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탱크데이’ 후폭풍 어디까지…스타벅스 불매 확산에 위기감 고조

서예림 기자 2026. 5. 20.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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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민주화운동 기념일 ‘탱크데이’ 이벤트 논란
초강수 대응에도 스타벅스 불매운동 확산
19일 서울 시내의 한 스타벅스 매장 모습. 사진=연합뉴스

스타벅스코리아(SCK컴퍼니)의 '탱크데이' 마케팅 논란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직접 나서 사과문을 발표하고 스타벅스코리아 대표이사를 전격 경질하는 초강수까지 뒀지만, 시민단체와 정치권의 비판은 물론 소비자 불매 움직임까지 확산하는 분위기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가 단순한 해프닝을 넘어 스타벅스 브랜드 이미지와 실적에 장기적인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스타벅스 사태 수습 나선 신세계그룹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스타벅스는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인 지난 18일 탱크 텀블러를 할인하는 '탱크데이' 이벤트를 진행했다. 이벤트 페이지에는 '책상에 탁!'이라는 홍보 문구도 담겼다.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해당 이벤트가 5·18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의 탱크 진입과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을 연상케 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논란이 커지자 스타벅스는 이벤트를 중단하고 사과문을 게재했다. 뒤이어 손정현 스타벅스코리아 대표 명의로도 사과문을 발표했으나 여론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고, 결국 정용진 회장은 손정현 대표와 담당 임원을 즉시 해임하는 초강수를 선택했다. 

다음 날인 19일 정 회장도 "스타벅스코리아가 있어서도 안되고 용납될 수도 없는 부적절한 마케팅을 진행했다"며 "이로 인해 5·18민주화운동 영령과 유가족, 그리고 국민 여러분께 깊은 상처를 드린 점 그룹을 대표해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라고 밝혔다. 

이번 사태의 발생 경위와 승인 절차에 대한 조사도 진행한다. 정 회장은 조사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전 계열사 마케팅 콘텐츠 검수 과정과 심의 절차를 재정비할 예정이다. 또 본인을 포함한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역사 인식과 윤리 기준 관련 교육을 실시한다.

이 같은 조치는 그룹 차원의 위기감이 반영된 결과다. 이번 논란이 장기화될 경우 브랜드 신뢰도 하락은 물론 실적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20일 광주 서구 광천동 신세계백화점 앞에서 국민주권사수광주전남민주시민연대 관계자들이 신세계그룹을 규탄하는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소비자 등 돌리나…불매운동에 스타벅스 '비상'

하지만 초강수 대응에도 여론의 분노는 쉽게 잦아들지 않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전날 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스타벅스를 겨냥해 "대한민국 공동체와 기본적 인권, 민주의 가치를 부정하는 저질 장사치의 비인간적 막장 행태에 분노한다"고 비판했다.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서울경찰청에 정용진 회장과 손정현 전 대표를 모욕·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했다. 광주에서도 5·18민주화운동 유공자들이 5·18 특별법 위반과 모욕죄 혐의로 정 회장과 손 전 대표 등에 대한 고발장을 제출하기로 했다. 

특히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는 '스타벅스 관련 제품을 구매하지 말자'는 불매운동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실제 이날 오전에는 손님이 거의 없는 스타벅스 매장 사진들이 잇따라 올라왔다. 일부 소비자들은 스타벅스 머그잔을 깨거나 망치로 텀블러를 내려치는 영상을 공유하며 릴레이 형식의 불매 인증에 나섰다. 스타벅스 충전 카드 환불 방법과 공식 앱 탈퇴 방법을 공유하는 게시글도 퍼지고 있다.

거센 비판 여론 속 예정된 행사도 취소됐다. 스타벅스는 오는 22일부터 24일까지 열리는 서울재즈페스티벌 기간 운영 예정이었던 브랜드 부스를 철회하기로 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가 단기 악재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브랜드 이미지 실추는 물론 향후 실적 지표에도 치명적인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이미 스타벅스 최대 주주인 이마트 주가는 논란 당일 장중 8%까지 급락한 바 있다. 

문제는 스타벅스의 수익성 상황 역시 녹록지 않다는 점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CK컴퍼니의 지난해 매출은 3조2380억원으로 전년 대비 4.4%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730억원으로 전년 대비 9.3% 감소했다. 수익성 방어가 시급한 상황에서 대형 브랜드 리스크까지 겹치며 경영 부담이 한층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스타벅스는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브랜드라기보다 프리미엄 이미지를 기반으로 고객 일상과 밀접하게 연결돼온 브랜드"라며 "스타벅스의 공간과 브랜드 이미지 자체를 소비해온 경향이 컸던 만큼 타격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불매 움직임이 장기화될 경우 매출에도 상당한 부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다만 일각에서는 아직 이번 사태의 장기적 파급력을 단정 짓기에는 이르다는 시각도 나온다.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당분간은 불매운동 영향으로 매출 감소가 불가피할 수 있다"면서도 "단계적으로 조용하게 5·18 관련 지원이나 기여 방안을 찾는 등 진정성 있는 사과의 마음을 담은 행보를 이어간다면 회복도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