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리포트] 화장품 대신 '소주병 참기름'…K-방앗간 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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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먼센스] 과거 명동에서 로드숍 화장품을 쓸어 담거나 마트에서 대용량 과자를 사던 일본인 관광객의 쇼핑 동선이 바뀌었다. 이제 그들은 서울의 오래된 전통시장 골목, 고소한 냄새가 진동하는 방앗간으로 향한다. 방앗간 투어 열풍에 일본 현지 미디어도 한국의 전통시장을 조명했다. 지난 2025년 1월, 일본 후지 TV 네트워크의 예능 프로그램 <프라이빗 제트 투어 일본 및 한국: 요시미 히로시의 셀러브리티 푸디 고급 식사 투어!>에서는 한국의 프리미엄 참기름 전문점인 퀸즈버킷을 직접 방문했다. 방송에 참여한 출연진들은 고온 추출 방식을 쓰지 않아 원래의 향과 맛, 영양이 그대로 살아있는 한국식 참기름을 맛보고 감탄했다.
또 일본의 유명가수 사시하라 리노는 유튜브 채널 <사시하라 채널>에서 라면에 참기름을 뿌려 먹는 영상을 올려 화제를 모았다. 사시하라리노는 참기름을 넣은 뒤 "맛이 달라졌다. 진짜 맛있다"고 말해 화제를 모으기도. 모델 코지마 하루나는 유튜브 채널 <HARUNA KOJIMA's cat nap>의 한국 여행 브이로그에서 방앗간을 방문하는 모습을 공개했다.
이처럼 방앗간 기름은 일본인 관광객들 사이에서 여행 필수 기념품으로 자리 잡았다. 실제로 인스타그램이나 X(옛 트위터) 등 소셜 미디어에는 #韓国旅行購入品(한국여행구입품)이라는 해시태그를 검색하면 방앗간 방문기나 참기름 쇼핑 인증샷을 쉽게 볼 수 있다. 이른바 'K-기름'을 맛본 일본 현지인의 반응은 향과 신선함에 집중됐다. "일본에서 판매되는 제품의 향의 깊이가 다르다", "눈 앞에서 압착해 병에 담아주니 신선도가 높다" 등의 반응이 잇따른다.

K-레시피 핵심ㆍ가심비 자극
왜 지금 일본인들은 한국의 방앗간 기름에 열광할까? 우선 일본에서 들기름을 영양제 대용의 최고급 건강식품이다. 이는 들기름의 주재료인 들깨가 식물성 오메가-3를 60% 이상 함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초고령화 사회인 일본에서는 국가 차원에서 혈관 건강과 치매 예방을 강조하며, 오메가-3 지방산을 매일 일정량 이상 섭취하라고 권고한다고. 참기름에는 몸의 산화를 막고 콜레스테롤을 관리하는 데 효능이 있다. 천연 항산화 물질인 리그난이 풍부하기 때문. 리그난은 세포 노화를 방지하고, 간 기능을 보호한다. 뿐만 아니라 참기름은 전체 지방 성분 중 약 80% 이상이 몸에 좋은 불포화 지방산으로 이루어져 있어 나쁜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혈액 순환을 원활하게 돕는다. 아울러 소염 작용으로 체내 만성 염증을 줄이는 데 기여하고, 비타민 E가 풍부해 피부 장벽을 강화하고 보습을 돕는다.
동시에 일본 현지에서는 K-레시피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데, 그 중심에 들기름과 참기름이 있다. 특히 참기름은 뚜껑을 열자마자 퍼지는 진하고 묵직한 풍미로 K-푸드의 핵심 조미료로 통하고 있다. 예를 들어 메밀국수에 참기름을 두르거나, 잡채와 나물 등에 참기름을 떨어뜨려 풍미를 돋우는 것. 또 들기름과 참기름은 일본 전통 요리와도 궁합이 좋다. 냉두부나 튀김 등에 더하면 요리에 감칠맛이 더해진다고.
방앗간의 K-오일의 생산방식과 저렴한 가격은 일본 관광객의 가심비를 자극했다. 일본에도 들기름이 있지만, 국내의 저온압착 방식으로 생산된 들기름은 마트나 백화점에서 소량 단위로 비싸게 판매된다. 또 대량 생산돼 유통 과정을 거치다보니 산패에 민감한 오메가-3 특성상 신선도가 떨어질 우려도 있다. 반면 한국 방앗간에서는 갓 짜낸 신선한 들기름을 일본에 비해 저렴한 가격으로 넉넉한 양을 구매할 수 있다. 게다가 전통방앗간에서 저온 압착 방식으로 즉석 착유한 기름을 받는 과정은 풍미와 시각적 재미를 주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여행 캐리어 내에서 부피를 많이 차지하는 김이나 과자 상자에 비해, 기름은 작은 병 하나로 가치를 전할 수 있어 실용적인 선물로 인식된다고.

