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안 거치고, 로봇·車에 생명 불어넣어”
모빌리티 ‘핵심’ 된 임베디드 인공지능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모두가 AI 활용을 위해 데이터를 클라우드로 옮기는 데 집중했습니다. 하지만 군사·드론 분야처럼 전송 경로나 보안 노출 자체가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는 환경에서는 실제 센서 칩이나 현지 시스템 내부에서 직접 데이터를 처리하는 임베디드 AI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20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17회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ALC)에 모인 세계 각국 인공지능(AI) 전문가들은 “앞으로 임베디드 AI는 단순히 기기 내부에서 작동하는 수준을 넘어, 여러 디바이스와 시스템이 서로 연결돼 함께 판단하고 조율하는 방향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임베디드 AI는 최근 빠르게 성장하는 AI 분야로, AI 기능을 하드웨어에 직접 탑재해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처리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임베디드 AI 시장 규모는 올해 134억9000만달러(약 20조원)에서 2034년 489억달러(약 74조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자동차·로봇이 인간처럼 직접 판단한다
최근 임베디드 AI가 가장 폭넓게 사용되고 있는 분야는 자동차·에어택시 등을 포함한 모빌리티 산업이다. 차량이나 기체 내 AI 반도체가 실시간으로 주변 환경을 분석하고 스스로 판단·제어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전기차 업체 비야디(BYD·比亚迪)는 임베디드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기업 중 하나다. 비야디(BYD)는 최대 세 개의 라이다(LiDAR·자율 주행용 영상 센서)로 고속도로와 도심 내 자율 추월 기능을 구현하는, 이른바 ‘신의 눈(天神之眼)’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신의 눈’은 차량 내 센서가 수집한 데이터를 차량 내 임베디드 AI 반도체가 실시간으로 분석하는 구조다.
피지컬 로보틱스 분야에서도 임베디드 AI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날 ALC 행사장 곳곳에서는 현대차그룹 자회사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사족 보행 로봇 ‘스팟’과 중국 딥로보틱스가 개발한 바퀴형 사족 보행 로봇 ‘링스’ 등이 현장을 누볐다. ‘스팟’과 ‘링스’는 로봇 내부 AI 컴퓨팅 시스템을 기반으로 주변 환경을 실시간으로 인식·판단하는 대표적인 임베디드 AI 사례로 꼽힌다.
찰리 리 딥로보틱스 해외영업부 동북아시아 총괄 디렉터는 ‘피지컬 AI 로보틱스: 다양한 산업 분야의 현실 과제를 해결하다’ 세션에서 “사족 보행 로봇은 이미 기술적 한계를 넘어 상용화 단계에 진입했다”면서도 “로봇이 환경을 이해하고 사람과 자연스럽게 커뮤니케이션하며 스스로 사고하고 판단하고 계획을 세워 실행하는 능력이 앞으로 계속 발전시켜나가야 할 중요한 과제”라고 했다.
◇임베디드 AI, 헬스케어·군사 분야 핵심
최근에는 외부 클라우드 의존도를 낮추고 보안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군사·의료·운송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도 임베디드 AI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마크 린지 더리빙스턴그룹 헬스케어·제약 부문 총괄 디렉터는 ‘엣지 환경의 임베디드 인공지능: 시스템 간 협업 촉진’ 세션에서 “국가 안보 업무처럼 극도로 민감한 정보를 다루는 분야에서는 외부 네트워크와 연결하지 않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며 “이 때문에 데이터를 기기 내부에서 직접 처리하는 임베디드 AI가 필수적”이라고 했다. 바흐람 무라디안 KehaAI 최고경영자(CEO)는 “사용자들은 이제 러닝머신 위에서 뛰거나 줄넘기를 하는 상황에서도 실시간으로 혈압을 측정하길 원한다”며 “이를 구현하기 위해 임베디드 AI와 같은 기술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했다.
다만 임베디드 AI가 빠르게 확산되는 만큼 신뢰성과 안전성을 확보하는 것은 과제로 꼽힌다. 같은 세션의 좌장으로 참석한 길 알테로비츠 하버드 의과대학 교수는 “혁신이 가속화될수록 투명성·상호운용성·국제 표준을 통한 신뢰 구축이 기술 자체만큼 중요해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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