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내리는 수원에 뜬 '우비 응원단'… "역사적인 남북전 놓칠 수 없죠" [사진잇슈]
거센 빗속 뚫은 우비 무장 응원단


12년 만에 성사된 남북 여자 축구팀의 맞대결을 앞두고, 비가 쏟아지는 수원월드컵경기장은 경기 시작 전부터 뜨거운 열기로 들썩였다.
20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는 AFC 여자 챔피언스리그(AWCL) 8강전, 수원FC위민과 북한 내고향여자축구단의 경기가 열렸다. 북한 여자 축구팀이 남측에서 경기를 치르는 것은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이후 12년 만이다. 좀처럼 보기 힘든 역사적 남북전인 만큼 경기장 안팎에는 기대감과 긴장감이 교차했다.
홈팀 응원석에는 우비를 입은 여자프로축구(WK)리그 팬들이 빼곡히 자리했다. 수원FC위민을 응원하기 위해 경기장을 찾은 박찬미(29)씨와 도희진(30)씨는 “한국에서 열리는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경기이자 역사적인 남북전이라 꼭 직접 보고 싶었다”며 “평소 WK리그에서는 느끼기 어려운 특별한 열기를 경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북한 선수단을 응원하기 위해 모인 남북체육교류 관련 단체 참가자들은 ‘내고향응원단’ 깃발을 흔들며 분위기를 달궜다. 내고향축구단 응원단 주재석(68)씨는 “누구 한쪽만 응원하기보다 남북 모두 잘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왔다”며 “통일을 싫어할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 오늘 경기가 남북 관계에 좋은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오랜만에 열리는 남북전인 만큼 경기장 안팎의 경비와 출입 보안도 한층 강화됐다. 곳곳에 배치된 경비 인력으로 인해 경기 전부터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기도 했다. 기존에 모두에게 취재가 열려 있던 선수단 도착 장면도 제한된 인원에게만 취재가 허용됐다.
올해로 2회째를 맞은 'AFC 여자 챔피언스리그'는 아시아 각국 여자 축구 리그 챔피언들이 참가해 최강 클럽을 가리는 권위 있는 대회다. 한국과 북한 모두 이 대회에는 처음 출전했다.
객관적인 전력만 놓고 보면 북한 내고향여자축구단의 우세를 점치는 시각이 많다. 사실상 국가대표급 전력을 갖춘 팀으로 평가받는 데다, 지난해 조별예선 맞대결에서도 수원FC위민이 0-3으로 완패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 경기는 분위기가 다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수원FC위민이 올 시즌 초 지소연과 김혜리를 영입하며 전력을 대폭 강화했기 때문이다. 탄탄해진 스쿼드를 앞세운 수원FC위민이 안방에서 설욕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비가 내리는 수원의 밤, 결승 진출권을 건 치열한 수중전이 펼쳐진다. 조별예선 패배를 딛고 홈 팬들 앞에서 극적인 승리를 노리는 수원FC위민과, 다시 한번 실력을 증명하려는 북한 내고향여자축구단의 맞대결에 축구팬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최주연 기자 juicy@hankookilbo.com
강예진 기자 ywh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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