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짓누른 리스크 털어낸 삼전, 하닉과 날아오르나… 노사 극적 합의에 투자자 안도
협상 속보에 요동친 주가… 장중 급락 후 소폭 상승 마감
증권가 “파업 리스크 해소, 높은 주가 탄력성 보일 것”
R&D 위축 우려에 소액주주 소송 조짐… 후유증 불씨 여전

삼성전자 노사가 총파업 예고일을 한 시간 앞두고 20일 밤 극적인 잠정합의를 이끌어냈다. 그간 파국을 염려하던 투자자들 사이에서 안도의 한숨이 흘러나오면서 주가 상승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특히 글로벌 반도체 패권 경쟁이 치열한 시점에 노사 갈등이 길어질 경우 기업 가치가 훼손될 수 있다는 주주들의 우려가 해소되면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인공지능(AI) 열풍에 기반한 반도체 상승세가 여전한 만큼, 노사 리스크를 털어낸 삼성전자의 시선이 이제 2분기 실적으로 향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파업 리스크라는 거대한 불확실성이 사라진 만큼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유입되며 주가가 추가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고개를 들고 있다.
20일 주식시장에서 삼성전자 주가는 협상 흐름에 따라 극심한 널뛰기를 장세를 연출한 끝에 전날보다 1.81% 오른 28만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노조 측이 합의 불발과 함께 총파업 돌입을 선언하자 주가는 전날보다 4.36% 급락한 26만3500원까지 추락하는 등 요동쳤다. 이후 이재명 대통령의 긴급조정권 발동 시사 발언과 정부의 중재 노력이 이어지면서 상승 반전하며 마감했다. 한편 또 다른 반도체 대장주인 SK하이닉스는 전날보다 2.35% 오른 178만6000원에 마감했다.
증권가에서는 그동안 파업 우려 탓에 경쟁사 대비 제대로 힘을 쓰지 못했던 삼성전자의 주가 탄력성에 주목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삼성전자는 파업 이슈를 제외하면 업황 펀더멘털은 견고하게 공급자 우위 시장을 지지하고 있다”며 “파업 리스크로 경쟁사 대비 주가가 눌려 있는 점을 고려하면 리스크가 해소될 때 주가의 상승 탄력은 오히려 경쟁사보다 높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기존 37만원에서 57만원으로,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 역시 205만원에서 380만원으로 일제히 상향 조정했다.
반면 극적인 타결에도 불구하고 협상 과정에서 노사와 주주 간에 불거진 갈등 후유증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경고도 나온다.
우선 성과급 지급에 따른 과도한 비용 지출이 장기적으로 연구개발(R&D)이나 신규 시설 투자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오랫동안 쌓인 노사 간의 감정적 골이 단기간에 회복되기 어렵고, 이 과정에서 직원들의 사기 저하와 인재 유출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소액주주 단체들을 중심으로 이번 합의의 핵심인 ‘영업이익 연동형 성과급 제도’가 주주총회 없이 이뤄져 상법상 무효라며 소송을 제기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법적 공방으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앞서 대한민국 주주운동본부는 “근로자 보상 재원과 산정 방식은 회사 재무 건전성과 모든 주주의 이익을 해치지 않는 합리적 틀 안에서 결정돼야 한다”며 일률 지급에 대해 강력히 문제를 제기하고 모든 적법한 절차를 밟겠다고 천명한 바 있다.
김지영 기자 jy1008@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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