이끌 자원이라는 평가를 받기 시작했습니다. 지역 매체 제리 랫클리프닷컴은 김장준을 "서울 출신 2학년 선수"로 소개하며, NCAA 파이널 무대 진출 과정에서 버지니아의 핵심 선발 자원으로 성장했다고 평가했습니다. 특히 안드레스 페드로소 감독이 "오랫동안 이야기하게 될 성공 스토리"라고 표현한 대목은 김장준의 팀 내 위상을 보여줍니다.
현재 팀을 이끄는 안드레스 페드로소 감독은 이 왕조의 황금기를 이어가는 지도자입니다. 쿠바 출신인 그는 선수 시절 듀크대 NCAA 복식 챔피언 출신으로, 2017년 버지니아 감독 부임 이후 팀의 우승 문화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페드로소 감독 체제의 버지니아는 단순한 강팀을 넘어, 매년 NCAA 정상에 도전하는 미국 대학테니스의 기준이 됐습니다.
김장준의 향후 전망도 밝습니다. 지난해 1월 합류한 선수가 NCAA 우승 경쟁의 중심 코트에서 승부를 책임졌다는 점은 단순한 깜짝 활약을 넘어섭니다. 미국 대학테니스는 세계 각국 유망주들이 몰리는 치열한 경쟁 무대입니다. 그 안에서 어린 한국 선수가 압박이 가장 큰 순간마다 자신보다 랭킹이 높은 선수를 연달아 꺾었다는 사실은 다음 시즌 더 큰 역할을 기대하게 합니다.
우승컵은 버지니아의 역사에 더해졌습니다. 그러나 현지의 시선은 이미 다음을 향하고 있습니다. 버지니아 왕조의 또 다른 시즌, 그리고 그 중심에서 더 커질 김장준의 이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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