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배터리기업 금양 상장폐지 결정

정지윤 기자 2026. 5. 20.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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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연속 ‘의견거절’
형식적 상폐 요건 해당
오는 26일까지 예고기간
정리매매 7거래일 부여
부산 기장군에 있는 금양 이차전지 공장 부지. 전민철 기자


부산 배터리 기업 금양이 한국거래소로부터 상장폐지 결정을 받았다. 23만5800여 명에 달하는 금양 소액주주의 피해가 클 전망이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거래소는 이날 상장공시위원회(상공위)를 열어 금양 주권의 상장폐지를 결정했다. 금양은 2024·2025사업연도 2년 연속 외부감사인으로부터 ‘의견거절’을 받아 형식적 상장폐지 요건에 해당한다. 외부감사인을 맡은 신한회계법인은 “금양은 418억3600만 원의 영업손실과 535억8700만 원의 당기순손실이 발생했고 유동부채가 유동자산을 6112억4300만 원 초과한다”며 “회사의 계속기업으로의 존속능력에 대하여 유의적인 의문을 초래한다”고 밝혔다.

거래소는 상장폐지에 따른 후속 절차를 예정대로 진행한다. 우선 상공위 개최일로부터 3영업일 이내인 상장폐지 예고기간 투자자에게 상장폐지 결정을 공식적으로 알리며 정리매매 일정을 알린다. 이후 7영업일 동안 정리매매를 진행, 투자자들이 보유한 주식을 처분할 기회를 부여한다. 금양은 정리매매가 끝난 다음 날 최종 상장폐지된다.

다만 정리매매 기간 내 주식을 처분하지 않는다고 해서 주식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주주 권리는 그대로 유지한 채 비상장 주식으로 전환된다. 그러나 유가증권시장에서 퇴출당했기 때문에 비상장 주식 장외시장에서 개인 간 사적으로 거래해 환금성이 극도로 떨어진다. 향후 기업이 법정관리나 파산 절차를 밟을 때 빚 변제가 최우선이기 때문에 일반 주주에게 돌아올 몫은 사실상 없을 가능성이 크다. 재상장 가능성을 염두해 주식을 처분하지 않더라도 재무 개선을 위해 통상적으로 무상감자를 단행하기 때문에 원금 회수는 어렵다. 통상 법원의 회생 절차에 들어가도 빚을 새 주식으로 바꿔 발행하는 ‘출자전환’ 등으로 막대한 양의 새 주식이 발행돼 기존 소액주주의 지분 가치는 희석된다.

다만 금양이 예고기간 내 상장폐지결정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유력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가처분 신청이 법원에서 인용되면 본안 소송 결과가 나올 때까지 절차가 중단되지만, 기각되면 즉시 재개된다. 발포제 제조사였던 금양은 2022년 원통형 배터리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혀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2022년 7월 당시 주당 5000원, 시가총액 2000억 원대에 머물던 금양의 주가는 1년 만에 약 3000% 올랐다. 그러나 투자 열기가 이차전지 부문 실적으로 이어지지 않아 주가는 최고점 대비 95% 이상 떨어졌다.

금양은 사우디아라비아에 모회사를 둔 ‘스카이브 트레이딩&인베스트먼트’로부터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4050억 원의 투자를 이끌어내겠다고 밝혔으나 8차례 연기됐다. 여기에 더해 최근 부산 기장군 이차전지 생산공장 공사대금 미납으로 공장 부지에 대한 강제경매 개시 결정을 통보받았다. 부산은행으로부터 1356억 원의 대여금 반환 청구 소송을 당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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