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이익 N% 지급 배임죄 논란

이상우 기자 2026. 5. 20.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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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0일 여명구 삼성전자 DS 피플팀장과 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이 잠정 합의안에 서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기업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직원 성과급으로 주기로 한 것에 대해 배임죄에 해당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노사 합의가 이뤄진다 해도 이사회에서 배임 문제로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앞서 SK하이닉스는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 재원으로 지급하기로 했으며, 삼성전자 노사는 5월 20일 사업성과를 성과급 재원으로 하는 임금협상안에 잠정 합의했다.

노사가 단체협약으로 영업이익중 일정 비율을 성과급으로 지급하는 것을 확정할 경우, 상법상 주주의 이익처분 권한과 상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상법상 이익의 처분은 주주총회의 결의사항이다.

이와 관련해 법무법인 바른문성우(사법연수원 11기) 고문변호사는 5월 20일 "노사가 단체협약만을 통해 영업이익의 상당 비율을 성과급으로 자동 귀속시키는 것은 주주의 잔여청구권을 침해하고, 상법상 자본충실의 원칙을 왜곡할 소지가 다분하다"고 밝혔다.

문 변호사는 "이사는 '선량한 관리자의 의무(선관주의 의무)'와 충실 의무에 따라 회사의 장기적 이익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 파업을 막겠다고 단기적 방어책에 급급하면 삼성전자 이사회는 주주들로부터 민형사상 책임을 추궁받는 배임의 덫에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회계학적으로 영업이익은 기업이 최종적으로 손에 쥐는 순이익이 아니라 세금과 이자비용을 내기 전 단계의 수치로 위험을 감수하고 자본을 댄 주주들의 몫이자 미래 생존을 위한 투자재원의 원천"이라며 "지금 필요한 것은 주주의 권리와 기업의 미래투자, 노동자의 기여도를 모두 아우르는 합리적인 상생의 보상체계 정립"이라고 말했다.

문 변호사는 청주지검 검사장, 법무부 검찰국장, 법무부 차관, 대검찰청 차장검사를 지냈다.

대법원 판례도 이사의 배임 책임을 폭넓게 인정하고 있다. 대법원 형사1부(주심 고영한 대법관)는 2013년 6월 "이사는 이사회 결의가 있었더라도 주주나 채권자에 손해를 끼칠 경우에는 배임행위가 정당화될 수 없다"고 판시했다(2012도717). 2000년 5월에도 동일한 취지의 대법원 판결이 있었다(99도2781).

5월 20일 삼성전자 노사는 2026년 임금협상 잠정 합의안에 서명했다. 21일로 예정된 총파업은 유보됐다. 임금협상에서 노사 간 최대 쟁점은 적자 사업부 직원에게도 흑자 사업부 수준의 성과급을 지급할지 여부였다. 노사는 적자 사업부에 부문 공통 지급액의 60%만 지급하는 페널티를 두기로 했으나, 적용 시점은 2027년으로 1년 유예했다. 성과급의 재원은 노사가 합의해 선정한 사업성과다. 잠정 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 투표는 5월 22일부터 27일까지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