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 특별성과급 자사주로... 메모리 1인당 6억원 추산

김아사 기자 2026. 5. 21. 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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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 총파업 90분 남기고 성과급 협상 ‘잠정 합의’
사업 성과 10.5%를 특별성과급으로
노조, 총파업 유보... “22~27일 합의안 찬반 투표”
성과급, 향후 10년 상한 없이 지급... 주식 3분의 1은 즉시 매각 가능
20일 경기 수원시 장안구 경기고용노동청에서 열린 삼성전자 임금협상을 마친 후 여명구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반도체 사업 담당) 피플팀장(왼쪽부터)과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이 잠정 합의한에 서명한 후 손을 맞잡고 있다./뉴스1

삼성전자 노사가 21일로 예고됐던 총파업을 90분 앞두고 극적으로 성과급 협상을 타결했다. 이에 따라 반도체 생산 차질뿐 아니라 공급망과 수출 타격 등 최대 100조원가량 피해가 우려되던 대규모 파업 사태는 피했다. 지난 3월 18일 노조의 총파업 계획이 확정된 지 63일 만의 일이다.

노사 교섭을 중재한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이날 “쟁점이던 분배 방식을 두고 노사가 한발씩 양보해서 해법을 찾았다”고 했다. 노사 양측은 핵심인 OPI(초과이익성과급)의 경우 상한 유지 등 기존의 지급 방식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대신 상한이 없는 특별경영성과급을 추가로 10년 간 지급한다. 올해부터 3년 간은 반도체 부문의 영업이익이 200조원을 넘고, 2029년부터 2035년까지는 100조원 달성시에 지급된다. 현금이 아닌 주식으로 지급되고 매각 제한 조건이 붙는다. 재원은 ‘노사가 합의해 선정한 사업 성과의 10.5%’로 합의됐다.

사업부별 배분 비율과 관련해서는 4(반도체 전 부문)대 6(사업부)으로 최종 결정됐다. 다만 이 경우 적자 사업부 역시 수억 원의 성과급을 수령하는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적자 사업부에 대해선 공통 지급액의 60%만 지급하는 페널티를 주기로 했는데, 이는 2027년부터 적용된다. 노조는 합의안에 대해 22~27일 조합원 찬반 투표를 진행한다. 찬성이 50%를 넘기면 합의안이 최종 확정되지만, 반대가 많으면 다시 파업 위기를 맞게 된다.

이번 합의가 성과급 관련 갈등의 끝이 아니란 지적도 나온다. 지난 3월부터 시행된 노란봉투법에 따라 하청 노조도 원청에 교섭을 요구할 수 있게 돼 성과급 문제가 다른 하청·협력업체로 번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사업 성과의 10.5%를 특별 성과급으로… 현금 아닌 주식 준다

삼성전자 노사는 이번 합의로 최소한의 방어선은 지켰다는 입장이다. 사측은 OPI(초과이익 성과급)의 상한을 연봉의 50%로 유지 등 수성하는 데 성공했다. 특별경영성과급이란 이름으로 또 하나의 성과급을 지급하게 됐지만, 영업이익 100조~200조원 달성이라는 조건을 붙였다. 이는 현금이 아닌 주식으로 지급되고 매각 제한 조건이 붙는다. 지급된 주식의 3분의 1은 즉시 매각이 가능하고 3분의 1은 1년 뒤, 나머지 3분의 1은 2년 뒤 매각이 가능하다.

노조 역시 기존 요구안을 모두 얻어내지는 못했지만 특별경영성과급을 제도화하고, 합의의 유효 기간을 10년으로 정하는 성과를 만들었다. 초기업 노조는 과반 노조 지위를 획득한 뒤 상급 단체 없이도 사측과 대등하게 협상했다는 명분도 얻었다.

당초 20일까지 노사 합의를 가로막은 핵심 쟁점은 ‘적자 사업부에 대한 보상’ 문제였다. 양측은 이 배분 비율을 두고 4(반도체 전 부문)대 6(사업부)으로 하기로 합의했다. 공통 재원에 해당하는 부문 몫이 내려갈수록 사업부별 격차가 커진다.

문제는 이 경우에도 적자 사업부 직원들이 연봉보다 훨씬 많은 돈을 받는다는 것이다. 메모리 소속은 1인당 평균 6억4813만원, 공통 조직은 5억908만원, 파운드리·시스템LSI 소속은 약 1억8462만원을 받게 된다. 사측 관계자는 “적자인 반도체 부분까지 몇억 원씩 특별 성과급을 주는 건 불합리하다”며 “같은 논리라면 반도체 부문 외 TV·가전,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이나 다른 계열사들도 비슷한 성과급을 받아야 하는 것 아니냐”고 했다.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진행된 2차 사후 조정이 깨진 것도 이 때문이었다. 삼성전자 사측은 조정 불성립 후 “적자 사업부에도 사회적으로 용납되기 어려운 규모의 보상을 하라는 건 성과 있는 곳에 보상이 있다는 회사 경영 기본 원칙을 정면으로 위배하는 것”이라며 “이 원칙을 포기할 경우 저희 회사뿐 아니라 다른 기업과 산업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이를 두고 중노위가 성과주의 원칙 자체가 무너질 수 있음에도 기계적 중립에 집착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다.

양측은 이에 적자 사업부에 대해선 성과급의 60%만 지급하는 페널티를 부여하고, 대신 이를 1년간 유예하기로 합의했다.

이날 교섭 상황을 바꾼 건 이재명 대통령이 국무회의를 통해 “노조가 적정한 선을 넘었다”고 강하게 비판하면서다. 이 대통령은 “기업에는 위험과 손실을 부담한 투자자(주주)가 있고, 노동에 대해서는 정당한 노동의 대가가 보장되어야 하며, 채권자·소비자·연관 기업 생태계도 함께 보호돼야 한다”며 “일부 노동조합이 자신들의 이익을 관철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좋은데 그것도 적정한 선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그러면서 “국민 공동의 몫이라고 할 수 있는 세금도 떼기 전에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제도적으로 나눠 갖는다는 것은 투자자도 할 수 없는 일”이라며 “투자자도 세금을 떼고 당기순이익에서 배당을 받는데, (노조의 요구는) 저로서는 약간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당초 삼성전자 노조는 특별경영성과급의 재원을 영업이익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고, 사측은 영업이익에서 법인세와 세금 등을 뺀 EVA(경제적 부가가치)가 기준이 돼야 한다고 맞섰다. 이런 상황에서 대통령이 영업이익을 직접 거론한 것이다. 양측은 결국 ‘노사가 합의해 선정한 사업 성과의 10.5%를 재원으로 한다’고 합의했다. 사업성과가 구체적으로 무엇인지는 잠정합의서에 담기지 않았다.

이날 벼랑 끝 합의로 사측은 파업에 따른 반도체 생산 차질과 신뢰도 하락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피하게 됐다. 업계에서는 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하루 약 1조원 규모의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왔다.

전문가들은 이번 합의가 협력 업체나 다른 업계로 번질 가능성도 제기한다. 지난 3월부터 시행된 노란봉투법에 따라 하청 노조도 원청에 교섭을 요구할 수 있게 됐는데, 삼성전자는 협력 업체만 1700여 곳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번 사태를 계기로 반도체 업계는 물론 조선·통신·플랫폼 등 다른 산업으로 확산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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