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대한민국 여자축구팀 수원FC 위민입니다" 박길영 감독의 눈물[AWCL 기자회견 현장]

전영지 2026. 5. 20.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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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5-2026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스리그(AWCL) 내고향여자축구단과 수원FC위민의 준결승전. 박길영 감독이 작전 지시를 하고 있다. 수원=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6.05.20/
20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5-2026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스리그(AWCL) 내고향여자축구단과 수원FC위민의 준결승전. 수원FC위민 지소연이 페널티킥을 실축한 뒤 자책하고 있다. 수원=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6.05.20/

[수원=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우리는 대한민국 여자축구팀 수원FC 위민입니다."

박길영 감독이 이끄는 수원FC 위민이 20일 오후 7시 수원종합운동장에서 펼쳐진 아시아여자챔피언스리그 준결승에서 북한 최강 내고향여자축구단에 1대2로 역전패했다.

박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진한 눈물을 흘렸다. "궂은 날씨에도 저희를 응원해주신 팬들께 죄송하다. 많은 기자분들 감사드린다. 최선을 다했다. 우리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수원은 이날 북한대표팀과 다름없는 강호 내고향을 상대로 전반 45분을 압도했다. 55%의 점유율을 가져갔고 10개의 슈팅을 쏘아올렸다. 상대는 1개의 유효슈팅에 그쳤다. 후반에도 하루히가 선제골을 터뜨리며 기세를 이어갔고 시종일관 대등한 경기력, 지지 않는 정신력으로 맞섰지만 유독 골운이 따르지 않았다.

박 감독은 아쉬움 가득한 표정으로 "오늘 전반전부터 한발짝 뛴다는 마음으로 임했다. 득점 찬스를 살리지 못한 게 아쉬웠다. 후반전 세컨드볼을 강조했고, 우리 선수들이 잘해줘서 너무 대견하다"고 했다. 후반 베테랑 지소연의 페널티킥 실축으로 동점골 기회를 놓친 데 대해 박 감독은 "내가 지소연 선수에게 PK를 차라고 했다. 모든 책임은 내게 있다고, 고개 숙이지 말라고 조언해줬다"고 했다.

응원하는 공동응원단<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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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5-2026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스리그(AWCL) 내고향여자축구단과 수원FC위민의 준결승전. 내고향여자축구단을 응원하는 팬들 모습. 수원=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6.05.20/

쏟아지는 폭우 속에 수원 캐슬파크엔 5763명의 관중이 운집했다. E석을 채운 남북 공동응원단은 '우리 선수 힘내라' '조선 내고향 여자축구단 방한을 환영합니다' 문구가 새겨진 플래카드를 들어올리고 "내고향! 내고향!"을 외쳤다. 원정 응원석의 수원FC 서포터스 '포트리스'가 "수원 FC!" "골!"을 연호하며 맞섰다. '내고향'의 동점골, 역전골 때는 남북공동응원단이 뜨겁게 환호했고 후반 지소연의 실축 때도 일부에선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홈팀의 이점을 충분히 누렸느냐는 질문에 박 감독은 "우리는 대한민국 여자축구팀, 수원FC 위민입니다"라고 답했다. "경기중 반대편에서 상대 팀을 응원하는 모습을 보며 마음이 속상하기도 하고 좀 그랬다"며 참았던 속내를 드러냈다. "여자축구가 더 많은 관심을 받기 위해 오늘 꼭 승리해야 하는 경기였다. 이 자리 말고는 기자님들과도 이야기할 기회가 없다. 여자축구에 관심을 가져달라. 이렇게 많은 관중이 온 것도 처음이다. 이렇게 많은 기자분들이 온 것도 처음이다. 설레기도 했고 너무 반가웠다. 선수들과 저, 우리는 하나뿐이었다. '여자축구 발전을 위해 뛰어야 한다' 그 마음으로 했다. 이걸 계기로 여자축구를 다시 한번 돌아보고, 찾아오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박 감독은 발언 시간을 요청해 감사와 당부를 함께 전했다. "지난 11월부터 우리 구단 모든 분들이 함께 달려왔다. 정말 고생 많으셨고 감사드린다. 수원FC 서포터스, 포트리스에게도 진심으로 감사한다"고 말한 후 "여자축구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부탁드린다"며 고개 숙였다.

안방인 듯 안방 아닌 분위기에서 누구보다 외로웠고, 누구보다 간절했고, 모든 것을 아낌없이 쏟아낸 여자축구 패장의 뒤안길, 취재진이 뜨거운 박수갈채로 응원을 보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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