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르포] 평택을 보궐 민심 “정치적 공세 치우쳐… 마음 못 정해”
“지역 없던사람 전략공천 아쉬워”
“연고 후보 우리위해 일할수 있어”
“계엄 2번 안찍어… 정부 뒷받침을”

“아직 마음을 못 정했어요. 후보들 하는 거 보고 결정해야지.”
평택 서부권의 ‘만남의 광장’인 안중오거리 주변에 걸린 색색의 현수막이 후보들 간의 치열한 각축전을 실감케 한다. 지난 19일 오후 5시께 퇴근시간대가 다가오자 하얀색 장갑을 끼고 몸만한 피켓을 든 이들이 거리 곳곳으로 나와 평택시민에게 손인사를 건네고 있었다.
6·3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평택을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전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는 가운데, 평택을 지역구 주민들의 민심은 어느 한 곳으로 기울지는 않은 분위기다.
평택을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는 더불어민주당 김용남 후보, 국민의힘 유의동 후보, 조국혁신당 조국 후보, 진보당 김재연 후보, 자유와혁신 황교안 후보 등이 경쟁한다.

유권자들은 이번 선거에서 전국적인 관심을 받게 된 만큼 지역을 위해 일할 수 있는 일꾼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기대감을 공유하면서도, 후보들이 정치적 공세에만 치우친 것에 대한 아쉬움도 내비쳤다.
안중시장 근처에서 20년이 넘게 스포츠 용품점을 운영하고 있는 조모(56)씨는 “원래 민주당 지지자라서 선거 때는 (정당을 보고) 단순하게 투표하곤 했었는데, 이번엔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며 “이재명 정부에 힘을 실어줄 사람을 뽑아야 하는 것은 맞지만, 지역(평택)에 있지 않았던 사람(김용남)이 후보로 전략공천돼 아쉬운 점도 있는 게 사실이다. 후보들이 어떤 생각과 비전을 갖고 있는지 좀 더 지켜볼 계획”이라고 전했다.

보수세가 강한 것으로 분류되는 팽성읍의 분위기는 안중읍과는 미묘하게 달랐다.
평택을 지역구는 안중읍·포승읍·청북읍·현덕면·오성면·고덕면·고덕동·팽성읍 등으로 이뤄져 있다. 도농복합지역이면서 고덕동에는 삼성전자 평택캠퍼스가 있고 팽성읍에는 주한미군기지가 있다는 특징을 가진다.
팽성읍에서 나고 자랐다는 김선경(87)씨는 국민의힘 유의동 후보를 가리키며 “지역 연고가 있는 후보가 지역을 위해 일할 수 있다”고 강력하게 주장했다.

다만 보수층도 12·3 비상계엄 사태로 국민의힘에 등을 돌렸다는 의견도 들렸다. 팽성읍에서 공인중개업을 운영하는 홍순명(76)씨는 “아무리 보수 지지자라도 계엄이라는 큰 일이 있었는데 2번은 안 찍을 것”이라고 내다보며 “팽성읍도 반반 갈린다고 본다. 저는 김용남 후보에 대해 이 대통령이 포용의 정치로 끌어안은 능력있는 후보라고 생각한다. 정부를 뒷받침할 후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권자들은 선거전이 달아오르면서 피로도가 늘어나고 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또한 “정치 얘기는 하고 싶지 않다”며 인터뷰를 거절한 유권자들도 많았다.
올해 초 고덕신도시에 입주한 신혼부부인 A(33)씨는 “갈수록 정당간의 세 싸움이나 중앙정치의 대리전 양상으로 번지는 것 같아 아쉽다”며 “평택이 갑자기 ‘정치 1번지’처럼 떠오르면서 지역 발전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보기도 한다. 특히 고덕신도시의 가장 시급한 현안은 교통이다. GTX-A와 C노선, KTX 경기남부역 신설 등이 꼭 실현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삼성전자 노사의 임금협상과 파업 여부 등에 대해서도 이번 선거 국면에서 유권자들의 고려사항이다. A씨는 “파업 등을 잘 중재할 수 있는 후보가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고덕신도시는) 삼성 때문에 유지되는 동네라서 파업 등으로 상황이 악화되면 지역경제도 무너지게 되니 걱정이 된다”고 한숨을 쉬었다.

한편 경인일보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조사연구소에 의뢰해 지난 16~17일 평택을 선거구 거주 만 18세 이상 500명에 후보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김용남 후보 30%·조국 후보 23%·유의동 후보 21% 등으로 조사됐다. 황교안 후보는 8%, 김재연 후보는 3%, 선호하는 후보가 없다는 응답은 8%였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영지 기자 bbangzi@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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