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에겐 동맹 명분 안 통해… 결정적 순간 미국 편인지만 본다”

노석조 기자 2026. 5. 21. 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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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회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
트럼프 1기 비서실장
믹 멀베이니 인터뷰
믹 멀베이니 미국 백악관 전 비서실장이 19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본지와 인터뷰하고 있다. 제17회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ALC)에 연사로 나선 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호르무즈 사태 등 결정적 순간에서 한국이 같은 편인지 알고 싶어 한다”고 했다. /장련성 기자

믹 멀베이니 미국 백악관 전 비서실장은 20일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ALC)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호르무즈 사태 등 결정적 순간에서 한국이 같은 편인지 알고 싶어한다”면서 “그는 항상 누가 내 편인지 내 편이 될 의지가 있는지를 평가하고 찾는다”고 밝혔다.

멀베이니 전 실장은 이날 ALC 세션 ‘트럼프 2.0과 아메리카 퍼스트의 재조명’에서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사태로 트럼프 대통령이 동맹국들에 도움을 요청했을 때 한국이 군함을 보내줬으면 좋았을 텐데 그러지 않았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멀베이니 전 실장은 세션과 본지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거친 말을 문자 그대로 받아들이고 반응해선 안 된다”고 했다. 그는 “예를 들어, 트럼프 대통령이 호르무즈 사태로 ‘이란 문명이 사라질 것’이라고 강경 발언을 했는데, 많은 이들이 ‘뭐야, 미친 거 아니야’라고 반응했다”면서 “하지만 실제로는 그런 뜻이 아니었고 그런 일도 벌어지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건 그가 교착에 빠진 이란과의 협상 상태를 바꾸려는 의지의 표현이자 압박 신호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그의 말을 맥락을 짚어가며 비유적으로 해석하되, 매우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했다.

그래픽=김성규

멀베이니 전 실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확신이 서면 즉흥적으로도 큰 결단을 내리는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2019년 비무장지대(DMZ)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깜짝 회동을 한 적이 있다”면서 “그것은 우연히 일어난 것으로 26시간 전까지 예정에 전혀 없었다”고 했다. 그는 “당시 우리는 오사카 G20(주요 20국) 회의에 참석했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지도에서 DMZ를 가리키면서 ‘여기서 김정은을 만나면 얼마나 좋을까’라고 했고, 잠시 뒤 트위터에 ‘깜짝 만남’ 제안 글을 올렸는데, 실제로 그게 이뤄져 귀국길에 DMZ에 들러 김정은을 만났다”고 했다.

그러면서 “트럼프는 계획적이고 체계적이기보다는 많은 걸 직감으로 즉석에서 하는 유형의 인물”이라면서 “이번에도 남은 임기 중 김정은과 분명 한 번쯤 만나려고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올 초 미국이 서반구인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검거하고, 이어 동진(東進)해 중동의 이란을 쳤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면서 “다음으로 중국과 북한 등이 있는 아시아로 눈을 돌릴 것”이라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EPA 연합뉴스

멀베이니 전 실장은 한국 등 동맹국들이 트럼프 대통령을 상대할 때 동맹이라는 명분을 내세우기보다는 거래적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고도 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사실 이재명 대통령을 비롯해 다른 나라 지도자들이 좌파인지 우파인지 상관하지 않는 스타일”이라면서 “나는 그가 좌파 대통령과 친구가 되는 것도 봤고, 우파 대통령을 싫어하는 것도 봤다”고 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사람을 고르는 기준은 정치 성향이 아닌 강한 사람이냐, 거래를 잘 하느냐”라고 했다. 그러면서 “비서실장 때 아일랜드 총리 비서실장이 전화를 해와 곧 있을 양국 정상회담 관련해 고민을 하길래 해준 충고가 있다”면서 “나는 ‘트럼프 대통령은 친한 나라들이 뭘 해달라는 것에 지쳐 있으니 절대 (그런 말을) 하지 말고 대신 거래하라’고 제안했다”고 했다. 그는 “그래서 실제 정상회담 때 아일랜드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4만개의 비자를 달라고 하면서 그 대가로 아일랜드 거주 4만명의 미국인들에게 의료 서비스 접근권을 주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무릎을 치면서 아주 좋아했다”면서 “막 성사가 되려고 할 때 코로나 사태가 터져 성사는 못 됐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거래 자체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알 수 있다”고 했다.

믹 멀베이니가 백악관 비서실장일 당시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연합뉴스

☞믹 멀베이니는 누구

미 공화당 소속 연방 하원(사우스캐롤라이나) 4선 의원 출신.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백악관 예산관리국장, 금융소비자보호국장, 대통령 비서실장, 북아일랜드 특사 등을 지냈다. 공화당 친트럼프계 모임인 ‘프리덤 코커스’ 창립 멤버다. 현재 미 CNN, NBC 등 미 주요 방송의 정치 해설가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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