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잡은 두손…삼성전자 파업 직전 노사 극적 타결

김영은 2026. 5. 20.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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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밤 노사 잠정 합의
노조, 22일부터 27일까지 조합원 찬반투표
투표 통과해야 합의안 최종 효력
20일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경기고용노동청에서 열린 삼성전자 임금협상을 마친 후 여명구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피플팀장(부사장)과 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초기업노조) 위원장이 잠정 합의안에 서명한 후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 노사가 총파업 돌입을 앞두고 막판 협상에 나선 끝에 극적으로 합의점을 찾았다. 잠정 합의안이 노조 찬반투표를 통과하면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파업 사태는 일단 피했다. 

삼성전자 노사는 20일 밤 경기 수원시 고용노동부 경기고용노동청에서 2026년 임금 및 단체협약 잠정 합의안에 서명했다. 총파업 예고일이었던 21일을 불과 1시간 30분 앞둔 시점이었다. 

삼성전자는 합의 직후 입장문을 내고 “뒤늦게나마 합의에 이르게 된 것은 국민과 주주, 고객 여러분의 성원, 정부의 헌신적인 조정, 그리고 묵묵히 자리를 지켜준 임직원들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그동안 심려를 끼쳐드린 점 깊이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겸허한 자세로 보다 성숙하고 건설적인 노사관계를 구축해 나가겠다”며 “기업 본연의 역할과 책임을 다함으로써 국가 경제에 더욱 기여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최승호 위원장도 “내부 갈등으로 심려를 끼쳐드려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다”며 “끝까지 노력해준 정부와 관계자 여러분, 조합원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잠정 합의안 찬반투표를 저희의 성적표로 삼아 더 나은 초기업노조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삼성전자 DS부문 피플팀장인 여명구 부사장은 “오랜 시간 기다려준 임직원들께 죄송하고 감사하다”며 “노조와 정부 관계자들께도 감사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이어 “이번 잠정 합의가 상생의 노사문화를 만들어갈 수 있는 출발점이 되도록 하겠다”며 “회사는 합의사항을 성실히 이행하고 노사 상생을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협상을 주재한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마지막까지 대화의 끈을 놓지 않고 노사 자율교섭으로 잠정 합의에 이르게 됐다는 점에서 깊이 감사한다”며 “어려운 대내외 여건 속에서 가슴 졸이며 지켜본 국민들 덕분”이라고 말했다.

합의 이후 삼성전자 노조 공동투쟁본부는 조합원 대상 투쟁지침을 통해 “5월 21일부터 6월 7일까지 예정했던 총파업은 추후 별도 지침이 있을 때까지 유보한다”고 공지했다. 노조는 오는 22일 오후 2시부터 27일 오전 10시까지 잠정 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잠정 합의안은 투표를 통과해야 최종 효력을 갖는다.

삼성전자 노사는 지난 18일부터 20일까지 진행된 중앙노동위원회 사후조정에서도 이견을 좁히지 못했고, 이날 오전 조정은 결렬되면서 갈등이 극으로 치달았다.

핵심 쟁점은 성과급 배분 방식이었다. 노조는 성과급 재원의 70%를 반도체 부문 전체가 균등하게 나누고, 나머지 30%를 사업부별 실적에 따라 차등 지급하는 방안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사측은 이 같은 방식이 적용될 경우 적자 사업부 임직원도 고액의 성과급을 받을 수 있다며 반대해왔다. “성과 있는 곳에 보상이 있다”는 성과주의 인사 원칙이 훼손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협상이 결렬되며 총파업 가능성이 커지자 김 장관이 직접 노사를 설득했고, 이날 오후 수원에서 교섭이 재개됐다. 노사는 막판 협상 끝에 파업 돌입 직전 잠정 합의안을 마련했다.

이번 찬반투표가 최종 가결되면 지난해 12월 이후 5개월여간 이어진 삼성전자 노사 갈등도 일단락된다. 반도체 생태계와 공급망 차질 등 국가 경제 피해에 대한 우려가 커진 가운데, 정부 중재와 노사 양측의 막판 양보로 파국은 피하게 됐다.

김영은 기자 kye021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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