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마리서치 ‘리쥬란’ 美 허가 안갯속…의약품 분류 시 ‘10년 가시밭길’ 우려

유은제 기자 2026. 5. 2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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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DA와 소통 중” 원론적 답변만…허가 경로·임상 여부는 여전히 비공개
의료기기냐 의약품이냐에 따라 허가 프로세스 ‘극과 극’
리쥬란 제품 이미지/ 이미지 출저=파마리서치 공식 홈페이지

[의학신문·일간보사=유은제 기자]파마리서치가 자사 대표 스킨 부스터 제품 '리쥬란'의 미국 FDA 인허가를 통해 세계 최대 시장 진출 의지를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핵심인 허가 경로는 여전히 안개 속에 가려져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회사 측은 "FDA와 적극적으로 소통 중"이라는 원론적 견해만 밝히고 있을 뿐, 실제 어떤 규제 트랙으로 허가를 추진 중인지에 대해서는 자세한 설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리쥬란의 미국 허가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변수는 FDA의 초기 제품 분류(Classification)다. FDA는 일반적으로 '물리적·공학적 작용'을 기반으로 하는 제품은 의료기기(Medical Device)로, '화학적·생물학적 작용'을 기반으로 하는 제품은 의약품(Drug)으로 분류한다.

문제는 리쥬란의 핵심 성분인 PN(폴리뉴클레오티드) 및 PDRN이 단순한 물리적 보충재를 넘어 세포·조직에 생리학적으로 작용하는 물질로 해석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업계에서는 FDA가 이를 생물학적 활성 물질로 판단할 경우, 단순 의료기기가 아닌 신약 수준의 허가 절차를 요구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의료기기냐 의약품이냐…FDA '제품 분류'가 최대 변수

만약 리쥬란이 의료기기로 분류될 때는 위험도에 따라 510(k), De Novo, PMA 등의 절차를 거치게 된다. 일반적으로 허가 기간은 수개월에서 길게는 수년 수준이며, 임상시험 역시 제한적이거나 선택적으로 요구된다.

반면 의약품으로 분류될 경우 상황은 완전히 달라진다. 평균적으로 7~12년에 달하는 장기 개발 과정을 거쳐야 하며, 임상시험계획(IND) 제출 이후 1상·2상·3상 임상을 단계적으로 수행해야 한다. 이후에도 NDA(신약 허가 신청) 또는 BLA(바이오의약품 허가신청) 절차를 통과해야 한다.

특히 의약품 허가에서 가장 큰 장벽은 '유효성(efficacy)' 입증이다. 리쥬란은 현재 국내에서 피부 개선 및 미용 목적 중심으로 사용되고 있지만, 미국에서 의약품으로 허가받기 위해서는 특정 질환이나 의학적 상태에 대한 명확한 적응증과 치료 효과를 대규모 임상을 통해 입증해야 한다.

업계에서는 단순 피부 개선 효과만으로는 FDA가 요구하는 수준의 방대한 비임상 시험(GLP) 데이터와 안전성·유효성 기준을 충족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이에 본지는 파마리서치 측에 리쥬란이 미국에서 의료기기와 의약품 중 어떤 경로로 허가를 추진 중인지, 임상시험이 실제 진행 중인지 등에 대해 질의했다. 업계에서는 FDA와의 사전 상담 단계일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파마리서치 측은 "FDA와의 적극적인 소통하에 허가를 추진 중"이라면서도 "구체적인 허가 전략과 일정은 사업 전략과 직결되는 사항이라 공개가 어렵다"고 답했다. 이어 "미국 시장에서 PN 기반 제품은 아직 선행 허가 사례가 축적되지 않은 신규 카테고리인 만큼 FDA 역시 신중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안다"라고 설명했다.

결국 본지가 질의한 핵심 사안인 △의료기기 또는 의약품 중 어떤 경로를 검토 중인지 △의약품 분류 가능성이 있는지 △대규모 임상시험이 필요한 상황인지 등에 대해서는 명확한 답변이 나오지 않았다.

특히 파마리서치는 추가 질의 과정에서 "현재 리쥬란은 미국 허가를 준비 중이며, 미국 진출을 위해서는 FDA 승인 및 임상이 필요해 일정 수준 이상의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리쥬란의 미국 진출이 이미 상당 부분 구체화한 단계라기보다는, 아직 제품 분류와 규제 전략을 설정하는 초기 단계에 가까운 것 아니냐는 해석도 제기된다.

리쥬란의 미국 허가는 단순히 "FDA와 소통 중"이라는 표현만으로 설명될 사안이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FDA가 제품을 의료기기로 볼지, 의약품으로 볼지에 따라 허가 기간과 비용, 임상 규모 자체가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 진출 기대감이 기업 가치에 상당 부분 반영된 상황에서, 투자자와 시장이 반드시 알아야 할 최소한의 '규제 리스크'에 대해서는 보다 투명하고 책임 있는 설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