'진짜' 참기름ㆍ들기름 고르는 법
기름을 고를 땐 반드시 확인해야 할 3가지가 있다. 우선 원재료명을 확인한다. 제품 뒷면의 원재료명에 다른 첨가물이나 참깨 가루(참깨박) 없이 '100% 통참깨·통들깨' 혹은 '국산 100%'로만 명시된 제품을 골라야 신선도와 영양이 높다. 두 번째로 착유 방식을 살핀다. 고온 착유는 깨를 태우듯 짜내어 탄내가 날 뿐만 아니라 발암물질(벤조피렌) 검출 및 영양소 손실 위험이 있으므로, '저온 압착' 또는 '냉압착'으로 표기된 제품을 택한다. 만약 진짜 참기름, 들기름인지 궁금하다면 병을 위아래로 흔든 뒤 거품을 관찰하자. 거품이 금방 사라지면 진짜 기름이며 오래 남아있거나 층이 생기면 다른 기름이 섞였을 확률이 높다. 또 다른 기름이 섞인 참기름은 냉장고에 넣었을 때, 뿌옇게 굳거나 덩어리가 생긴다.
비슷해 보이지만 참기름과 들기름 사이에는 명확한 차이가 있다. 볶은 참깨를 압착해 짜내 맑고 투명한 황금빛과 깊은 풍미가 특징인 참기름은 직사광선을 피한 서늘한 상온에 보관한다. 냉장 보관 시 오히려 향이 날아간다. 비빔밥, 불고기 양념, 나물무침, 고기 기름장 비빔밥, 드레싱 요리에 알맞다. 볶은 들깨를 압착해 구수한 맛이 나는 들기름은 구이, 볶음, 국물 요리에 좋고, 볶지 않고 짠 생들기름은 샐러드 등 생식용으로 적합하다. 산패가 빠르므로 개봉 후 반드시 냉장 보관하고 1개월 이내에 섭취하는 것이 좋다. 참기름과 들기름을 8:2 비율로 섞으면 보관 기간이 늘어난다. 요리할 땐 주의할 점이 있다. 참기름과 들기름은 발연점이 약 160°C~170°C로 낮다. 때문에 뜨거운 팬에 처음부터 넣고 오래 볶거나 튀기면 기름이 타면서 몸에 해로운 성분이 생길 수 있다. 반드시 요리의 마지막 단계에 불을 끄고 한 바퀴 두르는 방식으로 사용해야 안전하고 향이 잘 살아난다.
일본관광객이 간 그 방앗간

'기름 성지' 충북제유소
일본인 관광객들의 성지인 중부시장 기름골목에 위치했다. 일본인 관광객들이게 유명세를 탄 배경은 갓 짜낸 기름에 있다. 주문하면 즉석에서 압착해 기름을 짜 풍미를 살렸다.
주소 서울 중구 을지로32길 36-11 충북제유소

'북촌 터줏대감' 대구참기름집
1975년 문을 연 곳으로 옛날 방식 그대로 국산 참깨를 이용해 참기름을 내린다. 북촌 계동길 주민들이 참기름을 짜러 오는 동네 터줏대감으로 품질에 대한 신뢰가 높다. 북촌 한옥마을에 위치하고 있어 고즈넉한 골목길을 걷다가 자연스럽게 향할 수 있는 곳이다.
주소 서울 종로구 계동길 67

'인증샷 필수' 칠보상회
전통시장 특유의 레트로 감성을 느낄 수 있다. 투명한 소주병과 색색의 플라스틱 뚜껑은 그 자체로 독특한 기념품이 된다. 방앗간 내부의 기계와 소주병이 진열된 모습은 SNS 인증샷 필수 코스로 인기를 끄는 중.
주소 서울특별시 중구 오장동 14-1

'프리미엄 오일' 쿠엔즈버킷
전통적인 앗간을 현대적이고 감각적인 공간으로 재해석한 프리미엄 K-오일 브랜드의 선두 주자. 원적외선 로스팅 기계로 비교적 낮은 온도에서 깨를 고르고 투명하게 볶아 착유한다. 또 고급스러운 유리병 패키지는 선물용으로 적합하다.주소 서울 중구 퇴계로64길 5-4 쿠엔즈버킷
클릭으로 만나는 온라인 방앗간

'헤리티지 브랜드' 프로제산내
글로벌 수출을 목표로 론칭한 브랜드로, 경북 경주시 산내면에 있는 외할어버지의 산내방앗간에서 연구를 거쳐 탄생했다. 로스팅 온도에 따라 2가지 맛으로 구분된다. 160℃에서 부드럽게 볶아 은은한 땅콩 향이 감도는 버전과, 180℃에서 로스팅해 깨 고유의 진하고 묵직한 고소함을 살린 버전이 있다.
문의 @projetsanne

'데이터로 로스팅' 방유당
기름 향의 고소함, 신선감, 풍미의 강도를 세밀하게 데이터화하고 분석해 가장 최적의 향을 구현했다. 커피 원두를 고르듯 참기름을 선택할 수 있다. 중약도 로스팅을 통해 은은한 견과류 향이 감돌아 샐러드나 가벼운 요리에 어울리는 S2와 중강도 로스팅으로 스모키하고 짙은 고소함이 있는 S4가 있다.
문의 @bangyudang_official

'부드러운 고소함' 브로스라팡
외국인이 참기름을 처음 접했을 때 느끼는 거부감을 줄이는데 초점을 맞췄다. 매일 달라지는 기온과 습도까지 계산하여 세심하게 로스팅 온도를 조절한다. 일정한 퀄리티의 부드러운 풍미를 유지하는 게 특징이다.
문의 @broslapin

'힙스터 겨냥한' 수기
창업자인 어머니 성함을 따서 만든 식품 브랜드로, 미국 시장을 겨냥했다. 흰색 통참깨를 사용하며 풍미와 균형을 중시하는 전통적인 방식으로 생산한다. 한복, 비녀 등 한국의 전통 요소를 캐릭터로 재해석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매력적인 K-푸드로 자리 잡는 중.
문의 @sookifoods
김지은 기자 a051903@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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