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부산 비정규직 쪼개기 고용 확산, 노동권 위협 커진다
취약층 위한 제도가 사각지대 키워

지난해 부산 지역 비정규직 근로자의 주당 평균 근로시간이 13.7시간에 불과했다. 부산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2025 부산 일자리 종합실태조사’ 보고서에 나타난 현실이다. 연구원이 부산의 상용근로자 10인 이상 사업체를 전수 조사한 결과, 비정규직 근로자의 주당 평균 근무시간이 지난 2021년(38.5시간)에 비해 3분의 1 수준으로 급감한 것이다. 초단기 쪼개기 고용이 편의점이나 배달플랫폼 같은 특정 업종에 국한된 게 아니라 지역 산업 전반에 퍼져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주 15시간이 안 되면 주휴수당 연차휴가 퇴직금 대상에서 제외되고 국민연금이나 건강보험 같은 4대 보험 보장도 안된다.
비정규 일자리는 고용의 질을 낮추는 대표적인 지표로, 업종 구분 없이 늘어나고 있는 게 문제다. 금융·보험 도·소매 운수·창고 숙박·음식점 등은 말할 것도 없고, 상대적으로 안정적 직장이라는 인식이 강한 제조업에서조차 비정규직 고용이 증가하고 있다. 2019년 8000명 선에서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인 2020~2023년 1000~3000명 수준으로 줄었다가 2024년엔 3769명, 2025년엔 1만800명으로 폭증했다. 코로나 시기엔 업체 폐업이나 경영난에 따른 정리해고 때문에 일시적으로 감소했고, 팬데믹 종료 이후 다시 고용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부산에서 고용의 질 문제는 항상 심각하게 언급되는 이슈 중 하나다. 최근 근로자 수가 전체적으로 늘고 있다고 하지만 내막은 좀 다르다. 정규직이 팬데믹 이전인 2019년 52만1465명에서 2025년엔 62만5829명으로 10만4000여명 증가하긴 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비정규직은 10만3744명에서 22만3079명으로 12만여명이나 늘었다. 비정규직 증가 폭이 정규직을 능가한 것이다. 비정규직이라고 모두 초단기직은 아니겠지만 평균 근로시간이 주 15시간에 못 미친다는 건 대부분 그에 준하는 근로 형태라고 보는 게 옳을 것이다. 초단기 근로자 증가는 비단 부산만의 문제가 아니다.
비정규직 확대 원인은 고용주 답변에서 찾을 수 있다. 부산연구원의 이번 조사에서 “인건비 절감을 위해”(20.4%)라는 대답이 “업무내용의 특수성”(34.0%)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주 15시간을 넘겨 주휴수당 퇴직금 4대 보험 등을 지급하면 근로자 인건비가 최대 40% 가량 상승한다고 한다. 비용을 아끼기 위한 꼼수 채용이 판을 치는 만큼 노동 사각지대는 넓어진다. 부산의 일자리 문제는 6·3 지방선거 이슈로도 부상했다. 하지만 이는 논쟁이 아니라 분석과 해결책 고민의 대상이다. 부산의 초단기 비정규직 고용 형태의 업종별 실태를 보다 면밀히 파악하고 그 원인을 종합적으로 분석해야 한다. 정부가 그동안 노동 취약 계층 보호를 위한 여러 대책을 내놓았으나 결과적으로 이들을 더 가파른 낭떠러지로 내모는 일이 반복되어왔다. 그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정책과 대안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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