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이스라엘에 붙잡혔던 ‘가자지구 항해’ 한국인들 “팔레스타인과 더 깊이 연대해야”

박채연 기자 2026. 5. 21.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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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민간 선박을 타고 가자 지구를 향해 항해하는 해초(김아현), 이승준, 김동현씨가 튀르키예 인근의 한 섬에 정박해 경향신문과 줌으로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박채연 기자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로 향하던 한국인 김아현씨(27·활동명 해초)와 미국 국적의 이승준씨(26)가 가자지구에서 220㎞ 떨어진 지중해 공해상에서 현지시간 19일(한국시간 20일) 이스라엘군에 체포됐다. 함께 항해에 나선 김동현씨(34)는 하루 앞선 18일(현지시간) 가자지구를 463㎞ 앞두고 지중해 위에서 잡혔다.나포 가능성이 높다는걸 알면서도 항해에 나선 이들은 체포 직전 “가자지구 내 폭력적 실태를 알리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경향신문은 지난 12일(현지시간) 해초 등이 튀르키예 국경 인근의 한 섬에 머물 당시 화상 인터뷰를 가졌다. 인터뷰는 항해 중 나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사전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됐다. 해초와 이씨는 인터뷰 일주일 뒤인 19일, 김씨는 그 전날인 18일 이스라엘군에 붙잡혔다.

해초 등은 가자지구 내에서 이스라엘에 의해 자행되고 있는 학살에 문제 제기하기 위해 항해에 나섰다고 했다. “가자지구 상황이 개선되지 않았기에 항해의 필요성을 의심하지 않았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이들은 가자지구 도착을 목표로 했지만, 도달하기 어렵다는 상황도 잘 알고 있었다. 김씨는 “가자에 가지 못하고 나포되더라도 항해를 통해 사람들에게 가자를 떠올리게 하고 얘기하게 만든다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고 했다.

이씨는 “우리의 행동이 불법이라며 비난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한국과 팔레스타인이 유사한 역사를 갖고 있다는 점을 생각하며 공감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식민국가(이스라엘)와 생각을 일치시키는 것은 폭력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들은 “나포된 이후 상황을 가늠하기 어렵다”면서도 나포 상황 자체에도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이스라엘이 앞서 (가자지구를 향해) 출발한 배의 탑승자들을 감옥이 아닌 군함 같은 곳에 가두거나, 비용을 고려해 짧게 하루만 감금했다고 한다”며 “항해 운동에 대응하는 전략을 나름대로 세우고 있어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항해보다 이스라엘군의 거센 반항이 있다는 건 항해가 성공적이었다는 의미”라고 했다.

활동가 해초와 이승준씨가 나포되기 전 지중해 공해상 위에 있는 리나 알 나불시 호에서 탑승자들과 사진을 찍고 있다. 팔레스타인 해방을 위한 항해 한국본부(KFFP) 제공

해초는 지난해 한국인 중 유일하게 ‘알라 알 나자르호’를 타고 가자지구로 향하다가 이미 한차례 체포된 바 있다. 이번 항해에는 더 많은 아시아인이 참여하는 게 ‘연대’ 차원에서 중요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시아의 여러 국가는 식민 지배를 받은 역사를 갖고 있어서 팔레스타인과 더 깊이 연대할 수 있다”며 “이후 전쟁이 아시아에서 벌어진다면 이러한 연대가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이번 항해는 시작부터 난관의 연속이었다”고 했다. 셋은 본래 함께 출발하기로 했지만, 선박 출항 계획 등이 어긋나면서 다른 곳에서 따로 항해를 시작했다. 해초와 이씨는 지난 2일 이탈리아 시라쿠사에서 항해에 나섰고, 김씨는 지난 8일 그리스 이에라페트라에서 출발해 둘과 합류했다.

이들은 “이스라엘군에 의해 계속 감시당하며 언제 어떤 공격을 받게 될지 항해 내내 걱정했다”고도 했다. 이스라엘군이 앞선 항해 선박을 나포해 탑승자들을 구금·고문했다는 소식은 긴장감을 키웠다. 해초는 “가자지구는 허가 없는 방문·체류가 금지된 지역”(외교부)이라는 이유로 지난 3월 여권마저 무효가 된 상태다.

팔레스타인 해방을 위한 항해 한국본부(KFFP)에 따르면, 이번 항해에선 40여개국 428명의 탑승자가 공해상에서 납치됐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이스라엘이 남의 나라를 침략해서 전투 중이니까 이스라엘 마음대로 제3국 국적 선박을 마구 나포하고 그래도 되나”라며 “너무 비인도적”이라고 말했다. 외교부는 전날 “이스라엘 당국에 우리 국민들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필요한 조치를 해줄 것을 요청했다”며 “필요한 영사 조력을 계속해서 적극 제공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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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채연 기자 applau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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