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잠정합의안 뜯어보니… 노조는 ‘상한 폐지’, 사측은 ‘안전장치’

김명득 선임기자 2026. 5. 21. 00:08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DS 특별성과급 12% 신설… 지급률 상한 폐지
성과급 10년 적용 합의… 영업이익 기준 조건도 유지
세후 전액 자사주 지급… 최대 2년 매각 제한
적자사업부 차등 구조 유지… 사측 방어선도 반영
총파업 일단 유보했지만 최종 변수는 조합원 투표
20일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경기고용노동청에서 열린 삼성전자 임금협상을 마친 후 여명구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반도체 사업 담당) 피플팀장과 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이 잠정 합의안에 서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총파업 직전 극적으로 도출된 삼성전자 노사의 2026년 임금·성과급 잠정합의안에는 노조와 사측이 각각 한발씩 물러선 흔적이 담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핵심 쟁점이었던 DS(디바이스솔루션·반도체 사업 담당) 부문 성과급 체계 개편과 지급률 상한 폐지 등이 포함되면서 노조 요구가 상당 부분 반영됐지만, 영업이익 조건과 자사주 지급·매각 제한 등 사측 방어 장치도 함께 담겼다.

20일 삼성전자 노사는 경기도 수원 경기고용노동청에서 2026년 임금협상 잠정 합의안에 서명했다.

가장 주목받는 부분은 DS부문 특별경영성과급 신설이다. 잠정합의안에 따르면 노사는 기존 초과이익성과급(OPI) 1.5%와 별도로 특별경영성과급 10.5%를 책정해 총 12% 수준의 성과급 체계를 마련했다.

특히 DS부문 특별경영성과급의 지급률 상한을 두지 않기로 하면서 노조가 요구해온 '성과급 상한 폐지'가 상당 부분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 노조는 그동안 사업 성과와 연동되는 성과급 체계 제도화와 지급 한도 폐지 등을 핵심 요구사항으로 제시해왔다.

성과급 구조 역시 기존보다 사업부 성과를 더 반영하는 방향으로 바뀌었다. 특별경영성과급의 60%는 DS부문 내 흑자 사업부에 배분하고, 40%는 DS부문 전체에 배분한다. 공동조직 지급률은 메모리사업부 지급률의 70% 수준으로 정해졌다.

노사는 DS부문 특별경영성과급 제도를 향후 10년간 적용하기로 했다. 다만 지급 조건으로 영업이익 기준도 설정했다. 2026년부터 2028년까지는 DS부문 영업이익 200조원, 2029년부터 2035년까지는 연간 영업이익 100조원 달성을 조건으로 제시했다.

적자 사업부에 대한 차등 지급 구조도 유지됐다. 적자 사업부는 내년부터 공통 지급률의 60% 수준을 지급받게 된다.

성과급을 세후 전액 자사주로 지급하기로 한 점도 눈에 띈다. 지급받은 주식 가운데 3분의 1은 즉시 매각할 수 있지만, 나머지 3분의 1씩은 각각 1년과 2년간 매각이 제한된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현금 유출 부담을 줄이면서도 보상 규모는 유지하려는 절충안을 택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노조 입장에서는 총파업 직전까지 이어진 강경 투쟁 끝에 성과급 체계 개편과 장기 제도화를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사측 역시 영업이익 조건과 차등 구조를 유지하면서 일정 부분 방어선 구축에 성공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번 합의안에는 임금·복지 관련 내용도 담겼다. 삼성전자 직원들의 임금인상률은 기준인상률 4.1%와 성과인상률 평균 2.1%를 반영해 평균 6.2%로 정했다.

샐러리캡도 상향 조정됐다. CL4는 1억3000만원, CL3는 1억1000만원, CL2는 8000만원으로 각각 올렸다.

이와 함께 사내 주택대부 제도 시행과 자녀 출산 경조금 상향도 추진하기로 했다. DX부문과 CSS사업팀에는 600만원 상당의 자사주를 지급하기로 했다.

이번 합의는 총파업 현실화와 정부의 긴급조정권 검토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상황에서 도출됐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김 장관이 직접 중재에 나섰고, 정부와 정치권에서도 파업 장기화에 따른 반도체 생산 차질과 공급망 불안을 우려해왔다.

다만 이번 합의안은 아직 최종 확정된 상태는 아니다. 노조는 오는 22일 오후 2시부터 27일 오전 10시까지 조합원 찬반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투표에서 부결될 경우 총파업 가능성이 다시 살아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Copyright © 경북도민일보 | www.hidomin.com | 바른신문, 용기있는 지방언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