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이미지 변신 울산출입국 주최 첫 ‘세계인의 날’ 행사 가보니...

김은정 기자 2026. 5. 21. 00:50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외국인 3만명 시대 ‘소통’나선 울산출입국
지역대학들과 공동 행사 마련
관리기관 벗고 친화행정 전환
외국인 주민·유학생 행사 참여
전통음식·의상체험 인기 끌어
▲ 울산출입국·외국인사무소와 울산과학대가 주최한 제19회 세계인의날 세계인 어울마당에서 네팔 출신 울산과학대 유학생들이 네팔의 만두인 '모모'를 나누고 있다.

"이런 세계인의 날 행사는 처음이에요."

20일 울산과학대학교 동부캠퍼스 1대학관 앞 야외광장. 비가 내리는 날씨에도 네팔 전통 음식 '모모'를 맛보려는 학생들과 시민들의 줄이 길게 이어졌다. 각국 전통 의상을 입은 학생들은 사진을 찍으며 웃음을 터뜨렸고 태국 전통 향주머니 만들기와 헤나 체험이 진행되는 행사장 한편에는 '울산출입국·외국인사무소' 이름이 적힌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체류 관리와 단속이라는 기관 이미지가 강했던 출입국 기관이 올해 처음 대학과 함께 세계인의 날 행사를 주최하며 '관리기관'에서 '소통기관'으로의 변신에 나섰다. 외국인 주민 3만명 시대를 맞아 단순 체류 관리 중심에서 벗어나 지역사회와 접점을 넓히려는 시도다.

제19회 세계인의 날을 맞아 울산출입국·외국인사무소(이하 울산출입국)는 울산과학대학교, 신경주대학교와 함께 기념행사를 열었다. 울산에서는 울산과학대와 공동으로 '세계인 어울마당'을 운영했고, 경주에서는 신경주대와 함께 외국인 유학생 대상 뮤직·댄스 경연대회를 진행했다.

그동안 울산출입국의 세계인의 날 행사는 울산시 행사장 한켠에 상담 부스를 설치하는 정도에 머물렀다. 체류 업무와 심사·단속 기능 특성상 외국인 주민들에게는 '문제가 생겼을 때 찾는 곳'이라는 인식이 강했기 때문이다. 실제 외국인 주민 사이에서도 출입국은 비자와 체류 문제를 처리하는 공간으로 여겨져 심리적 거리감이 있었다.

하지만 울산 외국인 주민이 3만명을 넘어서며 변화 필요성이 커졌다. 이에 울산출입국은 올해부터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활성화하고 세계인의 날 행사 역시 처음으로 직접 진행에 나서는 등 보다 개방적이고 친화적인 기관 이미지 구축에 나서고 있다. 이번 행사는 단순 기념행사라기보다 외국인 주민들과 접점을 넓히기 위한 첫 시도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날 열린 세계인 어울마당에는 울산과학대 학생과 외국인 주민, 시민들이 몰리며 행사장 곳곳이 북적였다. 울산시외국인주민지원센터와 주한 몽골대사관, 울산대 RISE 사업단 등도 참여해 각국 문화를 소개했고 다양한 국적의 유학생과 이주민들이 직접 부스를 운영했다.

행사 분위기 역시 출입국이 전면에 나서기보다 울산과학대와 유학생, 외국인 주민이 직접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도록 구성됐다. 관리기관이 일방적으로 정보를 전달하는 대신 외국인 주민들이 직접 행사 주체로 참여했다는 점도 눈길을 끌었다.

이날 베트남 출신 결혼이민자 화가 부이반탕씨는 베트남 전통 모자에 그림을 그려주는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참가자들은 모자 위에 각자 출신 국가의 국기나 하고 싶은 말을 적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또 다른 부스에서는 태국 전통 향주머니 만들기와 액운을 막는 중국 홍등 제작 체험이 진행됐고 몽골 음식 체험과 전통 의상 체험에도 방문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특히 울산과학대 네팔 유학생들이 준비한 네팔 전통 음식 체험장에는 네팔 전통 만두인 '모모'를 맛보기 위한 긴 줄이 이어졌다. 네팔에서 온 유학생 모니카씨는 "평소 접하기 어려운 여러 나라 문화를 편안한 분위기에서 체험할 수 있어 즐겁다"고 말했다.

이어 열린 기념식에서는 국적수여식도 함께 진행됐다. 이날 한국 국적을 새로 취득한 사람은 모두 51명이다.

길강묵 울산출입국·외국인사무소장은 개회사에서 "다양성과 에너지가 미래를 움직이는 힘"이라며 "오늘의 만남이 대한민국 미래를 함께 만들어가는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조홍래 울산과학대학교 총장도 "세계인의 날은 서로 다른 문화권 사람들을 이해하고 존중하기 위해 지정된 날"이라며 "울산과학대도 글로벌 교육기관으로서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글·사진=김은정기자 k2129173@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