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젠몬이 함께 만든 구글 ‘AI 글라스’ 써보니... “요리법 찾고 재료쇼핑 끝”

19일(현지 시각) 미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 쇼어라인 엠피시어터에서 열린 구글의 연례 콘퍼런스 ‘아이오(I/O) 2026’ 현장. 인공지능(AI) 글라스(안경)를 쓰고 각종 요리책이 꽂혀 있는 책장 앞에 선 뒤 “채식주의자를 위한 요리를 할 거야. 가장 적합한 책을 찾아줘”라고 말했다. 그러자 안경에서 귓속말처럼 “오른쪽 끝 야채 요리책을 추천한다”는 말이 흘러나왔다. 요리책을 꺼내 파스타 요리법을 보면서 “필요한 요리 재료를 쇼핑 리스트에 담아달라”고 요청했다. 그러자 스마트폰 속 구글의 쇼핑 AI 기능인 ‘유니버설 장바구니’에 시금치 등 필요한 재료가 차곡차곡 담겼다. 손으로 문자를 치거나 외부 앱·웹페이지에 접속하지 않고 단순히 안경을 쓰고, 안경과 대화를 통해 요리법과 요리에 필요한 재료 쇼핑이 끝난 것이다.
구글은 이날 AI 기능이 대폭 강화된 AI 안경을 공개했다. 공식 명칭은 ‘인텔리전트 아이웨어’다. 삼성전자·퀄컴과 함께 개발 중이며 전세계 MZ세대에게 인기를 끄는 한국의 안경 브랜드인 젠틀몬스터와 미국의 워비파커가 디자인을 담당했다.

◇구글, 삼성과 ‘AI 글라스’ 개발
구글은 2012년에도 스마트 글라스를 내놨다. 혁신 웨어러블 기기로 주목받았지만, 안경에 달린 카메라로 보이는 모든 것을 녹화한다는 점 때문에 사생활 침해 논란, 짧은 배터리 수명 등으로 소비자 외면을 받았었다. 결국 2015년 소비자용 판매를 중단했다. 하지만 이후 AI 기능에 특화한 새로운 폼팩터(기기)의 필요성이 대두하면서 구글은 지난해 ‘I/O’에서 삼성전자·퀄컴과 함께 AI 기술이 탑재된 글라스 개발을 다시 밝혔다.
삼성전자는 구글·퀄컴과 함께 ‘안드로이드 XR’ 플랫폼을 구축했고, 배터리·마이크·스피커 등 하드웨어 부분도 담당했다. 사미르 사맛 구글 안드로이드 생태계 부문 사장은 “온종일 착용해야 하는 기기인 만큼 무게, 배터리 수명, 착용감 등 밀리미터 단위의 정밀함이 요구되기 때문에 삼성의 뛰어난 하드웨어 설계 기술을 결합해 완성도를 높였다”며 “우리는 삼성과 협력을 매우 중시한다”고 했다.
이날 공개된 구글 AI 글라스 시제품은 안경다리 부분이 알루미늄 안경보다 다소 두꺼웠으며 다리에 전원 버튼, 앱 구동·볼륨 조절 등을 위한 터치패드, 디스플레이를 켜고 끄는 버튼이 있었다. 주로 손가락 하나 또는 두 개를 이용해 터치패드를 문지르거나 두드려 AI 글라스를 작동시킬 수 있다.
기자가 약 10분간 AI 글라스를 체험하는 동안 손을 쓸 일은 거의 없었다. 행사장 벽에 걸려 있는 한 가수의 콘서트 포스터를 바라보며 “이 콘서트 음악을 재생해 달라”고 요청하자, 스마트폰에서 자동으로 유튜브 앱이 작동해 노래가 흘러나왔다. 대화 상대가 한국말로 “안녕하세요”라고 얘기하자, 안경에선 실시간 영어 번역도 가능했다.
구글의 AI 글라스에는 AI 모델 제미나이가 장착됐다. 제미나이는 음성·이미지·영상·텍스트를 함께 이해하는 데 강점이 있어, 사용자가 눈앞의 사물을 보고 질문하거나 문서 등을 실시간으로 해석하는 데 적합하다. 이날 거울 앞에서 “내 사진을 찍고, 축구 선수처럼 만들어줘”라고 했더니, 안경이 사진을 찍은 뒤 구글 ‘나노바나나’를 활용해 축구 선수 이미지를 만들어냈다. 또 구글 지도, 구글 캘린더 등 구글 앱과 자연스럽게 연동할 수 있다는 점도 경쟁력이다.
◇“기술보다 패션이 우선”
구글 측은 AI 글라스의 기능만큼이나 디자인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사람들이 매일 써야 하는 기기인 만큼 착용감이 편하고 보기에도 좋아야 한다는 것이다. 사맛 사장은 “과거 구글 글라스 실패에서 ‘기술보다 패션(디자인)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중요한 교훈을 얻었다”고 했다
다만 지난해 메타가 출시한 첫 AI 글라스 ‘메타 레이밴 디스플레이’와 비교하면 단점도 분명했다. AI 글라스 작동에 손목 밴드를 활용하는 메타는 안경 다리에 손을 가져다 댈 필요 없이 허공에 손을 움직여 기능을 쓸 수 있다. 안경을 쓰면 실제 현실과 겹쳐 보이는 반투명 디스플레이 역시 메타 글라스가 더 깔끔하고 눈이 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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