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영 공감커뮤니케이션연구소 대표 “AI 시대, 사람을 움직이는 건 공감의 언어”
기술보다 중요한 건 공감
리더의 언어는 존중 담겨야
스벅 사례로 본 시대 감수성
공감 잃으면 조직 전체 흔들

박진영 공감커뮤니케이션연구소 대표는 지난 19일 광주시 서구 브리브 광주 바이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14기 광주일보 리더스 아카데미 강연장에서 인공지능(AI) 시대의 리더십을 이야기하면서 기술보다 먼저 ‘언어’를 꺼냈다. AI가 인간의 언어 영역까지 빠르게 침투하고 있지만 결국 조직을 움직이는 힘은 ‘따뜻한 인간적 소통’에 있다는 것이다.
이날 박 대표는 ‘AI 시대, 리더의 언어’를 주제로 강연하며 “리더의 말 한마디와 태도가 조직의 분위기와 구성원의 행동을 바꾼다”고 강조했다.
KBS와 TBN 한국교통방송에서 MC와 아나운서로 활동한 그는 현재 연간 200회 안팎의 강연을 진행하며 대학, 기업, 공공기관 등에서 소통 교육을 하고 있다.
박 대표는 강연 초반 “리더의 언어는 단순한 말하기 기술이 아니다”라며 “공감과 감수성, 상대를 존중하는 태도가 함께 담겨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5·18민주화운동 기념일 당일 ‘탱크데이’ 행사를 해 비판을 받고 있는 스타벅스코리아를 언급하며 “아무리 마케팅을 잘해도 시대 감수성과 역사 인식을 공감하지 못하면 조직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며 “지금 리더에게 필요한 것은 능력 이전에 공감 능력과 언어 감수성”이라고 지적했다.
박 대표는 특히 조직 내 리더의 언어가 구성원 행동에 미치는 영향도 강조했다.
그는 미국 스탠퍼드대의 ‘죄수의 딜레마 게임’ 실험을 소개하며 “같은 게임이라도 이름을 ‘공동체 게임’이라고 부르면 협력이 늘고, ‘월스트리트(냉정한 경쟁을 뜻하는 미국 금융가 이미지) 게임’이라고 부르면 배신 비율이 높아졌다”며 “언어 하나가 조직 문화와 행동 양식을 바꾼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어 “대표가 어떤 말투를 쓰는지, 중간관리자가 직원들에게 어떤 언어를 반복하는지 살펴봐야 한다”며 “리더의 말은 조직 전체 분위기를 만든다”고 했다.
그는 “부하 원숭이들은 20초마다 리더를 바라본다는 연구도 있다”며 “조직 구성원들은 리더의 행동과 표정, 언어를 끊임없이 관찰한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이날 강연에서 ‘공감’이라는 단어를 여러 차례 반복했다. 그는 “직원이 ‘대표님, 너무 힘들어서 못 버티겠다’고 말할 때 ‘다 힘들다’고 답하는 순간 소통은 끊어진다”며 “먼저 ‘정말 힘들었겠구나’, ‘많이 지쳤겠네’라고 감정을 읽어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날 강연장에서는 참석자들이 서로 짝을 지어 상대의 감정을 읽어주는 실습도 진행됐다. 박 대표는 “공감은 거창한 기술이 아니라 상대 감정을 말로 표현해 주는 것”이라며 “‘아 그랬구나’, ‘그러셨군요’ 같은 말이 관계를 바꾼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젠슨 황 엔비디아 CEO에 대해 “목소리 강약과 표정, 몸짓을 적극 활용하는 스타일”이라며 “‘AI는 새로운 산업혁명’이라는 그의 언어가 전 세계 언론사의 헤드라인이 됐다”고 전했다. 특히 젠슨 황의 ‘혁신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곳에서 나온다’, ‘질문하고 답을 찾는 것을 멈추지 말라’는 발언을 소개하며 “리더는 조직이 나아갈 방향을 언어로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대국민 사과 영상도 사례로 제시했다. 영상 속 이 회장은 어눌한 발음에 입을 거의 벌리지 않고 말을 하는데, ‘죄송하다’며 세 번 고개를 숙였다. 이에 박 대표는 “발음이나 표현이 완벽하지 않아도 진정성과 태도가 전달되면 공감을 얻을 수 있다”며 “리더의 언어는 모두가 관찰한다. 언어의 전달력은 언어뿐만 아니라 비언어까지 같이 전달되는 것”이라고 당부했다.
박 대표는 “리더는 핵심 메시지를 간결하게 말해야 하고 공감 능력이 있어야 소통이 가능하다. AI가 점점 더 인간의 언어를 흉내 내는 시대지만 사람의 마음을 얻는 언어는 결국 사람만이 할 수 있다”며 강연을 마무리했다.
/김해나 기자 khn@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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