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공항, 상반기 재개항 ‘물거품’… 올해 내 개항도 어렵다

광주일보 2026. 5. 20.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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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 참사 유가족 협의 난항…하반기 항공운항 스케줄에서 빠져
여행업계, 2~3년 뒤 재개항 우려까지…광주~인천 국내선 개설도 난항
2024년 1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이후 폐쇄된 무안국제공항 내부.<광주일보 자료사진>
2024년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이후 폐쇄된 무안국제공항의 재개항 시계가 여전히 멈춰 있다.

이재명 대통령의 지시로 지난 2월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올 상반기 내 정상화”를 공언해 청신호가 켜지는 듯했으나, 유가족 협의 난항과 추가 유해 발굴 등이 맞물리면서 상반기 재개항은 사실상 물 건너간 상황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하반기 항공 노선 배정조차 이뤄지지 않아, 벼랑 끝에 몰린 광주·전남지역 관광업계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20일 광주시와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확정된 올 하반기 국토부 항공 운항 스케줄표에 무안공항 노선은 포함되지 않았다.

통상 항공사들은 수개월 전부터 노선을 미리 확정해 탑승객을 모집하는데, 하반기 일정에 아예 빠졌다는 것은 올해 안에도 공항 문을 열기 쉽지 않다는 현실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지난 2월 청와대에서 열린 확대국가관광전략회의에서 “유가족과의 협의가 잘 마무리되면 올 상반기에 바로 재개항을 추진할 수 있다”고 밝혔지만, 그 사이 사고조사와 유해 수습이 추가 변수로 떠올라 일정 자체가 원점으로 돌아갔다.

가장 큰 걸림돌은 사고조사 체계 변경이다.

올해 초 항공·철도 사고조사에 관한 법률 개정으로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가 지난 2월 말 국토부 산하에서 국무총리실 직속으로 이관됐고, 2기 사조위를 새로 꾸려야 하는 상황이 됐다.

1기 조사 결과를 이어받아 후속 조사만 진행할지, 전면 재조사로 갈지조차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사고 잔해 재조사 과정에서 희생자 유해 추정물이 잇따라 발견된 점도 일정을 더 늦추고 있다.

지금까지 수습된 유해와 유류품 등은 총 1300여점을 넘어섰고, 이 가운데 일부는 유전자 감식을 거쳐 희생자 신원이 확인됐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8일 무안공항 유해 수습 현장을 직접 찾아 “유족과 국민경제를 위해서라도 최대한 빨리 매듭지어야 한다”고 질책했지만, 현장 정밀 재수색과 사조위 재구성이 동시에 진행되면서 재개항 시기는 오히려 더 멀어지는 분위기다.

여행업계 안팎에서는 이르면 내년, 재조사 범위가 확대될 경우 2~3년 뒤에야 재개항 논의가 가능할 것이라는 우려까지 나온다.

실제 국토부가 최근 확정한 2026년 하계(3월 29~10월 24일) 정기 운항계획에는 무안공항 노선이 한 편도 들어가 있지 않다.

이어 확정될 동계 운항계획에서도 무안 노선 편성은 사실상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상반기 재개항’ 약속마저 지키기 힘든 상황이다.

광주시는 무안공항 정상화 지연에 대응한 임시 대책으로 광주공항을 활용한 인천공항 까지 국내선 노선을 국토부에 거듭 요청해 왔지만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전남도와 무안군등의 반발로 국제선 임시 개통이 되지 않는 다면 광주~인천 국내선 개설도 건의하고 있으나, 항공사들이 손실을 우려해 신규 취항에 나서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비행기를 국내선 노선에 투입하려면 다른 노선에서 운항 중인 비행기를 빼와야 하는데, 좌석 점유율과 고유가 부담이 워낙 커서 항공사가 선뜻 움직이지 못한다”며 “지자체나 국가가 손실보전금을 책임지지 않는 한 신규 취항 유인이 없는 구조”라고 토로했다.

국제선 임시 취항은 더 어렵다. 광주공항 군 시설을 무안으로 옮기기로 한 ‘6자 합의’에 묶여 있는 데다, 국토부도 항공협정과 운수권 배분 문제 등을 들어 광주공항 국제선 임시 전환에 부정적인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공항 폐쇄가 장기화하면서 광주·전남 관광·여행업계는 사실상 고사 위기에 내몰리고 있고 지역민의 하늘길은 막혀 있는 상황이다.

지역 관광업계 관계자는 “공항이 1년 반 가까이 막히면서 외국인 유치 영업 자체가 끊긴 지 오래”라며 “정부가 재개항 시점만이라도 못박아 줘야 항공사 영업과 여행상품 기획이 돌아갈 수 있다”고 호소했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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