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를 넘어서” 수원 울린 공동응원…내고향여자축구단, 2-1 역전 결승행

김창금 기자 2026. 5. 20.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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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C 여자 챔피언스리그
비바람 몰아쳐도 열띤 응원
20일 저녁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5~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스리그 4강전 내고향여자축구단과 수원FC 위민의 경기에서 공동응원단이 남북 선수들을 응원하고 있다. 최현수 기자 emd@hani.co.kr

“북에서 온 내고향 선수들 기대돼요.”

“남북이 더 가까워지면 좋겠어요.”

20일 저녁 경기도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내고향여자축구단(이하 내고향)과 수원FC 위민의 2025~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스리그 4강전은 경기 전부터 비바람을 뚫고 운집한 공동응원단의 열기로 뜨거웠다. 경기는 후반 연속골을 터트린 내고향의 승리(2-1)로 끝났지만, 공동응원단은 승자와 패자 구분 없이 혼신을 다한 양팀 선수들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남북화해를 위한 민간응원단은 경기의 흐름에 따라 팀을 가리지 않고 선수들을 응원했고, 수원FC의 서포터스인 포트리스는 골대 뒤 응원석에서 시종 수원FC 위민을 향해 목소리를 높였다. 전체적으로 수원FC 위민을 향한 수원FC 서포터스의 함성이 컸다.

하지만 비가 쏟아지는 가운데도 7000석의 응원석 가운데 상당수(경찰 추산 5700명)를 차지한 공동응원단이 내건 ‘승리를 넘어서’라는 구호가 내고향 선수들의 마음에 전달됐을 것 같다. 이날 경기장에는 정몽규, 정몽준 전·현직 대한축구협회장뿐만 아니라 우원식 국회의장, 최휘영 문체부 장관 등 정관계 인사들도 대거 참관했다.

북한의 내고향여자축구단 선수들이 경기 뒤 서로 껴안으며 기뻐하고 있다. 김영원 기자 forever@hani.co.kr

이날 경기장에서 만난 52살의 한 탈북민은 “고향 사람들이 온다고 하니까 경기를, 선수들을 보고 싶었다. 오랜만에 남북이 대결하니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직장인 표예진(24)씨는 “북한의 적대적 두 국가 선언 이후 남북한 사이가 많이 안 좋아졌는데 이 경기를 토대로 우리 사이가 좀더 가까워지면 좋겠다”고 했다.

이날 경기는 중반까지 수원FC 위민의 압도적인 우세였고, 후반부는 반격에 나선 내고향의 저력이 돋보인 한판이었다. 2024년 WK리그 우승팀 자격으로 아시아 여자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한 수원FC 위민은 국가대표 지소연, 김혜리와 외국인 특급 스즈키 하루히, 밀레냐 등을 앞세워 파상적인 공세를 펼쳤다.

전반 1분 한다인의 슈팅으로 포문을 열기 시작한 수원FC는 권은솜, 하루히, 밀레니냐, 김혜리, 윤수정 등이 틈만 나면 상대 골문을 위협하는 슈팅을 날렸다. 하루히와 윤수정, 밀레냐의 슈팅은 골대를 맞고 나올 정도로 수원FC가 분위기를 압도했다.

후반 초반에는 하루히가 감각적인 골문 앞 슈팅(후 5분)으로 득점해 앞서 나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세계적 수준의 국가대표 자원을 보유한 내고향의 뒷심은 강했다. 내고향은 실점 5분 뒤인 후반 10분 최금옥의 헤딩 동점골에 이어 주장 김경영의 추가골(후 22분)로 순식간에 전세를 뒤집었다.

이후 수원FC가 강공을 펼쳤지만, 전민지가 얻어낸 페널티킥 기회를 지소연이 실축(후 33분)으로 날리면서 동력이 떨어졌다. 수원FC 위민 선수들은 막판까지 사력을 다했지만, 수비 장벽을 튼튼히 세운 내고향의 골문을 열지 못했다. 수원FC 위민은 지난해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에서 내고향에 패배(0-3)한 데 이어 또다시 무너졌다.

북한의 내고향여자축구단 선수들이 주장 김경영의 역전 결승골이 나오자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초등생 두 자녀와 경기를 지켜본 수원FC 서포터스 윤승정(39)씨는 “남북을 떠나 경기장에 사람들이 많이 와 주어서 고맙다. 축구 팬으로서, 많이 설레고 아이들과 즐기고 싶다”고 말했다.

2018년 이후 8년 만에 남한을 방문한 북한 선수단이 된 내고향은 23일 오후 2시 같은 장소에서 일본의 도쿄 베르디 벨레자와 우승컵을 놓고 다툰다.

이번 대회 우승 상금은 100만달러(15억원)이며, 준우승팀도 50만달러를 받는다.

김창금 선임기자 남지은 기자 장예지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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