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 세계에 알리려면 단순 음식 넘어 韓문화 함께 전해야” [이사람]

이재용 선임기자 2026. 5. 20.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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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찰음식 명장’ 선재 스님
주변 만류에도 ‘흑백요리사’ 출연 배경은
사찰음식 명장 선재 스님이 6일 경기도 양평군 선재사찰음식문화연구원에서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양평=조태형 기자

선재 스님은 지난해 말 방영된 넷플릭스의 요리 경연 프로그램 ‘흑백요리사:요리 계급 전쟁 시즌2’에 출연하며 전 세계적인 인지도를 얻었다. 그는 주변의 만류에도 ‘흑백요리사2’ 출연을 결심했다고 했다. 한국음식과 사찰음식의 지혜를 세상에 널리 알리고 싶어서다.

그가 전하고자 한 것은 음식 속에 담긴 조상의 지혜였다. 생일에 먹는 수수팥떡은 뼈를 튼튼하게 해주고 동짓날 먹는 팥죽은 몸의 냉기를 몰아낸다고 설명했다. 그는 “옛사람들은 과학·의학 용어를 몰라 ‘액운을 막는 음식’이라고 표현했지만 그 안에 담긴 지혜를 무시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선재 스님은 ‘흑백요리사2’에서 잣국수와 김치 국물을 더한 당근 주스, 당근 간장 비빔국수 등 자연의 재료를 담은 소박하고 정갈한 음식을 선보여 깊은 인상을 남겼다. 다만 “김치를 이용한 요리를 많이 보여주지 못해 아쉬움이 남는다”고 했다.

한식·사찰음식엔 조상의 지혜 오롯이
독일 행사서 옹기·목기·단청 등 소개
외국인들도 채식·발효음식 관심 커져
5000년 역사 미래세대 잇는게 제 역할

우리 음식 문화를 해외에 알리는 일에도 적극적이다. 그는 2008년 독일에서 열린 문화 행사에서 사찰음식을 소개한 사례를 들었다. 당시 정부에서 요청이 왔을 때 선재 스님은 “음식만 가져가지 않겠다. 우리 문화를 함께 가져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음식과 함께 옹기·목기 등 전통 식기와 단청·꽃살문도 준비해 갔다. 그 결과 최대 300명이 올 것으로 예상됐던 행사에 1300명이 몰리며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선재 스님은 “요리 기술은 금방 배울 수 있지만 문화는 다르다”며 “우리 스스로 문화를 지키지 않으면 ‘김치’가 ‘기무치’가 되듯 문화의 정체성을 잃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서양 사람들이 한국음식과 사찰음식에 주목하는 이유로 ‘건강’과 ‘환경’을 들었다. 육식 중심 식문화에 한계를 느낀 사람들이 채식과 발효 음식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또 “외국의 젊은 친구들이 와서는 사찰음식이 미래의 희망 같다고 했다”며 “자연의 모든 생명은 나를 위해 존재하고 나 역시 그들을 위해 존재한다는 사실을 음식을 통해 알게 됐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으로의 계획을 묻자 선재 스님은 “5000년을 이어온 한식과 1700년 된 사찰음식 문화를 미래 세대에 전하는 것이 제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재용 선임기자 jy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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