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톡신 3사, 1분기 실적 질주…균주 소송은 안개 속
연내 민사 2심·미국 항소 결정

| 서울=한스경제 허승아 기자 | 자체 보툴리눔 균주를 보유한 국내 대표 톡신 기업 3사가 수년간 균주 도용을 두고 내전중인 가운데 올해 1분기 글로벌 시장 확대에 힘입어 성장세를 이어갔다.
21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보툴리눔 톡신 사업 매출은 휴젤이 646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메디톡스 532억원, 대웅제약 519억원 순으로 집계됐다. 3사의 보툴리눔 톡신 매출 합계는 1697억원 규모다.
▲ 3사 1분기 매출… 수출 중심 성장
기업별로 보면 휴젤의 주력 제품인 '보툴렉스'가 3사 중 가장 높은 매출을 기록했다. 휴젤은 올해 1분기 전체 매출 규모가 30% 성장한 가운데 톡신 부문 매출이 64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387억) 67% 급증하며 전체 성장을 견인했다. 이 같은 성장 배경에는 글로벌 시장 선점 효과가 있다는 분석이다. 휴젤은 3사 중 유일하게 미국, 중국, 유럽에 모두 진출한 상태다.
대웅제약의 '나보타'는 1분기에 약 519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국내 매출은 95억, 해외 매출은 424억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나보타는 전체 매출의 약 84%가 수출에서 발생하는 대표적인 수출 주도형 품목으로 미국 미용 톡신 시장에서 점유율 14%를 달성하는 등 북미 시장에서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메디톡스는 톡신 제품군과 히알루론산 필러 '뉴라미스'를 합쳐 약 532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해외 수출이 332억원, 국내 200억원을 기록하며 국내와 해외 매출이 고르게 분포했다.
회사는 차세대 톡신 '뉴럭스' 전환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 완제품 공장 건립을 추진하는 등 해외 생산 기지 확보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 균주 전쟁…9년째 소송전
성장세와는 별개로 기업 간의 법적 분쟁은 수년간 이어지며 경영의 최대 변수로 남아 있다. 국내에서 가장 먼저 균주 상업화에 성공한 메디톡스는 후발주자인 대웅제약과 휴젤을 상대로 균주 및 제조공정 도용 의혹을 제기하며 소송 중에 있다.
가장 주목받는 소송은 메디톡스와 대웅제약 간의 민사 2심이다. 앞서 1심 재판부는 메디톡스의 손을 들어주며 대웅제약에 400억원의 배상과 균주 인도, 제품 폐기 및 제조·판매 금지를 판결한 바 있다. 현재 대웅제약의 항소로 2심이 진행 중이며 이르면 연내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필요한 절차에 따라 성실히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웅제약 관계자도 "재판 과정에 대해 성실하게 이행하고 따르고 있다"면서 "소송 결과가 나올 시기는 빠르면 연말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휴젤 역시 메디톡스와의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소송전에서 승소했으나 메디톡스가 이에 불복해 미국 연방순회항소법원(CAFC)에 항소를 제기하면서 법정 공방의 불씨가 완전히 꺼지지 않은 상태다.
국내 보툴리눔 톡신 산업에서 가장 먼저 균주 상업화에 성공한 기업은 메디톡스다. 업계에 따르면 해당 균주는 미국에서 연구 활동을 하던 양규환 박사가 1970년대 귀국 과정에서 국내로 들여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메디톡스의 정현호 대표는 양 박사의 제자로 이 균주를 기반으로 2006년 국내 최초 보툴리눔 톡신 제제인 '메디톡신'을 상용화했다.
대웅제약과 휴젤 역시 각각 자체적으로 균주를 확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균주 확보 경위와 출처를 둘러싸고 논란이 이어지면서 기업 간 소송전으로까지 확산됐다.
대웅제약은 2013년 '나보타' 품목허가 과정에서 경기도 용인 공장 인근 축사 주변 토양에서 균주를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휴젤은 2002년 상한 콩 통조림에서 균주를 발견해 분리·동정에 성공했다고 밝히고 있다.
균주 싸움을 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일반적인 합성 의약품은 특허가 만료되면 누구나 제네릭을 만들 수 있지만 보툴리눔 톡신은 다르다. 이 균주는 국가 전략물자이자 바이오테러 물질로 분류되어 세계적인 균주 기탁 협회에서도 분양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균주 확보 자체가 시장 진입장벽으로 작용한다.
업계 관계자는 "분쟁 시작이 올해로 9년째 진행 중이다"며 "각 사의 연간 보툴리눔 톡신 매출이 수천억원인 만큼 소송 결과에 따라 사업 자체가 흔들릴 수 있는 문제"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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