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봇·차·우주·뉴럴링크까지… 하나로 묶는 ‘머스키즘’

실리콘밸리/강다은 특파원 2026. 5. 21. 0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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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청사진 아래 재편 주목

테슬라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 옵티머스의 공장 훈련 시작, 인공지능(AI) 모델 ‘그록’의 개발사 xAI와 스페이스X의 합병, AI 칩을 직접 대량 생산하는 ‘테라팹’ 구상 발표, 우주 기업 스페이스X 기업공개(IPO).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올해 상반기 내놓은 대형 사업 구상들이다. 얼핏 보기엔 사업 간 큰 관련이 없어 보이는 ‘문어발 확장’이다. 하지만 머스크는 각 사업을 연결해 하나의 생태계로 묶겠다는 전략이다. AI(xAI)와 로봇·자동차(테슬라), 우주(스페이스X), 위성(스타링크), 의료 기술(뉴럴링크) 등 제각기 개별 사업으로 보였던 머스크의 사업들이 ‘머스키즘’이라는 거대 청사진하에 재편되는 것이다. 실리콘밸리의 ‘괴짜’ 머스크는 도대체 무엇을 하고 싶은 것일까.

그래픽=김현국

◇머스키즘의 최종 목표는

그간 머스크가 밝혀온 최종 목표는 ‘인류의 한계 극복’이다. 시간·에너지·지구라는 공간적 제약이 있는 인간의 능력을 기술로 확장하자는 취지다. 가혹한 업무 환경으로 알려진 머스크 회사 직원들도 머스크를 “인간은 싫어하지만 인류는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여길 정도다. 머스크의 기업들 사명도 인류 한계 극복을 말한다. 테슬라는 “세상의 엄청난 풍요를 만들자”, 스페이스X는 “다행성 인류를 만들자” 등이다.

머스크의 회사들은 이 큰 목표하에 유기적으로 연결된다. 인간을 비효율적이고 고된 노동에서 해방하기 위해 xAI는 로봇 뇌에 해당하는 AI 모델을, 테슬라는 옵티머스와 자율 주행차를 만든다. 인간의 정신적 한계로 풀지 못한 난제도 AI가 풀어주고, 뇌에 작은 칩을 심어서 컴퓨터와 직접 연결하려는 기술인 뉴럴링크를 통해 장애인들의 정신을 확장한다.

테슬라가 ‘테라팹’을 짓겠다고 한 것은 이것들을 위한 다량의 AI 칩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AI 붐으로 현재 AI 칩은 공급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인데, 계획 이행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연간 1테라와트(TW) 규모의 테라팹을 지어 칩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다량의 AI 칩을 통해 막대한 연산을 하려면 에너지가 필요한데, 머스크는 태양에너지가 무한한 우주에 데이터센터를 지어 이를 극복하겠다는 구상이다. 스페이스X가 테슬라가 만든 AI 칩과 데이터센터를 건설할 인력과 옵티머스를 우주선에 태워 운반할 수 있다. 마치 에너지 값, 지대 상승으로 한국 기업들이 베트남 등 동남아 지역으로 생산 기지를 옮기는 것과 같은 이치다.

머스크는 우주에 도시를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기술로 인간의 능력을 아무리 넓힌다고 한들 지구라는 한정된 공간에 있으면 비약적 풍요를 누리는 데 한계가 있다. 이를 위해 스페이스X는 내년 3월까지 우주선 ‘스타십’을 무인으로 보내 달 표면에 착륙시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머스크는 지난 2월 “달에 자가 성장 도시를 10년 내 짓겠다”고 했다. 달에 먼저 간 뒤 화성에 최종적으로 진출하겠다는 것이다.

◇머스키즘은 ‘메시아 컴플렉스’의 결과?

머스크는 왜 이렇게까지 하는 걸까. 머스키즘 구축은 결국 모든 사람과 기업, 국가를 자신의 통제하에 두려 하는 머스크의 독단주의에 기인한다는 분석이 있다. 개인적인 정복욕이라는 것이다. 전기 작가 월터 아이작슨은 머스크가 “세상을 구하는 영웅처럼 상상하는 ‘구원자 콤플렉스’를 갖고 있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샘 올트먼 오픈AI CEO는 “머스크는 세상이 구원되길 절실히 바라지만, 오직 자신이 그 구원자가 되어야만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고 했다.

머스크는 19일 기준 세계 최대 부자다. 그의 순자산은 총 6800억달러(약 1014조5000억원)로, 2위인 래리 페이지 구글 창업자(3350억달러)의 두 배가 넘는다. 막대한 부만큼 머스크는 자신의 영향력이 전 세계에 끼치길 원한다. 이러한 성향은 정치적 발언과 행동으로 이어진다. 머스크는 트럼프 행정부에서 정부 효율부(DOGE) 수장으로 임명돼 대규모 연방 정부 구조 조정을 주도했었다. 전쟁에서 영향력을 행사한 사실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2023년 “머스크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우크라이나가 크림반도 세바스토폴 인근 공격에 스타링크를 쓰게 해달라는 요청을 거부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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