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 회장 “최소 2년 더 간다…AI 반도체 역사상 가장 긴 슈퍼사이클”

김남석 2026. 5. 21.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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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상 8번의 사이클 중 최장…8~12분기 지속”
GPU·CPU 1대 1 비율로…인프라 시장 3~4조달러
(왼쪽부터) 마이클 델 델테크놀로지스 회장, 제프 클라크 부회장, 아서 루이스 사장이 1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베네시안 호텔에서 열린 델테크놀로지스 월드 2026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남석 기자


반도체와 메모리 부족 사태가 적어도 2028년까지, 길게는 2029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에이전트 인공지능(AI)의 등장이 수요를 더 끌어올렸고, 그래픽처리장치(GPU)와 중앙처리장치(CPU)의 중요성이 모두 높아지면서다.

마이클 델 델테크놀로지스 회장은 1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베네시안 호텔에서 열린 델 테크놀로지스 월드 2026 기자간담회에서 전 세계 기자들과 만나 “에이전틱 AI가 없었다면 내년 하반기쯤 수급 균형이 회복될 수도 있었겠지만, 지금은 그 시점이 더 뒤로 밀린 느낌”이라며 이같이 내다봤다.

그는 AI 인프라 시장에 대한 질문에 “수요가 공급보다 빠르게 증가하고 있고 글로벌 수요를 모두 충족할 만한 생산 용량이 없다”고 답했다.

제프 클라크 델 부회장은 더 구체적인 해석을 내놨다. 그는 “반도체 산업 역사상 8번의 DRAM 사이클을 모두 거쳤지만, 이번처럼 긴 사이클은 본 적이 없다”며 “기억상 가장 길었던 사이클이 3분기였는데 이번은 8분기, 어쩌면 12분기 또는 그 이상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소 2년, 최대 3년 이상 메모리 부족이 지속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수요가 줄지 않는 구조적 이유로는 GPU와 CPU의 비율 변화를 꼽았다. 클라크 부회장은 “에이전트와 토큰을 처리하면서 GPU 1장당 CPU 1장이 붙는 식으로 GPU와 CPU 비율이 1대 1로 가까워지고 있다”며 “CPU 주변에는 더 많은 메모리가 필요해 수요가 추가로 폭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AI 학습에 GPU가 압도적으로 많이 쓰이던 구조에서 추론 워크로드가 늘면서 일반 연산용 CPU 역할도 함께 커지는 흐름이다. 그동안 시장이 주목한 고대역폭메모리(HBM) 같은 GPU 메모리뿐 아니라 일반 서버용 DRAM 수요가 함께 늘어나는 구조적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메모리와 함께 파운드리의 미세공정 생산 능력도 동시에 부족하다고 짚었다.

아서 루이스 인프라솔루션그룹(ISG) 사장은 이번 사이클의 본질이 과거와 다르다고 정리했다. 그는 “과거 사이클이 일시적 수요였다면, 지금은 새로운 필요성이 점증적으로 늘어나는 구조”라며 “매달 시장 전망을 받아보고 있는데, 이 필요성은 더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컴퓨팅은 모든 것을 떠받치는 강력한 상품이고 그 수요는 줄지 않고 늘어나기만 한다”고 말했다. 앞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가 언급한 ‘포물선 수요’와 같은 맥락이다.

글로벌 인프라 1위 기업의 경영진들은 결국 고객사를 향해 “최대한 빨리 주문하라”는 메시지를 던졌다. 미리 주문을 넣어 충분한 리드타임을 줘야 델이 공급망을 가동해 수요를 맞출 수 있다는 것이다.

델 회장은 “이미 핵심 고객들과는 다년간 파트너십을 체결해 6개월, 1년, 18개월 뒤 수요를 미리 파악하고 용량을 배분하는 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강조했다.

또 이 같은 공급 부족이 일시적 위기가 아닌 AI 인프라 시장의 구조적 전환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해석했다.

그는 “2030년 AI 인프라 수요는 3조~4조달러에 달할 것. 더 큰 트럭이 필요하다”며 시장 규모의 폭발적 확장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소버린 AI 흐름도 이 수요 폭증을 가속할 수 있는 변수로 꼽혔다. 델 회장은 “모든 국가가 AI 인프라가 에너지, 통신, 국방과 동등한 전략 자산임을 깨닫고 있다”며 인도, 일본, 동남아, 중동에서 진행 중인 대형 AI 데이터센터 구축 사례를 언급했다.

김남석 기자 kn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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