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콜릿바 하나 훔친 거 가지고 살인죄급 처벌? 사우샘프턴 '스파이게이트'에 드러난 英 축구계 온정주의

김태석 기자 2026. 5. 21.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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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일레븐> 김태석 기자

사우샘프턴이 상대팀 염탐 행위로 승격 기회를 박탈당하자, 징계가 과하다는 목소리가 영국 축구계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EFL은 20일 사우샘프턴에 2025-2026 잉글랜드 챔피언십 디비전(2부) 승격 플레이오프 결승 진출 자격 박탈과 함께 2026-2027시즌 승점 4점 삭감 징계를 내렸다. 사우샘프턴은 미들즈브러를 상대한 승격 플레이오프 1·2차전에서 합계 스코어 2-1 승리를 거두며 결승에 진출했으나, 이번 징계로 승격 도전 자체가 무산됐다.

승격 여부가 걸린 중요한 경기에서 상대팀 훈련장을 몰래 염탐하다 발각된 꽤나 시끄러운 스캔들이다. 그런데 EFL이 사우샘프턴의 승격 기회 자체를 박탈해버리자, 징계가 지나치게 과한 것 아니냐는 의견이 영국 축구계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영국 매체 <미러>에 따르면, 게리 리네커는 자신의 팟캐스트 <더 레스트 이즈 풋볼>에서 "아이폰으로 촬영하는 행위는 정말 오랫동안 계속되어 왔다. 그리고 그런 걸로 뭘 얻어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규칙을 어겼다는 건 알지만, 거액의 벌금 정도면 충분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우샘프턴 레전드 매튜 르 티시에도 징계 수위에 의문을 드러냈다. 르 티시에는 "최대한 중립적으로 보려고 하지만 그래도 처벌이 다소 과하다. 동네 편의점에서 초콜릿바 하나 훔친 것뿐인데 마치 살인죄로 재판받는 기분"이라며 "분명 잘못했고, 관련 규정도 존재했다. 사우샘프턴도 처벌 자체는 받아들였다. 하지만 실제 저지른 잘못에 비해 처벌이 과하다는 점에 모두가 놀라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사이먼 조던 전 크리스털 팰리스 구단주 역시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조던 전 구단주는 <토크스포츠>와 인터뷰에서 "정말 이상한 결정이다. 2019년 리즈 유나이티드는 20만 파운드(약 4억 원) 벌금만 냈다. 그런데 이번에는 2억 5,000만 파운드(약 5,032억 원) 가치가 걸린 경기에서 퇴출당했다"라며 "이건 너무 큰 차이다. 사우샘프턴이 분개하는 건 당연하다. 지나치게 과한 조치다. 놀랍다"라고 말했다.

이는 "잘못은 인정하지만 징계는 비례하지 않는다"라고 주장했던 필 파슨스 사우샘프턴 CEO의 입장과도 일맥상통한다.

사우샘프턴 전 감독 해리 레드냅 역시 BBC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벌금을 크게 물 거라고는 생각했지만 이런 수준은 예상하지 못했다"라며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어리석은 행동이긴 했다. 하지만 훈련 장면을 잠깐 촬영한 것으로 뭘 할 수 있겠나? 플레이오프 결승 퇴출은 정말 너무 가혹한 처벌"이라고 말했다.

반면 이번 '스파이게이트'를 사실상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톤다 에케르트 감독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현역 시절 사우샘프턴에서 활약했던 리키 램버트는 "희생은 불가피하다. 나무 뒤에 숨어 카메라로 촬영한 결과가 2억 파운드 규모의 징계와 승점 4점 삭감, 그리고 선수들의 프리미어리그 복귀 꿈 좌절로 이어졌다"라며 "누군가는 책임져야 한다. 그런 결정을 내린 사람이 책임져야 한다"라고 말하며 에케르트 감독 경질 필요성을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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