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총통과 대화할 것”… 트럼프, 푸틴과 밀착한 시진핑에 견제구

권순욱 2026. 5. 21. 0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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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러 밀착에 견제구… “시진핑·푸틴 회담 좋은 일, 나는 둘 다와 잘 지내”
45년 금기… 미·중 수교 이후 첫 ‘현직 대통령-대만 총통’ 직접 통화 예고
“대만이 반도체 가져갔다”… 무기 판매 이어 칩까지 ‘협상 카드’ 활용 시사
이란엔 군사 타격 경고… “핵보유 용납 불가, 중간선거 쫓겨 서두르진 않아”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상회담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밝히면서도, 라이칭더 대만 총통과의 통화 가능성을 시사하며 중국을 압박했다. 미중 수교 이후 미국 현직 대통령이 대만 총통과 직접 대화한 선례가 없는 만큼, 실제 통화가 성사될 경우 미중 관계는 격랑에 휩싸일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백악관 취재진과의 문답과 해안경비대사관학교 졸업식 축사를 통해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의 회담을 두고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의 회담이) 좋은 일이라고 본다”며 “나는 둘 다와 잘 지낸다”고 언급했다.

그는 시 주석이 푸틴 대통령과의 회담 계획을 사전에 자신에게 귀뜸해 주었다는 사실을 공개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중국 측이 마련한 푸틴 대통령 환영행사를 두고 “본인의 환영행사만큼 좋았는지는 모르겠다”며 특유의 화법으로 묘한 신경전을 벌였다.

이번 푸틴 대통령의 방중은 트럼프 대통령이 국빈 자격으로 중국을 떠난 지 불과 나흘 만에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앞서 시 주석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대등한 공존’을 요구한 직후 곧바로 러시아와의 밀착을 과시했는데, 이는 미국을 견제하려는 의도가 깔린 행보라는 게 정계의 분석이다.

중국의 외교적 견제구에 트럼프 대통령은 ‘대만 카드’로 즉각 응수했다. 대만에 대한 미국의 무기 수출과 관련해 라이칭더 대만 총통과 통화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그와 얘기할 것”이라며 “대만 문제를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확답했다.

구체적인 통화 시점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으나 “나는 누구와도 얘기한다”며 시 주석과도 아주 좋은 회담을 마쳤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미국이 1979년 중국과 수교하며 대만과 공식 외교관계를 단절한 이래, 현직 미국 대통령이 대만 총통과 직접 대화한 적은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이던 2016년 12월 당선인 신분으로 차이잉원 당시 대만 총통과 통화했다가 중국 정부의 거센 항의를 받은 바 있다. 이번 발언 역시 시 주석의 러·중 밀착 행보에 대한 불만을 표시하고 압박을 가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미중정상회담 직후 대만으로의 무기 판매를 대중국 협상 카드로 활용할 수 있음을 내비쳐 미국의 대만 안보 공약이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았다. 이날 역시 그는 반도체 산업을 언급하며 “내가 (백악관을) 떠날 때쯤 우리는 칩 사업의 50% 가까이를 갖게 될 것이다. 지금 우리에겐 사실상 전무하다. 다른 곳들이 가져갔고 대만이 가져갔다”고 발언해 대만을 향한 강경한 통상 압박도 예고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문제와 관련해서도 초강경 태세를 유지하며 강도 높은 합의 압박을 이어갔 이란의 핵무기 보유는 결코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한 그는 “이란을 더 강력하게 쳐야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라며 군사행동 가능성까지 열어두었다. 이란이 핵무기를 확보해 중동을 타격한 뒤 최종적으로 미국을 겨냥하도록 방치하지 않겠다는 경고다.

그는 다가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의식해 이란 사태 해결을 무리하게 서두르는 것 아니냐는 취재진의 세간의 의구심에 대해서는 “모두가 중간선거를 얘기하지만 나는 전혀 서두르지 않는다”고 일축하며 독자적인 외교 타임라인을 고수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권순욱 기자 kwonsw8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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