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축 짓는다고 기존 기숙사 폐관?… 인하대생들 “주거권 보장 지켜라”

정선아 2026. 5. 20.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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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생활관은 ‘산학협력관’ 활용
행복기숙사 비대위 상생안 합의
수용률 16%대로 대학평균 미달
반대 서명운동… 학교측 ‘난색’

인하대학교가 현재 운영 중인 제1생활관을 인근에 신축 중인 행복기숙사가 완공되면 폐관하는 내용의 상생방안에 합의한 뒤 생활관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하면서 학생들의 반발이 빗발치고 있다. 사진은 현재 사용 중인 인하대학교 기숙사 제1생활관 모습. 2026.5.19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인하대학교가 기숙사 문제로 또다시 시끌시끌하다.

인하대 총학생회는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 “학교 본부에 제1생활관의 구체적인 향후 사용 계획을 질의하고, 관련 자료 제출을 요구하겠다”며 “학우들의 의견이 배제된 상생 합의안의 전면 재검토를 강력히 요구하겠다”고 공지했다.

인하대와 학교 인근 상인 등으로 구성된 ‘행복기숙사 신축 관련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해 1월 인천시 중재 아래 신규 기숙사 건립을 위한 상생 방안에 합의했다. 학교 주변 상인들이 신규 기숙사가 건립되면 학생 유동 인구가 주는 등 상권이 위축될 수 있다며 반발하자, 인천시가 갈등조정협의체를 꾸려 중재했다.

당초 인하대는 1천794명을 수용할 수 있는 지상 15층 규모의 행복기숙사 ‘승운재’를 신축하고, 기존 제1생활관은 부분 보수해 운영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상생안 합의 과정에서 상인들의 의견을 수용해 행복기숙사 개관 이후에 제1생활관(1천18명 수용)을 폐관하고, 이를 산학협력관 등으로 활용하기로 한 것이다.

그런데 인하대 본부가 최근 생활관생을 대상으로 제1생활관 폐관 찬성 여부, 4인실을 2인실로 전환하는 방안 등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하면서 학생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학생들은 상생 합의가 이미 이뤄진 이후 학생 의견을 수렴하는 것은 절차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주장한다. 또 제1생활관을 폐관하면 새 기숙사를 건립하는 효과가 떨어진다고 지적한다. 제1생활관이 폐관될 경우 신규 기숙사가 건립되어도 인하대 기숙사 수용률은 16.7%가량이다. 이는 전국 대학 평균 기숙사 수용률인 23.5%보다 낮은 수준이다.

교내에서는 제1생활관 폐관 반대 서명운동이 진행 중이다. 현재까지 학생 2천100여명이 서명에 참여했다. 서명운동을 주도한 권수현(정치외교학과 21학번)씨는 “기숙사 건립이나 폐관은 학생 주거권과 직결되는 문제인데도 그동안 학생들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며 “전세사기 위협이 도사리는 불안한 자취 환경, 열악한 통학 여건에 처한 학생들을 위해 제1생활관을 유지해야 한다”고 했다.

총학생회는 6·3 지방선거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김정식, 국민의힘 이영훈 미추홀구청장 후보를 잇따라 만나 제1생활관 폐관 문제를 설명하고, 기숙사 수용률 확대를 위한 정책 마련을 요청했다.

최수한(정치외교학과 23학번) 총학생회장 권한대행은 “1년 넘게 유지된 합의안을 수정하는 것이 쉽지는 않겠지만 학생들의 주거권 보장을 위해 지속적으로 문제제기를 할 계획”이라고 했다.

인하대는 이미 학교 주변 상인들과 체결한 상생방안을 일방적으로 위반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인하대 관계자는 “오랜 갈등 끝에 양측이 이미 합의를 마친 제1생활관 폐관 결정을 곧바로 뒤집을 순 없다”면서도 “제1생활관 폐관을 반대하는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고 했다.

/정선아 기자 sun@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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