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기대와 혐오 사이..선거 2주 전, 부산 북갑 민심 향방은
하정우·박민식·한동훈 '거물 3파전'
구포·덕천·만덕동 주민들 민심 제각각

북구의 다른 한 켠에서는 변화에 대한 강한 기대감도 감지된다. 더불어민주당 하정우·국민의힘 박민식·무소속 한동훈 등 '거물급 빅매치'가 펼쳐지고 대중과 언론의 관심이 쏟아지는 만큼 '차기 대통령'을 배출하고 싶은 욕구가 드러난 것이다. 여권 지지자들은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수행을 높이 평가하면서 "더 잘 살기 위한 투표"를 예고했고, 야권 지지자들은 "정권을 심판하기 위한 투표"를 하겠다고 했다. 세 후보 중 누구를 지지하든, 북구갑에서의 투표가 북구 발전과 국내 정치 변화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기대가 담긴 셈이다.

덕천동 인근에서 국수집을 운영하는 40대 남성은 "대통령이 정책 회의를 통해 잘못된 부분을 확실히 지적하고 수정하는 것에 대해 좋게 평가한다"며 "경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여당이 정책 추진에 힘을 받을 수 있도록 해 내수를 활성화하는 것에 대해서도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60대 택시기사 정 모씨는 "전재수가 이쪽(북구)에서 일을 잘했다. 주민들을 자주 만나고 이야기를 들어줬다"며 "(하정우 후보에게도) 그런 기대를 한다"고 했다.
'젊음'도 그의 무기다. 하 후보는 1977년생으로, 박민식(1965)·한동훈(1973) 후보와 비교했을 때 가장 젊다. 한 구포시장 상인은 "정치 경험이 없고 미숙하다"며 우려를 드러내긴 했지만 다른 거리에서 만난 30대 청년 김씨는 "젊고 신선한, 때 묻지 않은 이미지가 있다"며 "AI에 대해 박식한 만큼 변화에 빠르게 반응하지 않을까"라고 기대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과 전 후보에 대한 복합적인 평가는 하 후보에게도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 70대 택시기사는 박씨는 "공소취소 특검이 말이 되나, 지방선거 끝나고 천천히 하겠다고 하는데 윤석열이 계엄해서 탱크를 천천히 보내겠다는 거랑 똑같은 거 아니냐"라고 비판했다. 하 후보의 당선이 민주당과 이 대통령에 힘을 실어주는 결과로 이어지는 만큼, 하 후보를 뽑는 것에 거부감을 느끼는 것이다. 정치 신인인 만큼 인지도도 풀어야 할 숙제다. 그는 "하정우라길래 영화배운 줄 알았다"며 멋쩍게 웃었다.
숙등역 인근에서 만난 한 70대 남성은 "한동훈은 보수의 배신자"라며 "성급하게 대통령을 탄핵시키고, 민주당 사람 같은 모습만 보여주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장동혁에 대한 아쉬움도 있지만 이재명이 날뛸 수 없도록 박민식을 찍어서 힘을 몰아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른 60대 남성 정모씨는 "부산에서는 아직 의리가 중요하다. 배신은 용서 받을 수 없다"며 "(한 후보가) 배지 한 번 달아보겠다고 대구니 어디니 눈치보다가 여기(북구갑) 나온 것 아니냐. 뽑아 줄 이유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박민식이 그래도 2번 국회의원 해봤고, 북구 사람이니 제일 잘 하지 않겠나"라며 박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했다.

구포시장 국밥집을 운영하는 60대 여성 최모씨는 지지하는 후보를 묻자 "하얀 옷 입었어요~ 말 안 해도 알겠제?"라며 "청와대까지 끝까지 밀고 갈끼다"라고 했다. 그는 "우리 직원이 16명인데 분산되지 않고 한 사람을 뽑겠다"며 "재래시장도 살리고, 우리가 일만 할 수 있고 돈을 벌 수 있을 거다. (한 후보가 당선되면) 구포시장이 잘 알려지고 신명나게 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제일검(檢)'이라는 별칭처럼, '정부·여당과 가장 잘 싸울 사람'이기 때문에 뽑겠다는 이들도 있었다. 구포시장 상인인 40대 채모씨는 "딱 잘라 말해, 가장 잘 싸울 수 있는 사람"이라며 "민주당에게 해야 할 말 잘 하고 돈 뿌리며 민심을 사는 것과 범죄자들을 상대로 잘 맞설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한 70대 남성 김씨는 YS를 지지하며 그의 이름이 적힌 선거운동복을 입고 적극적으로 지역 정치 활동을 했지만, 지금은 투표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깨끗한 사람이 없다"며 "평범한 사람들의 삶을 나아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믿지 않는다"고 냉소적 반응을 내놨다.
만덕동 인근의 한 40대 여성은 "전재수 통일교 비리도 꼬롬하고, 한동훈도 꼬롬하다"며 "부산 경제를 나아지게 하는데 집중할 사람을 뽑고 싶은데 아직 그런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며 지지 후보를 정하지 못했다고 했다.
haeram@fnnews.com 이해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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