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호황 삼성 반도체' 최악 위기 일단 피했다…남은 과제는?[영상]
반도체 생산 차질 위기 겨우 피해
극한 갈등으로 노출된 노사·노노 불신은 극복 과제

삼성전자 노사가 총파업을 불과 한 시간 반 앞두고 극적으로 2026년 성과급 잠정 합의서에 서명하면서 인공지능(AI) 시대에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부상한 삼성 반도체는 일단 최악의 위기 국면을 넘겼다.
영업이익 측면에서 유수의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 삼성전자로선 이번 노사 극한 갈등 국면에서 표출됐던 여러 과제 해결을 통해 추가 전진의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는 조언도 적지 않다.
삼전 노사, 파업 1시간 반 앞두고 잠정 합의…천문학적 손실 겨우 피했다
아직 조합원 투표 절차가 남아있기는 하지만 21일로 예정됐던 총파업이 유보되면서, 삼성전자는 반도체 초호황기에 어렵게 잡은 절호의 기회를 생산 차질로 놓치는 최악의 상황은 겨우 피하게 됐다.
앞서 노조는 총파업이 현실화 될 경우 반도체 생산 차질로 하루에 1조 원, 18일 지속 시 최대 30조 원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반도체 생산라인은 24시간 연속 가동을 전제로 설계된 초정밀 공정으로, 가동 중지가 현실화될 경우 천문학적인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파업으로 인한 근로자 이탈에 대비해 공정 속도를 조절하는 웜다운(warm-down) 조치까지 취하는 등 긴박한 상황이었다. 웜다운 상태에서 정상 가동으로 복귀하는 데에도 최소 수 일이 걸린다.

반도체는 국가 중추 산업이라는 점에서 파업 파장이 국가 경제 충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상당했다. 삼성전자가 글로벌 공급망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높은 상황에서 시장 신뢰 하락, 산업 생태계 위축 등 눈에 보이지 않는 손실까지 더할 경우 피해 규모는 최대 100조 원대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왔다. 김민석 국무총리도 17일 대국민담화에서 이 같은 우려를 언급한 바 있다.
유재희 홍익대 전자전기공학부 교수는 "만약 반도체 생산 장비가 정지했다가 재가동될 경우 생산 효율이 크게 낮아질 수 있다"며 "유·무형의 심각한 피해는 물론 노사 갈등이 반복된다면 기업의 신뢰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재근 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교수 역시 "실제 파업으로 이어졌을 경우 생산량 감소, 위약금 지급, 고객 신뢰 하락, 주문 감소 등의 악순환의 고리가 만들어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극적인 잠정 합의, 남은 과제는…노사·노노 신뢰 회복
성과급 협상 과정에서 표출된 '노노(勞勞) 갈등'과 '노사 불신', 빈약한 갈등 조율 능력 등이 대표적인 과제로 꼽힌다. 삼성전자의 경우 몸집이 큰 노조가 어렵게 형성되며 노사 관계가 무르익지 않은 상황에서 예측하지 못한 큰 성과를 거두게 되자 그 혼란이 더 컸다는 평가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명예교수는 "삼성전자 노사는 이번 사안을 노사 관계를 성숙시키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며 "교섭에선 상대방에 대한 태도를 뜻하는 '태도교섭'이 무척 중요한데 양측 모두 미숙했다"고 비판했다.
반도체업 특성상 노사 관계 신뢰는 더 중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박재근 교수는 "반도체업 특성상 생산량 조정과 투자 등 이른바 타이밍이 매우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선 노사 사이의 신뢰 관계가 바탕이 돼야 신속한 결정을 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초기업노조의 최승호 위원장은 잠정 합의안 도출 후 "저희 내부 갈등으로 국민께 심려를 끼쳐 송구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아울러 "조합원 소통에 집중하겠다. 앞으로 삼성전자 노사 관계 안정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사측 협상 대표인 여명구 부사장(피플팀장)도 "이번 잠정 합의가 상생의 노사 관계를 만들어나갈 수 있는 출발점이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수십조 원대 성과급 갈등 과정에서는 기업과 연계된 수많은 협력 업체들도 위기와 상대적 박탈감에 노출된 만큼, 노사 모두 이들과의 상생 협력 강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조언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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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박요진 기자 truth@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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