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통령이 외국 수반 체포 언급, 외교 언사로 부적절

이재명 대통령이 20일 국무회의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겨냥해 “국제형사재판소(ICC) 전범으로 인정돼 체포 영장이 발부돼 있는 것 아니냐”며 한국에 들어올 경우 체포하는 방안을 검토하자고 했다. 이스라엘은 최근 가자지구를 봉쇄하고 있고, 국제 활동가들이 배를 타고 가자지구로 향하자 이스라엘군이 이들을 나포했다. 억류자 중에는 한국인도 있는데 이스라엘의 조치를 비판하면서 이 발언을 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유럽 거의 대부분 국가들은 (네타냐후가) 체포 영장을 발부해 국내로 들어오면 체포하겠다고 발표했다”고도 했다. ICC는 2024년 전쟁범죄 혐의로 네타냐후 총리에 대한 체포 영장을 발부했다. 일부 유럽 국가들이 ICC 조치에 원칙적으로 찬성 입장을 밝혔지만, 국가 지도자를 실제 체포하는 것은 별개의 일이다. ICC는 2023년 우크라이나 아동 유괴 혐의로 러시아 푸틴 대통령에 대한 영장을 발부했지만 다수 국가가 푸틴을 비판할 뿐 대통령이 직접 푸틴 체포를 거론하지는 않고 있다.
국가 정상이 상대국 정상에게 체포 영장 집행을 거론한 것은 전례를 찾기 힘들다. 미국은 ICC의 네타냐후 체포 결정에 “터무니없다”고 반발했다. 미국과 동맹국인 한국이 이스라엘과 단교라도 불사할 만큼 중대한 사안이 있는 것도 아닌 상황에서 이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지나치다는 느낌을 준다.
외국의 한국인 억류를 비판하고 그의 안전 송환을 촉구하는 것은 통상 외교 채널을 통한다. 더구나 이스라엘은 한국과 FTA까지 맺은 우호국이다. 이런 나라와 외교 채널로 한국인 송환을 협의하지 못할 까닭이 없다. 그러지 않고 대통령이 직접 나서 공개적으로 상대국 수반 체포까지 언급하는 것은 매우 비외교적 언사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소셜미디어에 사실과 다른 동영상을 올리며 이스라엘을 비판했다. 국내에서도 논란이 일었고 이스라엘 정부가 반박에 나서면서 외교 갈등도 불거졌다. 이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그에 대한 감정적 대응은 아닌가. 이스라엘과 네타냐후의 군사 행동은 국제적 비판 대상이 되고 있다. 도를 넘었기 때문이다. 그것을 비판하는 이 대통령의 발언은 도를 넘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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