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DA 실시간 임상시험 출범…한국도 ‘AI 임상 플랫폼’ 대응 서둘러야
신약개발 기간 단축 가능성…국내 CRO·바이오파마 선제 대응 필요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최근 발간한 '글로벌 바이오헬스산업동향 Vol.589'를 통해 FDA의 RTCT 파일럿 프로그램 추진이 신약개발 운영 방식과 글로벌 규제 대응 전략을 바꿀 수 있다고 평가했다.
진흥원은 "FDA의 RTCT 이니셔티브는 AI, 클라우드 인프라, 규제 개혁을 결합해 임상 연구를 더 빠르고 안전하며 투명하게 만들기 위한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며 "2026년 하반기 파일럿 결과가 국내 임상시험 산업과 규제 대응 전략 수립의 핵심 기준점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FDA는 지난 4월 28일 아스트라제네카와 암젠이 개시한 개념증명 임상시험을 통해 안전성 신호와 시험 종료점 데이터가 실시간으로 FDA에 보고되는 기술적 가능성을 공식 확인했다.
FDA는 2026년 여름 RTCT 파일럿 프로그램 출범을 앞두고 정보요청서(RFI)를 발표하고 5월 29일까지 의견을 수렴한 뒤 7월 최종 선정 기준을 결정해 8월 파일럿 참여 프로그램 선정을 추진 중이다.
'RTCT'는 임상시험 데이터가 생성되는 즉시 FDA에 전송·공유되는 새로운 임상시험 운영 모델로 기존에는 시험기관 자료수집, 의뢰사 분석, FDA 보고가 순차적으로 이뤄졌지만 핵심 데이터 신호가 수일 내 규제기관에 도달하는 구조 전환이 이뤄진다.
FDA 추정에 따르면 신약개발 전체 기간의 약 45%가 데이터 수집·분석·제출 지연에서 발생하는 행정적 대기 시간으로 구성돼 있으며 RTCT가 이러한 비효율을 줄일 경우 임상 개발 기간을 20~40% 단축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FDA는 RTCT를 장기적으로 연속 임상시험을 구현하기 위한 기반으로 보고 1상·2상·3상으로 분리된 기존 임상 단계를 단일의 연속적 개발 과정으로 통합해 단계 간 중단 기간을 줄이겠다는 구상.
이번 RTCT 체계의 핵심 기술은 미국 헬스테크 기업 패러다임 헬스의 클라우드 기반 플랫폼으로 환자의 전자건강기록(EHR)과 기타 데이터 소스에서 임상 데이터를 직접 수집해 FDA와 임상시험 의뢰사에 실시간으로 전달하는 구조를 갖췄다.
이 과정에서 FDA는 의뢰사와 사전 협의를 거쳐 신호 보고 기준을 설정하고 플랫폼을 통해 수신한 데이터를 독립적으로 검증한다.
이는 규제기관이 사후 자료 수령자에서 임상시험 진행 중 안전성과 유효성 신호를 확인하는 능동적 모니터링 주체로 전환되는 것을 의미한다는 게 진흥원의 평가.
AI 기반 데이터 처리 체계도 RTCT 확산의 핵심 인프라로 제시됐다. FDA 파일럿 프로그램은 연구 설계와 구현, 성공 평가 지표, 안전성 모니터링, 약물 용량 선택 최적화, 안전성 신호 식별 등 임상시험 전 과정에서 AI가 수행할 역할을 중심으로 설계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RTCT는 바이오파마, CRO, CDMO, 연구기관 등 신약개발 생태계 전반의 운영 전략 변화를 요구할 것으로 보이는데 실시간 데이터 처리 역량과 AI 인프라를 확보한 기업이 글로벌 임상시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
다만 RTCT 확대를 위해서는 임상시험의 맹검 유지 상태에서 FDA가 실시간 안전성·유효성 신호를 확인할 경우 의뢰사에 어떤 방식으로 피드백할지에 대한 운영 프로토콜이 정립돼야 한다.
또한 병원과 기관별 시스템 간 데이터 상호운용성, 실시간 데이터 교환 과정의 사이버 보안, 환자 개인정보 보호, 중간 신호 해석 기준 표준화 등 기술적·제도적 과제도 남아 있는 상황.
진흥원은 이 같은 변화가 속에 한국 바이오헬스 산업에도 직접적인 시사점을 던진다고 평가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등 글로벌 CDMO·바이오시밀러 기업과 다수의 CRO를 보유한 한국이 RTCT 인프라를 조기에 확보할 경우 글로벌 임상시험 허브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진흥원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FDA의 RTCT 파일럿 설계 결과를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국내 RTCT 도입을 위한 규제 프레임워크 정비와 실시간 데이터 공유 인프라 표준화, 글로벌 규제기관 간 데이터 상호운용성 협력 논의에 선제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 진흥원은 "국내 CRO와 바이오파마 기업도 RTCT 기술 플랫폼 자체 구축, 글로벌 기업과의 파트너십, EHR 기반 실시간 데이터 수집 체계 정비, FDA RFI 의견 제출을 통한 파일럿 참여 가능성 검토 등을 적극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