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스타벅스 쇼크' 달라진 분위기…신뢰 회복 가능할까

신현숙 기자 2026. 5. 21.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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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탱크데이' 후폭풍…정용진 회장 사과에도 여파 지속, 불매 확산 조짐
점심시간 여의도 매장 가보니 자리 여유, 경쟁 브랜드는 만석 '대비'
브랜드 이미지 악화 불가피…납득 가능한 재발방지 방안 마련 급선무
20일 서울 여의도 한 스타벅스 매장. [사진=신현숙 기자]

국내 최대 카페 브랜드 스타벅스코리아의 이른바 '탱크데이' 논란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가히 쇼크 수준이다. 스타벅스를 계열사로 둔 신세계그룹 역시 대표 해임과 함께 정용진 회장의 대국민사과까지 즉각적으로 대응했지만 여전히 정치권과 지역사회 중심으로 비판이 커지는 한편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중심으로 불매 움직임까지 확산되는 모습이다. 스타벅스의 향후 브랜드 신뢰 회복 여부에 업계 관심이 쏠린다.

21일 카페업계에 따르면, 스타벅스는 지난 18일부터 시작된 탱크 텀블러 프로모션 과정에서 '탱크데이', '책상에 탁' 등의 문구를 사용했다. 해당 표현이 5·18민주화운동과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을 연상시킨다는 지적이 제기됐는데 하필 프로모션 개시일이 공교롭게도 '5·18민주화운동 기념일'과 맞물리면서 논란은 눈덩이처럼 커졌다.

이에 스타벅스는 즉시 프로모션을 중단하고 애플리케이션(앱)과 홈페이지 내 이벤트 페이지 운영을 멈췄다. 아울러 "엄중한 역사적 의미를 가진 5·18 광주 민주화운동과 연관된 내용이 매우 부적절하게 사용됐음을 인지했다"며 "행사를 시작하기에 앞서 해당 콘텐츠가 내부에서 철저하게 검수되지 못해 물의를 일으킨 점 사죄드린다"고 사과했다.

그럼에도 여론이 빠르게 악화되자 신세계그룹은 부적절한 마케팅 진행에 대한 책임을 물어 손정현 스타벅스 대표와 담당 임원을 해임 조치하고 관련 임직원에 대한 징계 절차에도 착수했다.

이어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은 대국민 사과문을 냈다. 그는 사과문에서 "이번 사안은 이 나라 민주주의를 위해 헌신한 모든 분들의 고통과 희생을 가볍게 여긴 변명의 여지가 없는 잘못"이라며 "그룹 전체의 역사 인식과 감수성이 부족했다는 사실을 무겁게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신세계그룹은 동시에 이번 사안의 발생 경위와 승인 절차를 조사하고 전 계열사를 대상으로 마케팅 콘텐츠 검수 과정을 재점검하겠다는 방침이다.

스타벅스 글로벌 본사 역시 별도 성명을 통해 "고의는 아니었으나 이런 일은 결코 일어나서는 안 됐다"며 조직 내부 통제와 교육을 강화하겠다고 사과했다.

◇대통령까지 나서 비판, 커지는 불신

스타벅스 논란은 쉬이 꺼지지 않고 있다. 대통령부터 정치권과 지역사회에서 스타벅스 비판이 거세다. 이재명 대통령은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대한민국 공동체와 기본적 인권, 민주주의 가치를 부정하는 이런 저질 장사치의 비인간적 막장 행태에 분노한다"고 지적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광주지역 정치권에서는 관련 진상조사와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광주시교육청도 항의와 함께 공식 사과 및 내부 검수 체계 개선을 촉구하는 서한을 전달했다.

소비자 반응도 비슷한 상황이다. 20대 대학생 A씨는 "대기업 홍보 자료에 아직도 이런 표현이 쓰일 줄 몰랐다"며 "윗선까지 승인이 났기 때문에 이벤트가 올라갔다고 생각해 브랜드 불신이 커졌다"고 말했다. 이어 "한동안은 불매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30대 직장인 B씨는 "평소 본능적으로 스타벅스를 가는 경향이 있었는데 이번 일로 실망했다"며 "앞으로 이용을 자제하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온라인을 중심으로 불매 움직임도 감지된다. 스타벅스 앱 탈퇴 인증이나 대체 카페 이용 인증 게시물이 확산 중이고 일부 이용자들은 "당분간 스타벅스를 이용하지 않겠다"는 반응도 보인 상태다.

◇단순 실수가 아닌 검수 체계 '허점'

매장 현장에서는 불매 움직임이 온라인에서 벌어지는 만큼 즉각적으로 체감되는 수준까지는 아니었지만 분위기는 이전과 달랐다. 20일 점심시간대 서울 여의도 일대 스타벅스 매장들과 인근 타 브랜드 카페 여러 곳을 둘러본 결과 스타벅스 매장에는 평소보다 좌석 여유가 있는 모습이었다. 일부 매장에서는 대기 줄 없이 바로 주문이 가능했고 좌석 회전도 비교적 빠르게 이뤄졌다. 평소 사람이 많이 몰리는 점심시간 때 스타벅스 매장은 만석이거나 빈자리를 찾기 힘든 경우가 많았다. 물론 직장인과 외국인 고객들의 방문은 이어졌고 모바일 주문 후 음료를 찾아가는 테이크아웃 이용객도 눈에 띄었다. 

반면 인근 경쟁 브랜드 매장들은 이용객이 몰리며 주문 대기와 만석 상태가 이어지는 모습도 나타났다. 논란 직후인 만큼 실제 불매 영향 여부를 지금의 현장 분위기만으로 단정하긴 어려운 측면이 있다.
20일 서울 여의도 한 스타벅스 매장이 한산하다. [사진=신현숙 기자]
20일 서울 여의도 또 다른 스타벅스 매장. [사진=신현숙 기자]
20일 서울 여의도의 한 커피 전문점 내부. [사진=신현숙 기자]

유통업계에서는 이번 사안이 단순 문구 실수를 넘어 기업의 검수 체계에 허점이 생겼다는 것에 주목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형 기업에서 이런 마케팅이 승인된 것 자체가 이해하기 어렵다"며 "내부에서 큰 문제로 인식하지 못했고 초반 대응도 안일했던 점이 더 큰 문제"라고 얘기했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마케팅을 진행할 때는 특정 표현이 가진 역사적 의미나 사회적 맥락, 온라인상에서의 사용 방식 등을 사전에 충분히 검토해야 한다"며 "소비자 반응이 즉각적이기 때문에 작은 표현 하나도 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하는 시대"라고 주장했다.

이번 일로 브랜드 이미지 악화는 불가피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특히 스타벅스처럼 충성 고객층이 두터운 브랜드일수록 소비자 기대치가 높기 때문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단기적으로 소비자 신뢰에 부담이 있을 수 있다"며 "다만 장기적인 브랜드 가치에 미칠 영향은 향후 대응에 달려 있다"고 부연했다.

결국 스타벅스 브랜드 신뢰 회복의 관건은 재발 방지책의 구체성과 소비자가 납득할 수 있는 설명으로 보인다. 단순 사과에 그치지 않고 어떤 경로로 문구가 승인됐는지 향후 검수 절차를 어떻게 바꿀지 확실히 설득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신뢰 회복의 여지가 생긴다는 지적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안은 소비자들이 브랜드의 사회적 감수성과 책임을 얼마나 중요하게 보는지 보여준 사례"라며 "내부 프로세스를 점검하고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는 것과 함께 소비자들이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의 설명과 개선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고 역설했다.

[신아일보] 신현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