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차의료 혁신 시범사업 지연...복지부 “수가·보상체계 재검토 영향”
당초 7월보다 늦어질 듯...자문단 회의 등 거쳐 여러 성과 보상체계 검토 중
환자 중심 포괄관리 모델 검토…“HCC 기반 묶음지불 등 다양한 안 논의”

최근 의료계와 지자체 등에 따르면, 보건복지부가 올해 7월 시행을 목표로 지난해 발표했던 '일차의료 혁신 시범사업'이 지연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당초 지난해 건정심 보고 당시에는 올해 4월 공모를 진행해 7월부터 사업을 시행할 계획이었지만, 아직 세부 추진방안이 확정되지 않아 공모 일정 자체가 지연되고 있다"며 "그에 따라 전체 사업 시행 시점도 순차적으로 늦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번 시범사업은 만성질환관리제 등 기존 고혈압·당뇨병 등 특정 질환 중심 관리사업과 달리, 환자 중심의 포괄적·지속적 일차의료 체계를 구축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단순 진료와 처방 중심이 아닌, 환자 상태를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형태의 일차의료 모델을 유도하겠다는 취지다.
복지부는 이 과정에서 가장 핵심적인 요소로 '인센티브 구조'를 들었다. 의료기관 입장에서는 어떤 방식의 수가체계를 적용받는지가 중요하고, 환자 입장에서는 본인부담 수준과 제공 서비스 범위가 참여 유인에 직결된다는 설명이다.

실제 정부는 기존 행위별 수가제 외에 묶음수가와 성과보상 체계를 결합하는 방안을 검토해 왔으며, 최근에는 환자군 기반 관리모형인 HCC(Hierarchical Condition Category) 방식까지 논의 범위를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복지부 관계자는 "당초에도 대안적 지불제도를 일차의료에 적용해보겠다는 목표가 있었고, 단순 행위별 수가 외에 묶음수가와 성과보상을 검토해왔다"며 "다만 어디까지를 하나의 묶음으로 볼 것인지에 대한 의견 차이가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산병원 일차의료개발센터가 발표한 HCC 기반 모형은 기본 의료행위 자체를 전체적으로 포괄해 묶는 개념"이라며 "그런 부분까지 폭넓게 검토하다 보니 아직 특정 안을 확정하지 못했고 시간이 다소 걸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부는 지역별 의료자원 격차를 고려해 단일 모델이 아닌 복수 유형의 일차의료 모델을 허용하는 방향도 검토하고 있다. 도시 지역과 농어촌 지역의 의료 환경이 다른 만큼, 동일한 구조를 일괄 적용하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특히 이번 시범사업에서는 의사 단독 진료가 아닌 '다학제 팀 기반' 모델이 핵심 축으로 논의되고 있다. 간호사 등 다양한 인력이 함께 참여하는 팀 기반 관리체계를 통해 환자에 대한 포괄적 관리를 구현하겠다는 구상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환자에 대한 포괄적 관리를 위해서는 의사 혼자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간호사 등 기본 인력이 함께 참여하는 다학제 팀 구성이 필요하다는 게 기본 방향"이라고 말했다.
이미 재택의료센터나 장애인 건강주치의 사업 등에 참여 중인 일부 의원급 기관은 자체적으로 다학제팀을 운영하고 있지만, 그렇지 못한 기관은 거점기관과 연계하는 방식도 검토되고 있다.
복지부는 도시형 모델의 경우 종합병원이나 지역 거점병원이 지원 역할을 맡을 수 있고, 농어촌 지역에서는 보건소·보건지소 등이 거점 역할을 수행하는 형태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환자 중심의 포괄적 관리를 수행할 수 있는 모델이라면 특정 형태만 고집하지 않고 다양한 제안을 받을 예정"이라며 "공모 이후 지정 과정에서 적절성을 평가해 최종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사업 시행 시점에 대해서는 여전히 유동적이라는 입장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당초 계획보다 늦어지고 있는 것은 맞지만, 현장에서 제기된 다양한 의견들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이라며 "최대한 빠르게 추진해 하반기 중 시행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